콘클라베 - 신의 선택을 받은 자
로버트 해리스 지음, 조영학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8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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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클라베Conclave, 신의 선택을 받은 자 혹은 신의 성배가 선택할 자!

 

 

 

 

 

 

최고 권력을 향한 인간의 야욕, 그리고 이 시대를 향한 신의 의지!

 

 

 

 

 

 

가톨릭교회의 최고 지도자 교황이 선종했다.
이에 따라 전 세계 곳곳에서 118명의 추기경들이 시스티나 예배당에 모여
차기 교황을 선출하기 위한 추기경들의 비밀회의, 즉 콘클라베에 들어간다.
그들 모두는 성인들이며 동시에 야망이 있는 남자들이다. 그리고 서로 경쟁 관계에 놓여 있다.
차기 교황으로 가장 유력시되는 추기경은 모두 네 명이다.

 

조지프 트랑블레 추기경: 머리 좋고 매체를 잘 다루는 걸로 알려진 프랑스계 캐나다인
조슈아 아데예미 추기경: 동성애엔 강경한 입장이지만 다양성을 중시하는 나이지리아인
조프레도 테데스코 추기경: 다시 라틴어로 행사를 주관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초보수주의자 이탈리아인
알도 벨리니 추기경: 늘 초연하고 냉정하고 지적이어서 진보주의자들의 위대한 희망으로 군림하는 이탈리아인

 

 

 

 

 

 

 

콘클라베. 열쇠로 잠그는 방, 열쇠가 있어야 들어갈 수 있는 방이라는 라틴어다.
이는 후보자를 정하지 않은 상태에서 후보를 압축해나가고
많은 사람의 동의를 얻은 추기경을 교황으로 정하는 절차이다.

바티칸 교황청과 세계 각지의 추기경들이 모여 갇힌 채로 투표를 진행한다.
3분의 2의 득표를 하는 이가 나올 때까지 계속해서.

각각의 경쟁자들은 저마다 지원 세력이 있고 강점과 약점 또한 갖추고 있다.
72시간이 지나면 그들 중 오직 한 명만이 인류의 영적 지도자,
이 땅 위의 가장 영향력 있는 종교 지도자가 될 것이다.
가톨릭 신자들은 물론 전 세계 사람들이 누가 교황에 선출될지를 지켜본다.
일반인들은 콘클라베가 진행되는 동안 성당과 연결된 굴뚝에서
어떤 색깔의 연기가 나타날지에 촉각을 곤두세운다.
검은색 연기는 선거가 계속 진행 중이라는 의미이고,
흰색 연기는 차기 교황이 정해졌다는 의미이다.

 

 

 

 

 

 

콘클라베 과정에서 인간의 야망, 음모, 배신, 증오 등이 무럭무럭 피어오른다.
그리고 이 모든 상황을 관리하는 로멜리 추기경을 비롯한 여러 추기경은
선종한 교황에 대한 애도와 슬픔을 드러내기보다는
이 모든 절차가 착오 없이 제대로 처리되는 과정에만 더 신경을 쓴다.
게다가 교황의 절대적 지위에 오르는 사람이 자신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추기경들은 음모를 모의하고, 결국 서로를 배신함으로써 자기기만에 빠진다.
비공개로 진행되는 콘클라베 기간 동안은 외부와의 소통이 철저히 금지되지만
교황 후보 추기경들은 마치 정치인 같은 행보를 내보인다.
동료의 과거를 들춰내고, 상대를 비난하고, 성직을 매수하는 등 추악한 모습이 펼쳐지는 것이다.
그런데 선대 교황이 비밀리에 임명한 추기경, 의중 결정 추기경이 등장하면서 상황이 묘하게 흘러가는데...

 

 

이곳이 방주로구나.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혼란의 파도에 휩싸인 방주.




 

 

 

 

 

 

 

 

 

인간의 욕망은 신을 모시는 이들도 제어하지 못하는 걸까.
무교인 나로서는 신을 믿는 이들에 대해 별다른 신뢰나 악감정이 없는데
≪콘클라베≫를 읽는 동안은 로멜리 추기경단장의 심리 변화에
자꾸 이랬으면 저랬으면 하는 생각을 떨치지 못했다.
신앙을 가진 이들에게 존경받는, 초탈한 존재인 듯한 추기경들도
결국 인간 군상의 모습이 그대로 묻어나는 것을 보며 왠지 찝찝했달까.
인간의 보편적 욕망에 무릎 꿇는 이들을 보며 신의 존재에 대해 의구심 한 번 품어보았다.

 종교의 의미를 되새겨보고 싶다면,

종교의 이면을 들여다보고 싶다면 일독해도 좋을 책 ≪콘클라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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