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 개의 시간 사계절 1318 문고 112
윤여경 외 지음 / 사계절 / 201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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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개의 시간, 아이와 어른 세대 간의 소통이 있어야 하는 이유

 

 

 

 

 

 

과학소설을 통해 미래 모습을 상상하고 해결책을 고민하라!

 

 

 

 

인간의 생체 시간을 맘대로 조절할 수 있는 세상이 온다는 것,

정말 상상해본 적이 없다.

시간은 누구에게나 똑같이 흐른다는 관념이 너무나도 깊이 박혀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번에 만난 과학소설집 《세 개의 시간》에 실린 한 단편이

이 문제를 다루었다.

<세 개의 시간>.

 

혜성 충돌 발생 후 지구를 탈출한 인간들은

지진과 화산 폭발, 쓰나미가 가라앉을 1년 동안 우주선에서 생활하기로 한다.

면역력이 약한 아이들의 생체 시간 속도를 빠르게 조정해 아이들의 성장을 앞당기기로 하고

식량 등을 아끼기 위해 어른 중 일부의 생체 시간 속도를 멈추어놓는다.

두 살짜리 채아도 생체 시간 속도를 조작해 지구 시간 1년 동안 18년 성장을 가져오기로 한다.

결국 정상적 생체 시간 속도로 살고 있는 엄마와 엄청난 속도로 성장하는 채아,

그리고 멈춰 있는 아빠는 상호 교류가 제대로 이루어질 수 없다.

 

속도 차이로 부모와 제대로 된 소통을 경험해본 적 없는 채아는

가족만 타고 있는 로투스호에서 우연히 발견한 '타임 리셋 프로그램'을 작동시켜

부모와 처음으로 같은 시간을 공유한다.

가수면 상태에서 깨어난 아빠는 훌쩍 자라 있는 채아가 낯설지만 이내 적응한다.

그들은 행복한 가족의 시간을 만끽하지만 아빠는 오래 깨어 있을 수 없다.

엄마는 채아가 타임 리셋 프로그램을 작동시킨 줄도 모른 채 얼른

관리 시스템을 통해 생체 시간을 다시 조절하고

세 사람은 또 나름의 속도로 살아간다.

 

한편 대형 우주선 에너하이즈호에서 살고 있는 은찬은 채아에게

타임 리셋 프로그램에 대해 듣고는 수많은 사람의 속도가 같아진다는 것에 호기심을 느낀다.

그는 채아의 시간으로 디데이 1년을 남긴 시점에 에너하이즈 호 전체의 시간을

같은 속도로 흐르게 시도했고, 우주선 안의 질서를 흐트러뜨렸다는 죄목으로 감옥에 갇힌다.

 

 

 

 

 

드디어 디데이. 수십만 개의 우주선이 지구에 도착했지만

우주선마다 비극이 벌어진다.

자동으로 속도가 조절되리라 예상했던 것과 달리

지구 속도에 거부 반응을 일으키며 속도 조절 능력이 망가진 것이다.

이제 스스로의 의지만으로 시간의 속도에 몸을 맞춰야 했다.

하지만 생체 시계를 멈춰두었던 사람들은 아예 깨어나지 못했고

빠르게 생체 시계를 돌렸던 아이들은 지구 도착 후에도 생체 시간을 리셋하지 않았다.

아이들은 자신들의 시간이 정상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굳이 느린 사람들과 시간을 맞춰야 할 이유를 찾지 못했고,

가족과 한 번도 제대로 된 대화를 해보지 않은 상태에서 성장했기에

속도를 맞춰야 한다는 의무감을 느끼지 못했다.

그들은 지구에 도착한 지 3년 만에 부모보다 늙어버렸고

생체 시계를 멈춰두었던 사람들은 식물인간 상태가 되었다.

오로지 채아네 가족과 은찬이 리셋 프로그램을 돌렸던 우주선의 사람들만이

타임 리셋을 겪었기에 제대로 된 속도로 살아갈 수 있었다. 

채아는 함께 생체 시간을 빠르게 돌렸던 친구들이

지구의 시간에 적응하지 못한 채 백발이 된 현상에 대해 곰곰 생각에 잠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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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 일곱 편의 과학소설이 실려 있는 단편집이다.

우주 개척, 인공 지능, 가상 현실, 생체 시간 리셋 등등

하나같이 소재가 기발하고 상상력이 대단하다.

과학 기술이 아무리 발전해도 인간의 의지는 결코 막을 수 없다는 걸 보여주는 한편

상상이 머지않은 미래에 현실이 될 수 있으니

그에 대한 만반의 준비를 갖춰야 한다는 경고도 함께 담고 있는 작품들이다.

과학에 흥미를 가지는 아이들은 물론이요,

미래 세계에 먼저 가보고 싶은 사람들이라면 읽어봐야 할 소설이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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