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들이 식사할 시간
강지영 지음 / 자음과모음 / 201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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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들이 식사할 시간 

 

 

 

 

 

비밀스러우면서도 충격적인 사건들이 펼쳐진다! 

 

 

 

''는 갑작스런 어머니의 부고에 고향으로 내려가 병원 안치실로 향한다.

어머니는 남편에 의해 실종 신고된 상태였고

나도 모르는 재혼 상태였으며 치매를 앓고 있었단다.

안치실에서 마주한 어머니의 시신은 이목구비가 심하게 손상되어 있었고

틀니에 쌍꺼풀에 도통 나에겐 생소한 모습이었다.

나는 이창갑이라는 새아버지를 만나기 위해 고향집에 갔다가

뜻밖의 얼굴과 마주친다.바로 어릴 적부터 옆집 살던 장갑 아저씨,

아버지의 오랜 술동무이자

누구에게도 말을 놓지 않는 습성을 지닌 살인전과자였다.

그들의 악연이 시작된 시점으로 넘어가 이어지는 이야기.

아버지는 마을 사람들에게 장갑 아저씨가 살인전과자임을 폭로한 장본인이었으며

나는 아이들 사이에서 주도권을 잡기 위해 장갑 아저씨에게 없는 죄를 지어냈고

어머니는 늙은 개장수 장갑 아저씨가 제대로 남편 노릇을 못한다고 구박해댔다.

  

"사람 병신 되는 거 참 한순간이에요.

동네에서 낡아 떨어진 자전거 한 대만 없어져도

사람들 눈이 어떤 줄 알아요?

저 새끼, 사람 죽인 놈, 전과 있는 놈,

저놈이 가져다 팔아먹었겠지.

딱 그거라니까요."

 

그 모욕과 힘든 세상살이를 묵묵히 견뎌낸 장갑 아저씨는,

그러나 어머니의 살인용의자처럼 느껴진다.

그리고 어느새 나도 아저씨에게 제물이 되어 있었다. 

 

 

 

 

장갑 아저씨가 키우는 로트바일러였다.

육중한 무게가 내 어깨를 찍어 누르고 억센 이빨이 목덜미를 파고들었다.

비명 한 점 못 지르고 살점을 물어뜯기는 모습을 지켜보던 장갑 아저씨는

그제야 휘파람을 불며 먹이를 주었다.

그리고 태연하게 119에 신고한다.

사람이 다쳤다고, 자기 아들이 다쳤다고! 

 

 

 

 

 

 

신문물 검역소의 강지영 작가가

굿바이 파라다이스이후 8년 만에 내놓은 소설집이다.

제목만으로 내용이 무지 궁금했는데, 표지가 심상치 않았다.

아니나다를까, 충격적이다.

이야기를 끌어가는 문체는 어쩜 이렇게 내 스타일인지!

마치 신춘문예 당선작을 읽는 느낌이다.

몰입하게 만들고 흡인력을 유감없이 발휘한다.

9편의 이야기 중 이제 겨우 단 하나 이야기의 리뷰일 뿐이다.

다음 단편을 읽고 나는 또 기가 막혔다.

기가 막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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