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곱 명의 여자 - 문학사를 바꾼 불꽃의 작가들
리디 살베르 지음, 백선희 옮김 / 뮤진트리 / 201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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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곱 명의 여자, 불꽃의 작가들은 미친 여자라고 불렸다!

 

 

 

 

자신들을 인정하지 않는 사회의 무지를 견디느라 그들은 미쳐야만 했다.

 

 

 

 

 

 

 

머리말부터 강렬하게 와닿는다.

나는 그녀, 공쿠르상 수상 작가이자 저명한 정신과 전문의읜 리디 살베르의 글솜씨에 사로잡힌다.

그녀는 불꽃같은 삶을 산 일곱 여자 작가들을 마치 크로키화 그리듯

날렵하고도 직관적이게 표현해낸다.

그리고 같이 미치고 싶어진다.

사는 것만으로는 부족한 여자들, 글 쓰는 일이 삶의 전부인 불붙은 여자들과

똑같은 여자로 서고 싶다고, 똑같이 삶을 불태우고 싶다고 마주 소리친다.

 

≪폭풍의 언덕≫의 에밀리 브론테,

영미 현대문학에 큰 영향을 미친 레즈비언 작가 주나 반스,

남편의 명성에 가려져 있다가 자살로 삶을 마감한 비운의 시인 실비아 플라스,

자기 욕망에 주체적인 여성을 천진한 상상력으로 그린 프랑스의 작가 콜레트,

20세기 러시아의 위대한 시인 마리나 츠베타예바,

≪자기만의 방≫의 버지니아 울프,

오스트리아의 지성이자 일상의 파시즘을 날카롭게 고발한 잉에보르크 바흐만까지.

모두 일곱 작가의 어려서부터의 환경과 그들이 살았던 시대와 그들의 성정과 경험,

그 모든 것이 버무러져 탄생한 작품들을 한 줄 한 줄 짚어가며

마치 캔버스에 잽싸게 그려내기라도 하듯 거칠고 호탕하게 그려낸다.

 

 

 

 

 

 

 

≪폭풍의 언덕≫ 단 한 권으로 온 세기를 통틀어 가장 위대한 사랑 이야기를 지은 작가로 남은 에밀리 브론테는

불우한 어린 시절과 꿈 속을 헤매는 듯한 성장 과정을 동시에 겪는다.

그녀는 작품 속에 대단히 매력적이고 야성적이며 거만한, 냉혹하고 완고한 히스클리프를 등장시킴으로써

많은 여성에게 자신이 만나는 연인이 시시하고 밋밋하다는 인상을 팍팍 심어주었다.

요크셔 골짜기의 외딴 목사관에서 세상과 단절된 채 학교 교육을 면제받은 에밀리 남매 넷은

자신들이 만든 세상에서 의식하지도 못한 채 소설 세계의 첫 토대를 구축하고

훗날 영국문학의 한 기념비가 될 소설 세계를 열었다.

비록 원하지 않았음에도 그곳을 떠나야 했을 때에도 에밀리는

무슨 수를 써서라도 자신의 뜻을 관철시켜 자신이 원하는 곳으로 다시 돌아온다.

하지만 그녀의 세계는 주변의 사람들이 죽고 곳곳으로 떠나면서 끝이 난다.

에밀리는 결국 하워스에 자신을 스스로 유폐시키기로 한다.

하워스를 감금의 장소이자 자유의 장소, 가장 저속한 일을 하는 장소이자 글쓰기의 성소로 삼은 것이다.

그리고 그녀의 재능을 발견하고 인정해준 자매 샬럿, 앤과 함께

남자 가명으로 시집을 출간함으로써 세상에 대한 기만을 시작한다.

소설 쓰기에 젊음의 온 열정을 쏟아부은 그들, 샬럿은 ≪교수≫, ≪제인 에어≫를,

앤은 ≪애그니스 그레이≫를, 에밀리는 ≪폭풍의 언덕≫을 완성한다.

그들은 당대 비평가들에게 혹평을 받았지만 걸작이 처음부터 호평받는 일은 오히려 드물지 않던가.

서태지와 아이들이 <난 알아요>를 들고 나와 랩하며 춤을 추었을 때,

김종서가 여자처럼 가느다란 목소리로 노래를 불렀을 때도

대중음악평론가들은 "저들은 모두 실패작"이라고 큰소리를 쳐대지 않았던가.    

 

 

 

 

 

 

 

 

 

작가 한 명 한 명  꼼꼼히 들여다보고 읽어내리지 않으면 혼란을 느낄 수도 있다.

에밀리 브론테, 주나 반스, 실비아 플라스, 콜레트, 마리나 츠베타예바, 버지니아 울프, 잉에보르크 바흐만!

먹고, 자고, 단추를 꿰매는 것이 인생의 전부라는 여자로서의 삶을 거부하고

삶의 울타리를 박차고 나가 감히 삶에 질문을 던진 여자들.

너무 일찍 세상에 나왔기에 필연적으로 시대와 불화했고,

거의가 불행하게 삶을 마감한 일곱 천재들의 삶,

그녀들의 불붙은 삶에 한 발 다가가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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