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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드리 앳 홈
루카 도티 지음, 변용란 옮김 / 오퍼스프레스 / 2017년 8월
평점 :
품절
오드리 앳 홈, 우리가 몰랐던 오드리 헵번을 식탁전기(食卓傳記)로 만나보는 시간.

20세기를 대표하는 가장 아름다운 배우, 이런 수식어가 완전 잘 어울리는 오드리 헵번.
유니세프 활동으로 봉사의 삶을 실천한 그녀의 이야기를
그녀의 아들 루카 도티를 통해 들어본다.
오드리 헵번의 개인적인 이야기, 요리법, 미공개 사진 등이 담긴 식탁전기 오드리 앳 홈.
오드리 헵번의 일생이 깃든 50가지 레시피, 최초로 공개되는 250여 점의 사진들은
내가 막연하게나마 알고 있던 여배우의 모습보다는
한 명의 여성이자 어머니, 인간으로서의 생애로 다가온다.

오드리 헵번과 그녀의 어머니 엘라 여사.
우월한 유전자였음이 여실히 드러난다.
오드리 헵번이 발레리나가 되고 싶어 했던 과거,
엘라 여사는 전쟁으로 궁핍한 삶에도 불구하고
딸의 잠재 가능성 개발을 위해 몰두했다고 한다.
결국 오드리는 솔로 발레리나가 될 수 없었지만 소품 뮤지컬에 캐스팅되었고
몇 편의 영화와 브로드웨이 뮤지컬에 출연했다.
이후 <로마의 휴일>에서 루리타니아 공주 역할을 위해 카메라 테스트도 받았는데
이때도 엘라 여사는 '평판이 안 좋은 환경'에서 딸이 잘 버틸 수 있도록
엄격한 도덕 지침을 고수했다고 전해진다.
이 이야기와 더불어 소개되는 메뉴는 엘라 여사가 좋아했다는 '카레'.
이 카레 요리는 율 브리너의 부인이자 오드리의 절친이었던 도리스 브리너의 레시피로 소개된다.


이 책을 쓴 루카 도티(오드리의 아들)에게 우유를 먹이는 오드리.
오드리는 든든한 아침식사의 장점을 매우 신뢰했기에 결코 아침을 거르지 않았다고 한다.
마들렌과 카페라떼로 아침식사를 하는 동안 큰아들 션과 둘째아들 루카와
수다를 떨든지, 고백성사 같은 이야기를 하든지 혹은 토론을 즐겼다고.
때로는 침대에서 아침식사를 함으로써 작은 사치를 부리며 스스로에게 상을 주었다고 한다.
그녀가 즐겼던 마들렌과 퀸스 젤리, 체리 잼 만드는 레시피도 공개되어 있다.



오드리 헵번은 생전에 타인에게 원치 않는 피해를 입힐지도 모르니 자서전을 남기지 않겠다고 선언했는데,
그래서 그녀의 일상, 일거수일투족은 파파라치에 의해 촬영된 것밖에 없다고 한다.
이번에 헵번의 회고록을 집필한 루카 도티는 오드리의 두 번째 남편인 정신과 의사와의 사이에 난 아들로,
현재 오드리 헵번 아동기금의 대표를 맡고 있다.

전쟁의 위협 속에서 영양실조에 걸렸던 오드리 헵번의 어린 시절과
발레리나의 꿈을 접고 무명 뮤지컬 배우에서 할리우드 스타가 되기까지의 성장기,
영화배우로서의 화려한 경력을 버리고 기쁘게 선택했던 가정주부로서의 삶,
유니세프 홍보대사로 봉사활동을 하며 보낸 노년의 인생까지.
그녀를 가장 가까이에서 지켜본 아들의 눈으로 오드리 헵번의 생 전체를 다루고 있다.
특히 오드리가 즐겼던 50가지 레시피 안에 그녀의 생애를 잘 접목시킨 것이 이 책의 특징이다.
전쟁으로 인한 배고픔을 채워준 초콜릿에 대한 기억 때문에 그녀가 손수 만들기 좋아했던 초콜릿 케이크,
장기간의 해외 체류에서 돌아오면 꼭 챙겨먹었다는 소울푸드 포모도로 스파게티,
한 해의 마지막 날에 가족끼리 먹는 특벽실 구운감자와 연어,
자기 절제에 철저했던 그녀도 버티지 못하고 즐겼던 바닐라 아이스크림 등
오드리 가족들의 내밀한 추억이 레시피와 잘 어우러져 소개된다.

시대의 아이콘이요 할리우드를 대표하는 배우였던 그녀의 인간적 모습은
매우 소박하고 검소했다. 언제 어디서든 우아함과 눈부신 화려함을 누렸을 듯한 그녀지만
전쟁 때의 기억 때문에 평생 어디에서도 음식 타박을 하지 않았다고!
또한 텃밭에서 직접 채소를 키우고
어린 아들과 그 친구들에게 이른바 '집밥'을 만들어 먹이는 엄마의 모습을 보인 오드리에게
나는 또 한 번 감탄하고 만다.

화보집이 아니다. 책의 제목만 접했을 때는 화보집인 줄 알았는데,
정말 세세한 이야기가 실려 있다.
가족이 아니면 알 수 없는 이야기들이 만나고 싶다면
오늘 ≪오드리 앳 홈≫ 레시피와 함께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