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권으로 읽는 일제강점실록 한 권으로 읽는 실록 시리즈 9
박영규 지음 / 웅진지식하우스 / 2017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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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권으로 읽는 일제강점실록, 아픈 손가락을 기억하라!
 
 

 

 


 
1870년대 개항기부터 1940년대 민족 분단까지,
역설적이게도 가장 생동감 넘치던 시대의 기록

 
 
 

 
 


 
 
책 한 쪽에 담긴 내용만으로도 울분이 치솟는다.
나라의 힘이 약하다는 것, 이것이 주는 고통은 내가 직접 겪지 않았어도 내가 겪은 듯 생생하다.
역사 드라마에 등장하는 힘 없는 왕이 권력을 장악한 대신에게 모욕 당하면서도 꾹 참아야 하는 것,
외국 사신 등의 요구에 반박 한번 해보지 못하고 핏빛 울음을 참아넘기는 것 등을 보며
감정이입이 되곤 했는데, 이것도 다르지 않다.
 
왕이 힘이 없어 생기는 일과 나라가 힘이 없어 생기는 일에 공통점이 있다면
결국 국민이 짓밟히고 몹시 곤궁한 삶을 이어야 하며
국민 스스로 처절한 투쟁을 해나가야 한다는 것이겠다.
 
 
 
 

 


저 길이길이 회자될 이름들을 보자.
역사에 좋은 일로 회자되는 이들도 잊어서는 안 되겠지만
나라를 팔아먹은 대가로 호의호식한 이들도 꼭 기억해야 한다.
그들 때문에 피땀눈물 흘린 이들이 있었음을,
수많은 이가 허덕이는 생을 이어갔음을 잊지 말아야겠다.

최근 <밀정>, <박열>, <동주> 등의 영화 및 도서를 통해 저 시대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
아마도 저 시대가 우리가 살고 있는 현 시대의 모든 모순이 시작된 시점이기 때문은 아닐까 싶다.
현대적 삶의 모습이 시작된 역동적인 시기,
그야말로 하루가 다르게 변화의 물결이 물려오는 시기에
제대로 받아들일 준비도 갖추기 전에 일본의 식민지화가 진행되었고,
민족정신 말살정책과 착취가 자행되었으며, 민족은 분열하였다.
끝내 버텨내지 못한 이들의 눈물,
가족을 등지고 나라의 독립을 위해 투쟁에 나선 이들의 눈물, 눈물...!

강도를 당한 집주인이 부끄러운 게 아니라 강도짓을 한 이가 부끄러워야 한다!
그러나 저자는 우리가 기억해야 할 역사는
수치와 분노를 불러일으키는 고난의 역사여서는 안 된다고 말한다.
우리가 저 시대를 고통의 역사로만 기억하는 것은
전형적인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의 증상이라고 말한다.
차라리 한민족의 고난과 극복의 역사일 뿐 아니라,
새로운 문물을 흡수하고 새로운 제도를 세운 가장 생동적인 시대로 기억하자는 것이다.
어제까지는 저고리를 입었지만 오늘부터는 양복을 걸쳤고
최초의 비행사가 탄생하고 최초의 백화점이 들어서는 등
역사적 갈림길에서 쇄국과 폐쇄가 아닌 개화와 발전의 길로 나아갔음에 의미를 두자는 것이다.

 

 

 

 


이 책의 특징이라면,
우리에게 잘 알려지지 않았던 주요 사건들을 10년 단위로 정리한 것이다.
우리가 교과서 속 겉핥기로만 배웠던 역사를 10년 단위로 정리함으로써
전체적인 시대의 흐름과 그 속에서 새로운 이야깃거리를 제공하고
일정 사건에 대한 세세한 브리핑도 해준다.
각 장의 시작과 끝에는 세계 정세를 담아
우리 역사를 더 거시적 관점에서 들여다보도록 유도하고 있다.
그 덕분에 생소한 사건들도 제법 만나볼 수 있으며,
세계적 격변기였던 일제강점기에 대한 새로운 이해의 시선도 가지게 한다.

'한 권으로 읽는 실록 시리즈' 중
마지막 권을 장식한 ≪한 권으로 읽는 일제강점실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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