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달콤한 노래
레일라 슬리마니 지음, 방미경 옮김 / arte(아르테) / 2017년 11월
평점 :
달콤한 노래,
너무
달콤해서 독이 되어버린
누군가
죽어야 한다,
우리가
행복하려면!
두 아이를 낳고 기르면서
경단녀(경력단절녀)가 될 상황에 놓인
미리암은
채울 수 없는 공허함을 느낀다.
우연히 만난 대학 동기의 러브콜을 받아 변호사 생활을 다시 시작하기로 결심한
그녀는
자신을 대신해 아이들을 돌봐줄 완벽한 보모를 구하기 위해
고군분투한다.
저 사람은 저래서 맘에 안 들고 이 사람은 이래서 맘에 안
들고...
미리암과 폴이 까다롭고 철저한 면접을 거쳐 선택한 여자
루이즈.
세상에서 가장 완벽한 모모 루이즈 덕분에
미리암과 폴의 생활은 안정되고,
활기에
차고,
잘
굴러간다.
루이즈는 이제 미리암과 폴,
그리고 두
아이 밀라와 아당의 삶에서
없어서는 안 될 존재가 되었다.
루이즈는 정말 완벽한 보모였다.
욕실이며 부엌이며 거실은 물론이고 각 방까지 청소가 잘 돼 집 안은 늘 깔끔했고
쾌적했다.
게다가 음식 솜씨 또한 끝내주게 좋았다.
아이들은 루이즈를 무척 좋아하고 잘 따랐으며 친절한 루이즈가 세운 규율을 잘
지켰다.
아이들 교육까지 완벽한 보모 루이즈.
이제 미리암은 점점 더 그녀에게 의지하게 된다.
루이즈가 가끔 자고 가거나 마음대로 집 안의 가구를 옮길
때는
미리암도 약간 미묘한 감정이 들었지만 가뿐히 무시할 수 있을
정도였다.
어느 날 폴과 미리암은 미리암의 성공을 축하하기 위해
집에서 파티를 열고
친구들을 불러 '루이즈의
만찬'을 대접하기로
한다.
만찬은 훌륭했고 미리암의 성공에 기분이 좋아진 폴은 술에 취한
채
이번 휴가에 루이즈를 데리고 가겠다는 폭탄 선언을 한다.
다음 날 아침 잠에서 꺤 폴은 상의도 없이 루이즈를 데려가겠다고 한 것
떄문에
미리암에게 잔소리를 들을까 걱정스럽지만
아내는 아주 기분이 좋아 보인다.
아이를 낳은 후로 한 번도 제대로 누려보지 못한 휴가를
루이즈 덕분에 제대로 즐길 수 있겠다는 생각에 이미 미리암은 행복한
상태였다.
루이즈 역시 몹시 행복하다.
이제 루이즈는 자신이 미리암과 폴,
밀라와
아당의 가족이 되었다는 생각에 안심한다.
그런데...
소설은 감미로운 자장가가 아니라 아이를 잃은 미리암의 울부짖음으로
시작된다.
왜?
미리암 가족에게 자신의 행복이 달렸다는 확신을 가진
루이즈는
그들이 자신을 자꾸 멀리하려는 것만 같아 불안하고
초조해진다.
루이즈는 자신이 완전히 혼자가 되고 다시 고독에 잠식당할까
두렵다.
그래서 영원히 이 가족에 속해 있을 방법을 생각해낸다.
자신이 돌봐줄 새로운 아기,
자신이
사랑해 마지않을 아기를 원한 것이다.
누군가 죽어야 한다.
우리가
행복하려면.
자신의 행복을 위해,
그리고
자신의 소속감을 계속 누리기 위해
그녀는 포도주를 마시며 아이들을 부른다.
아이들을 영원히 잠재울 달콤한 자장가가 흐른다.
"얘들아,
잘
시간이야."
제목은 달콤한데 내용은 달콤하지 않다.
소외된 사람들의 이야기를 다룬 ≪달콤한 노래≫.
경력단절이 두려운 여성,
산후
우울증에 시달리는 엄마,
기분
장애를 가진 사람,
변방의 국가에서 흘러든 이민자들,
계급적
소외를 겪는 빈곤층까지.
사회에서 배척받고 끊임없이 거절과 모욕을 겪으며
삶 전체를 부정당하는 사람들,
특히
여성들의 이야기가 펼쳐진다.
영원히 떠돌기만 할 것 같던 인형 같은 외모의 루이즈가
처음으로
머무름에 대해 희망을 가졌다가 좌절하고는
자신에게 다시 닥칠 고독감에 몸서리치며 선택한 그것,
그로써 모든 비극이 시작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