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가 이름을 부른다면
김보현 지음 / 은행나무 / 2017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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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 이름을 부른다면, 힘껏 대답하는 기적을 매일같이 누리자!

 

 



세상이 무너졌다. 주위를 둘러봐도 나밖에 없다. 이제 어떻게 하지?




 


아빠는 불타는 집 속으로 원나를 구하기 위해 뛰어들었다가 돌아가셨다.
엄마는 일하러 갔다가 차량 사고로 식물인간이 되었다.
원나는 이 모든 일이 자신 때문이라고 여기고 있었기에
누구에게도 얼굴과 눈이 보이지 않게 고개를 숙인 채 소리 없이 움직였다.
그런 원나에게 펜싱은 피난처이자 안식처였다.
피스트(펜싱의 코트) 위에서만큼은
1년을 꿇어 뭐라 불러야 할지 모르겠는 불편한 애도,
멍청하게 잠에 취해 온 집 안이 다 불타고 아빠가 죽는 줄도 몰랐던 멍청이도,
얼굴에 불이 눌러 붙은 괴물도 뭣도 아닌 그냥 차원나일 수 있었다.
또한 온몸과 얼굴을 모조리 감추어주는 복장,
게다가 자신이 원하는 때에, 원하는 만큼의 거리 유지!
이것이 원나가 펜싱에 완전히 매료된 이유였다.




 



그럭저럭 자신의 삶에 적응하며 살아나가던 원나에게 새로운 위기가 닥친다.
주민이 10명도 채 되지 않던 작은 마을에 신종바이러스가 전염된 것.
서울에서 내려온 여섯 살짜리 아이와 아이에게 물어뜯긴 노인들을 필두로 하나둘 감염되더니
급기야 박코치와 그의 아내 마리아까지 모두 좀비처럼 변해버렸다.
그리고 안나의 엄마 미라 역시 감염되었다.
식물인간으로 누워만 있던 미라는 좀비가 된 후 오히려 걸을 수 있게 됐다.
 
자신을 제외한 마을 사람들 모두 감염자가 되어버린 후
원나는 불현듯 '생존'이라는 분명한 목적을 정확히 인식하게 되었다.
그러나 가족 같은 사람들을 내칠 수는 없었기에 원나는 그들을  보호하기로 마음먹는다.
그들을 치료해줄 백신이 90% 개발되었다고 하니
언젠가는 이 마을에까지 백신이 지급될 거라는 희망을 갖는다.
서로가 서로를 물지 않게 하기 위해 그들에게 펜싱 마스크를 씌우고 펜싱 슈트를 입힌다.
 
그런 와중에 원나는 살아남은 생존자 '영군'을 만나고 그를 마을로 오게 한다.
더불어 좀비들을 사냥하는 정이 마을을 위험에 빠뜨리려는 계획 하에 다른 생존자 무리를 불러들이는데...







삶과 죽음의 경계에 선 사람들을 삶 쪽으로 끌어당기기 위해 혼신의 힘을 다하는
한 소녀의 생의 의지가 고스란히 드러나는 소설이다.
자신에게 온갖 잡심부름을 시킨다고만 생각했던 마을 사람들이
사실은 원나에게 웃음을 찾아주기 위해 모의했다는 사실을 알게 된 후
그녀는 삶에 대한 자세를 고치기에 이른다.
기약 없는 백신을 기다리는 원나, 그녀는 과연 마을 사람들을 무사히 지켜낼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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