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서 완전하게 - 더도 덜도 없는 딱 1인분의 삶
이숙명 지음 / 북라이프 / 2017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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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서 완전하게
-더도 덜도 없는 딱 1인분의 삶

 

 

 

 

 

 


그 자체로 완전하고 가치 있는 '혼삶'의 즐거움!
읽는 동안 요즘 유행하는 말 '사이다', '콜라'를 느꼈다.
게다가 25년째 혼자 사는 프로 독거인, 이숙명 저자가 부러워지기까지 했다.
내 주변에 누가 있는가 둘러보니, 정말 많다.
함께 사는 김텃밭, 고1딸랑구, 매일 안부를 주고받는 친정식구들,
가끔 만나는 시집식구들, 생각나면 시도 때도 없이 불러낼 수 있는 친구들,
안 만나고 싶어도 만날 수밖에 없는 많은 거래처분들...
오~ 많다!
이런 숱한 관계망에 둘러싸여 살아가는 동안
정말 그 관계망이 끈끈하고 방대할수록
좋은 사람, 멋진 인생이라는 착각에 빠져 산 건 아닌가 생각해보게 되었다.

 

 

 

 

 


나는 육남매 중 셋째로 자랐는데
어렸을 적, 얼마나 내 방을 갖고 싶었는지 모른다.
부모님은 자식 여섯 외에도 시동생, 시누이, 조카들까지 끊임없이 데리고 살아야 했고
당연히 우리 육남매가 방을 차지하기란 하늘에 별 따기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 오빠는 다락방을 떡하니 차지했...
얼마나 방을 갖고 싶었으면 사춘기 제일 심하게 겪은 나는
현관문을 막아둔 채 내 방이라고 우기고
신발장에는 책을 꽂아두고 작은 현관문을 잠가두고 몸을 벽에 기댄 채 잤을까 싶다.
지금 돌이켜 생각해보면 추억이라는 이름으로 포장되지만
당시는 정말 절박했다.
갖고 싶은 것을 얻지 못하는 마음이란...

그래서일까, 이숙명 작가가 혼자 자취를 시작한 것에 대해 질투가 난다.
그리고 자취방이 아지트가 되고 그 안에서 숱한 추억이 쌓인 것이 마냥 부럽다.

 

 

 

 

 

 

 

 

 


총4장으로 이루어진 이 책은 다음과 같은 이야기를 담고 있다.

혼자 살기 / 혼자 놀기 / 혼자 여행하기 / 결혼하지 않을 권리

혼자 살기를 읽는 내내 외국 소설인가, 외국 에세이인가 싶을 정도로
작가의 말발, 아니 글발이 대단하다.
책장이 휙휙 넘어갈 정도로 재밌게 이야기하고
가지 않은 길에 대한 미련을 불러일으킨다.
골드 카드 한 장 없지만 골드미스라고 불리는 여성들,

특히 조카에게 읽어보라고 권하고 싶은 책이다.

 

한때의 유행에 그치지 않을 '혼*' 추세.
그럼에도 불구하고 혼자인 사람들을 뭔가 부족한 사람 취급하는 시선에 대해
작가는 '혼자'여서 가능한 삶을 당당하게 외친다.
오로지 자신만의 취향으로 꾸민 공간에 틀어박혀 있을 자유,
문득 떠나고 싶을 때 홀연히 여행 가방을 꾸릴 수 있는 자유,
삶의 터닝 포인트에서 스스로 결정을 내릴 수 있는 자유와 책임감 등등.
"제발 도와줄 거 아니면 신경들 끄시라. 내 연애는 내가 알아서 할 테니까."


타인에게 보여주기 위한 선택이 아닌,
그 선택을 책임질 수 있는 자립체로서의 삶을 살아가는 사람들.
믿는 대로 살아가는 모습에 우뚝 서 있는 사람들.
직장생활이 발목을 잡을 땐 스스로의 힘으로 생존할 수 있도록 자문하고 집중하는 사람들.
그럼으로써 흥겹게 중년을 통과하기로 한 모두에게 박수를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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