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키퍼스 와이프
다이앤 애커먼 지음, 강혜정 옮김 / 나무옆의자 / 2017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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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키퍼스 와이프, 인간의 고결함이 어디까지인지를 보여준 부부의 이야기

 

 

 

 


 



바르샤바동물원장 부부, 나치의 인종정책에 맞서 유대인들의 목숨을 구하다!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나치는 유대인 말살정책을 벌인다.
집 안에 있던 모든 유태인에게 집 밖으로 나오라고 한 후 어딘가로 한꺼번에 이동시킨다.
그들은 어디로 갔을까?
유대인 집단 거주지역인 게토, 유대인들이 강제 이주 당한 바르샤바의 게토는
히틀러와 한스 프랑크가 만든 '계획적인 죽음의 공간'이었다.  



 

얀과 안토니나 자빈스키 부부는 기독교도였으며, 동물원 사육사였다.
그들이 운영하는 바르샤바동물원은 폴란드에서 처음으로 동물들에게
야생에서와 같은 환경을 만들어준 동물원으로, 바르샤바 시민들의 문화 공간이었다.
안토니나는 동물들과 교감하는 데 탁월했으며 그들의 마음을 읽는 신비한 능력도 있었다.

하지만 독일이 폴란드를 침공하면서 안토니나는 당국의 명령에 따라
어린 아들을 데리고 동물원을 떠나 피난을 가야 했고, 얀은 징집되었다.
폴란드가 독일에 항복하면서 안토니나는 동물원으로 돌아왔지만
부부가 거주하던 빌라를 제외한 동물원의 모든 시설은 점령정부 관할로 넘어갔다.
얀은 런던에 본부를 둔 폴란드 망명정부가 이끄는 폴란드군의
국내 비밀 부대인 국내군 소위로 지하운동 세포조직을 이끌었다.

얀은 독일군 장교이자 베를린동물원장인 루츠 헤크에게
동물원 건물을 활용해 돼지농장을 해보면 어떻겠냐고 제안해 허락을 받아낸다.
돼지를 길러 독일군의 식량을 생산한다는 명분이었지만
실은 돼지에게 먹일 음식물 찌꺼기 수거를 빙자하여 게토의 친구들을 도울 요량이었다.

부부는 위험을 감수하면서까지 더 많은 유대인을 돕기로 결심했고
지하운동 조직에서는 동물원으로 '손님'들을 보내기 시작했다.
나치에 항거하는 지하운동 조직원과 유대인 도망자들, 그들이 손님의 정체였다.

 


 

 

 

유대인에게 고의로 은신처를 제공하는 일은 물론,
목마른 유대인에게 물 한 잔만 건네도 목숨을 잃을 수 있던 시대였다.
하루하루 피 말리는 삶을 살아야 했던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대담한 용기와 자기희생으로 위기에 처한 이들을 품어준 안토니나와 얀의 이야기, 실화다.
시인이자 에세이스트이며 박물학자인 작가는 안토니나의 회고록과 여러 역사 자료를 참고해
동물원장의 아내로서 가족과 동물, 유대인 '손님'들을 돌봤던 안토니나의 당시 삶을 생생하게 재현했다.
안토니나 부부의 빌라와 동물원은 유대인들에게 잠시나마 전쟁을 잊고
교외에서 휴가를 보내는 착각에 빠지게 해주었기에
손님들은 그곳을 작은 에덴동산으로, 노아의 방주로 여겼다.

 

 

 



≪주키퍼스 와이프≫에는 인종적 순수성과 우생학을 신봉하는 나치의 이데올로기가
특정 민족을 지구상에서 말살하려는 광기로 표출되는 과정이 잘 포착되어 있다.
전쟁 기간 내내 다양한 사람들, 갖가지 종류의 동물들과 한 지붕 아래 산 안토니나는
인간이 얼마나 잔인해질 수 있는지에 대해 자문한다.
"동물들은 겨우 몇 달 만에 포식 본능을 억누를 수 있는데,
인간은 수세기 동안 교화 과정을 거침에도 급속히, 어떤 야수보다도 잔인해질 수 있다니 어째서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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