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이 머무는 밤
현동경 지음 / 상상출판 / 2018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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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이 머무는 밤-그밤, 언젠가 함께였던 모든 순간의 기록!

 

 

 

 


사람의 향기와 그리움을 따라간 길 위에서 만나고 보고 듣고 겪은 순간들!

 

 

 

 

 

 

 

누군가 그림은 덧셈, 사진은 뺄셈이라 했다.
하얀 도화지 위에 수많은 선을 하나씩 채워 나가는 그림처럼
우리의 일상 역시 끊임없이 무언가를 채워 나가는 모습이 꼭 덧셈만 같다.
반대로 꽉 채워진 프레임 안에서 불필요한 요소를 하나씩 제거해 가는 사진과 같이
어지럽게 뒤엉킨 삶의 배경에서 자기 자신을 하나씩 빼내어
길 위에 온전히 홀로 서게 되는 여행은 꼭 뺄셈 같기도 하다.

 

 

삶을 비우기 위해서는 훌쩍 여행을 떠나는 용기가 필요하다지.
난 그런 면에서 따져보자면 정말 용기가 부족하다.
어딘가로 떠나자 싶으면 딸려오는 걱정들이 너무 많다.
나 없어도 잘 돌아갈 텐데, 그럴 텐데... 생각하면서도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상을 놓지 못한다.
그래서 여행 에세이, 여행 사진집 등은 나에게 참 진한 동경을 받곤 한다^^

 

 

 

 

 


지금까지도 수많은 사람과 숱한 만남을 가지고 숱한 추억을 쌓았건만
그럼에도 아쉽다면, 아직 부족하다고 생각한다면 여행이 필요하다.
새로운 사람을 만나는 것,
새로운 추억을 쌓고 새로운 만남을 더 긴 만남으로 가꾸는 것,
그 인연으로 위로받고 감사하며 아름다운 인생을 살아가는 것,
이것이 여행이 주는 묘미 아닐까.
문득 네팔로 티베트로 여행 갔던 젊은 시절이 떠오른다.
그땐 무슨 용기가 그렇게 샘솟았던 걸까.
그때 만난 소중한 인연들, 어느새 연락은 끊겼지만
가끔 그들이 떠오른다. 소중한 기억이다. 아름다운 날들이었다.

 

 

 

 

 


세상은 생각보다 나에게 관심이 없다.
그런데 요즘은 나마저도 스스로에게 관심이 없다.


요즘 들어 인생을 잠깐 정리해보고자 하는 마음이 들어
오히려 갈피를 잡지 못하고 스트레스에 시달리는 횟수가 늘었다.
용기 있게 훌쩍 떠나 결론을 내고 오지 못하기에
일상을 붙들고 고민하고 또 고민하고 계속 고민하는 참이다.

20년 넘게 해오던 일을 정리하는 쪽으로 마음을 굳히고 있어서
좀 심란한 건 안 비밀.
아이를 위해 이런 선택을 한다는 게 100퍼센트 팩트는 아니지만
이제 정말 쉬어가는 걸음이, 인생의 쉼표가 필요한 때가 맞다 싶다.
그럼에도 여전히 아쉽다.
그래서 그 아쉬움을 달래보고자
몇 날 며칠 현동경의 여행에세이 ≪기억이 머무는 밤≫을
잊고 있었던 척 무심한 척 띄엄띄엄 들춰보면서
그의 일흔여섯 번째 밤까지를 함께 만끽했다.

 

 

 

 

 

 

 

 

 

 

 

 

 

 

 

 

어쩌면 무언가를 하겠다는 마음도, 일상과 같다는 여행도,
더불어 숱한 것들이 어쩌면 '문고리'를 돌리는 행위쯤의
아주 사사로운 것에서부터 시작되는 것은 아닐까.

 

 

 

 

 

 

 

 

날도 좋으니 무엇에도 구애받지 않은 채 여유를 만끽하는 사람들이 부러웠던 나는
약 2년 동안 여행을 떠나는 거라고 생각하기로 한다.
그렇게 마음먹기로 한다.
실제로 내 오랜 일상을 벗어나는 것이기에 이것은 여행이다.
새로운 길에서, 새로운 여행길에서
나도 만나고 보고 듣고 겪은 순간들을 어쩌면 기록할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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