넬리 블라이의 세상을 바꾼 10일 넬리 블라이 시리즈
넬리 블라이 지음, 오수원 옮김 / 모던아카이브 / 2018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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넬리 블라이의 세상을 바꾼 10일, 여자 기자도 스펙터클한 취재를 할 수 있다!

 

 

 

 

 

 

 

진심으로 원한다면 할 수 있어요! 문제는, 그걸 원하느냐는 데 있죠!

 


 



​"여자들은 과장해서 쓰기 때문에 정확성을 요하는 취재를 맡길 수 없다."

당시 취재 기자가 대부분 남성이었던 시절, 이런 견해는 아주 당연시되었다.
심지어 사무실에 여기자가 있으면 남자 기자들이 불편하다라는 이유로

여성 구직자들은 일자리시장에서 배당했다.
그리고 넬리 블라이는 이러한 억압과 인식을 순식간에 날려버리고
여성에 대한 사회적 편견에 끊임없이 저항했으며
여성도 무엇이든 할 수 있고 무엇이든 될 수 있다는 신념을 증명해냈다.

그녀에게 불을 지핀 것은 '여자아이가 무슨 쓸모가 있나'라는 제목의 여성 혐오 칼럼이었다
칼럼을 읽고 분노한 소녀는 성차별 반박 칼럼을 '외로운 고아 소녀'라는 가명으로 보냈고
신문사 편집장은 그녀에게 주목해 재능을 알아보고 기자로 채용한다.
'넬리 블라이'라는 필명 역시 편집장이 그녀에게 준 선물이었다.
2년 동안 기자로 활약하던  넬리 블라이는 목숨을 걸어야 할 만한 위험한 취재에 나서는데,
환자 학대로 악명 높은 뉴욕의 성신병원에 잠입해 그 참혹한 실태를 고스란히 알아오는 것이었다.

 

 


 

 

 

 

 

 

정신병원에 들어가기 위해 미친 것처럼 행동하려던 그녀는
사실, 그다지 힘들이지 않고도 정신병원으로 직행한다.
정신병원에 들어가는 게 이렇게 쉽나, 싶을 정도랄까.
의사들은 대충대충 건성건성 대상자를 살펴보고 약간의 질문을 던지고는
간호사들과 잡담을 나누며 대상자를 정신이상으로 분류한다.
정신병원에 가기 전부터 그녀가 고민하고 준비한 내용들,
여성 노숙자를 위한 집에서 밤을 보내며 어떻게 미쳐 보일까를 궁리했던 노력은 아무짝에도 쓸모없었다.
결국, 그녀가 만난 몇몇 의사들의 자질이 의심되는 순간이었고,
그들에 대한 신뢰는 밑바닥으로 떨어지고 만다.

 

 

 

 

 

 

 

 


넬리 블라이는 블렉웰스 섬의 정신병원에 들어간 첫날부터 퇴원할 때까지
자신이 보고, 듣고, 겪고, 느꼈던 모든 것을 굉장히 건조한 어투로 풀어놓았다.
신문 기자라는 직업 특성상, 과장하거나 감정이 개입되어서는 안 되었기 때문일까.
그녀는 자신이 환자로 있는 동안 받았던 대우는 물론이고,
자신의 말이 전혀 받아들여지지 않는 상황을 절감했다.
정신병자로 낙인찍힌 이의 말에 귀 기울일 사람이 과연 몇이나 될까.
나도 편견을 이기지 못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 잠시 우울해졌다.
또한 그녀와 함께 있던 1600여 명이 환자들이 겨우 16명의 의사에게 진단 및 처치를 받고
의사들의 묵인 또는 태만 아래서 자행되는 간호사들의 가혹행위가 낱낱이 까발려진다.

몇 장의 수건을 몇십 명이 함께 사용해야 하다니,
함께 수건을 쓰는 누구에게 피부병이 있고 누구에게 무슨 증상이 있든 그걸 거부할 수가 없다.
거부하는 순간 날아오는 건 욕설과 손찌검,
심지어 환자의 몸을 자신들의 몸으로 내리누르는 등의 가혹행위는 비일비재했다.
게다가 당장 쓰레기통에 처박아도 될 만한 음식들,
한겨울에 냉수로 목욕을 해야 하는 것에도 불만을 터뜨려봤자 보복만 받을 뿐이다.
추위에도 아랑곳없이 얇은 옷밖에 제공되지 않는 열악한 시설에서
건강했던 이들마저 서서히 병들어갈 수밖에 없는데...

 

 

 

 

 

 

 

 

 

 

 


정신병원 잠입 취재를 마친 넬리 블라이가
그 안에서 느꼈던 부조리에 대해 부원장과 나누는 대화 부분이다.
요즘 들어 병원이나 편의시설에 가뜩이나 화재가 많이 발생하고 있어서
그녀의 지적이 새삼 더 크게 다가온다.

여기자는 당연히 패션, 요리, 가사 등에 관한 기사를 써야 했던 시절,
넬리 블라이는 멕시코 특파원을 자청했다고 한다.
폭로 기사를 쓰기 위해 정신병원에 직접 뛰어든 열정,
신분을 속이고 공장에서 일하며 갖은 고생을 하는 모습,
그런 데서 그녀의 생생한 기사가 탄생했을 것임을 알고 나니,
당시의 사회적 상황에 맞선 그녀가 얼마나 대단한지 놀라울 따름이다.

시대의 한계를 넘어서려 노렸했고, 또 넘어서버린 위대한 열혈 기자, 넬리 블라이.
소설 ≪80일간의 세계 일주≫에서 영감을 얻어 세계 일주에 나서
4만 5천 킬로미터에 달하는 거리를 72일 만에 완주하는 기록도 세운다.
또한 제1차 세계대전이 발발했을 때 여성으로서는 유일하게
동부전선의 종군기자로 활동하며 전쟁의 참상을 보도한다.
겉멋으로기자를 꿈꾸는 아이들도 많은 요즘, 
어떤 각오를 다져야 진정한 기자가 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이야기라고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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