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타하리
박희영 지음 / 스칼렛 / 2017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마타하리, 그저 사랑을 갈구했던 가엾은 여인

 





​수많은 수식어는 모두 버려줘. 나는 그저 당신의 여자이고 싶을 뿐!

1917년, 파리의 교외에서 한 여인이 총살대 말뚝 앞에 섰다.
총살령이 내려지기 직전 그녀는 총을 든 여러 사수 앞에서 코트를 벗어 던지고
붉은색 강렬한 드레스를 입은 채 커튼콜에 선 가수처럼 키스를 보냈다.
마타 하리, 남성뿐 아니라 여성들에게까지도 신적인 존재처럼 부풀려졌던 그녀.
프랑스와 독일을 오가며 정보를 팔았다는 이중스파이 혐의로 처형되기에 이르렀다.
발사 명령이 떨어졌지만 총성이 울리지 않았다.
그 누구도 방아쇠를 당기지 않은 것이다.

 

 

 

 

 

프랑스군 정보부의 최고 책임자 조지 라두 대령은
장관이 되려는 자신의 야망을 이루어줄 도구로 마타 하리를 선택한다.
라두의 생각에, 그녀는 각국 정상들에게 아무런 제제 없이 접근 가능한 최고의 무기였다.
각국 최고 인물들이 몹시도 만나보고 싶어 하는 댄서 마타 하리.
손이라도 한번 잡아줄라치면 최고 기밀조차도 간단하게 넘겨줘버릴 멍청한 적들에게
그녀만 한 스파이는 더 찾아볼 수 없을 터였다.
전쟁 중임에도 불구하고 최고의 화려함을 자랑하는 몽마르트의 시트르엥에 등장한 라두는
상처 투성이라 기억 속에 묻어두는 것조차 싫었던 본명 마가레트 거트루드 젤르를 언급하며
마타 하리에게 스파이가 되라고 제안, 아니 협박한다.

 


 

 


인도 출신의 신비로운 댄서라는 위장된 신분으로 생을 꾸려가고 싶었던 마타 하리는
자유를 주겠다는 거부할 수 없는 협박 같은 제안에 몹시 고민한다.
마침 우연히 강에서 만난 조종사 아르망 질로와 만남을 지속하던 그녀는
결국 사랑에 빠지고 그를 위해서 스파이가 되어 독일로 건너가 정보를 빼오기로 결심한다.
라두가 원하는 것을 주고 자유를 얻어, 자유 그 자체인 아르망과 함께 떠나는 것,
그것이 마타 하리의 소원이 되었다.

 

 

 


마타 하리, 인도네시아어로 '여명의 눈동자'라는 뜻이다.
시트르엥 최고의 댄서이자 유럽 전역을 아우르는 유명 인사 마타하리를
누군가는 독사 같은 여인이라고, 또 누군가는 사람의 혼을 빼놓는 마녀라고 하지만
그녀는 결국 그저 사랑을 원하는 가엾은 여인일 뿐이었다.

아르망과의 꿈 같은 날을 보낸 후 그녀는 말한다.
"당신이 죽으면 나도 따라 죽을 거야. 하지만 내가 죽으면, 당신은 살아남아.
죽지 말고 살아남아서 평생 나의 사랑으로 살아가줘."
군인으로서는 죽더라도, 한 여자를 사랑하고 지키고자 하는 남자로 남고 싶었던 아르망은
그녀와의 미래를 꿈꾸며 자신의 숙명이라고 여겼던 군인직조차 내려놓으려 한다.

하지만 자신이 갖지 못하면 누구도 그녀를 갖지 못하게 할 거라고,
가질 수 없다면 차라리 망가뜨려버리겠다며 독기 어린 집착을 보인 라두는
그 둘의 사랑을 용납하지 않는데...

 

 

 

 


실존인물 마타 하리는 노출이 심한 의상과 자극적인 몸놀림을 바탕으로
요즘의 스트립 댄스에 가까운 춤을 추어 남자들을 열광시켰다.
날조된 이국적인 과거와 신비롭고 매력적인 이국적 용모, 당당한 몸짓 등등에
그녀 앞에 선 모든 남자는 찬양을 바치고 강한 소유욕을 내비치며 그녀를 차지하고자 했다.
총살 현장에서도 살아남았다는 전설이 퍼질 정도로 세상을 뒤흔든 그녀의
애절한 사랑과 고달픈 삶을 책으로 만나보았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