느빌 백작의 범죄
아멜리 노통브 지음, 이상해 옮김 / 열린책들 / 2017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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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빌 백작의 범죄, 그는 정말 살인을 저질렀을까요!

 

 

 

 

사춘기를 지배하는 신비로운 사고의 팽창, 그것을 치유하는 마법 같은 예술의 위력

 

 

 

 

 

 


가문의 파산으로 매각을 앞둔 플뤼비에성에 사는 접대의 귀재 느빌 백작은
그곳을 떠나기 전 마지막 파티를 열 계획이다.
그런데 어느 날, 숲에서 가출한 딸을 발견해 보호 중이라는 점쟁이의 전화가 걸려온다.
점집으로 간 느빌 백작은 셋째 세리외즈를 데리고 나서려는데,
점쟁이는 무시무시한 예언을 전한다.
곧 있을 가든파티에서 느빌 백작이 초대받은 손님 중 한 사람을 죽이게 될 것이라는...
예언에 사로잡힌 느빌 백작은 불면에 시달리며 고심하다가 결국
자신의 초대 손님 중 살해하기에 적합한 인물을 모색하기에 이른다.


느빌 백작에게는 오랜 세월이 지나도 멋진 몸매를 유지하는 아내와,
재능 많고 친절한 데다 유머 감각도 갖춘 아들 오레스트,
아름답고 춤을 매력적으로 추는 둘째 엘렉트로,
그리고 똑똑하기가 이루 말할 수 없'었'던,
세상을 놀래킬 만한 능력이 있'었'던 막내 세리외즈가 있었다.
그런데 세리외즈가 열두 살 무렵부터 그녀는 정서적 불감증에 빠져버렸다.
이유도 알 수 없었지만 부모는 세리외즈를 외면하지 않았다.
그렇다고 그녀를 구제해보고자 노력한 것도 아니지만!


어쨌든 느빌 백작이 지독한 고통에 빠져 허우적대는 모습을 지켜보던 세리외즈는
아버지에게 살해 대상을 자신으로 해달라고 요구하고
느빌 백작은 불온하기 짝이 없는 딸의 거듭된 요구에 결국, 그녀를 살해하기로 결정한다.


드디어 가든파티의 날이 밝았다.
느빌 백작은 접대 귀재로서의 실력을 유감없이 발휘하고,
세리외즈는 미리 상복을 차려입고 파티에 참석하지만 뜻밖의 것에 의해
죽고자 했던 마음을 버리게 된다.
그녀는 아버지에게 자신을 죽이지 말아 달라고 쪽지를 보내지만
맹세에 맹세를 거듭했던 느빌 백작은 그녀의 소망을 외면하려 하는데...

 


 


동화와 비극의 경계에 선 아찔한 희비극.
그리스 신화에서 막내딸을 제물로 바친 아가멤논의 모티브를 차용하고,
오스카 와일드의 소설 ≪아서 새빌 경의 범죄≫의 구성 및 주제를 빌려 엮은 작품이다.
끔찍이 싫어했던 아버지의 행동을 그대로 답습하는 귀족 계급에 대한 풍자가 이야기 전반에 흐른다.
엄격하게 통제되어 있던 자기 파괴의 욕망을 드러내는 인물들,
헛웃음을 자아내는 모녀 간의 대화, 자신이 살아온 성을 존재 취급하는 느빌 백작의 심리 등이
참 안쓰럽기도 하다.
이야기가 전체적으로 사랑스럽다고는 할 수는 없지만,
세리외즈가 자신의 외피를 깨부수는 무언가를 만나는 부분은 충분히 공감된다.
게다가 작품 마지막의 반전(?)이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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