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있어, 생선은 고마웠어 - 남방큰돌고래 제돌이 야생방사 프로젝트
남종영 지음 / 한겨레출판 / 2017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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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돌고래 행성에 납치된다면 어떻게 될까?

잘 있어, 생선은 고마웠어

 

 

 

    

 

2년 전인가, 여수 아쿠아리움에서 벨루가를 만났다.

나는 신기한 마음에 벨루가 쇼를 즐기며 손뼉 치고 휘파람 불고 웃는데

딸랑구는 그저 가만히 들여다보며 통 웃지를 않았다.

그때 이미 딸랑구는 동물복지에 관심이 무척 큰 상태였다.

"엄마, 벨루가가 너무 불쌍해.

우리가 저기 갇혀서 사람들한테 재롱을 부려야 한다고 생각해봐요."

딸랑구는 마치 텔레파시를 보내듯 계속 벨루가를 응시했고

쇼가 끝난 후에도 내내 그 자리에 앉아 있었다.

물론 그냥 놔둘 김텃밭이 아니다.

그 자리에서 동물 복지에 대한 두 사람의 의견과 말발 대결이...

 

 

 

 

 

 

    

 

 

 

 

 

이 책은 2011년 불법포획된 돌고래들이

서울대공원 돌고래쇼에 나오고 있다는 소식을 들은 저자가

국내 수족관에 있는 돌고래들을 조사한 기록물이다.

대한민국 돌고래쇼의 역사에서부터 돌고래 불법포획의 문제,

돌고래에 대한 이해, 동물복지, 생명의 존엄성, 제돌이 야생방사,

그리고 방사된 돌고래들의 최근 모습까지

어머어마한 기록을 담고 있다.

 

 

 

 

    

 

 

 

 

 

1: 물아래로부터의 역사

제주 앞바다에 나타나는 돌고래에 대해 무지하던 시절의 이야기와

서울대공원 개장 때부터 최고 인기 종목이었던 돌고래쇼에 대한 이야기가 펼쳐진다.

 

2: 남방돌고래는 돌고 돌고 돈다

돌고래 야생방사에 앞장 선 이들(고래연구소 연구원 김현우,

핫핑크돌핀스 대표 황현진, 동물자유연대 대표 조희경)과 함께

제주 남방큰돌고래에 대해 취재하고 '제돌이의 운명'이라는 기사를 쓸 때까지의 이야기를 담았다.

 

3: 생명정치와 돌고래의 저항

제돌이시민위 구성에서부터 불법포획 돌고래에 대한

대법원의 몰수 과정을 다뤘다.

포획된 돌고래들이 어떻게 수족관의 몸으로 바뀌어가는지를 고발하고

인간이 동물들을 어떻게 인간의 목적에 맞게 관리하고 이용하는지를 전한다.

 

4: 국기에 대한 경례도 않고 돌고래는 떠났다

제돌이 야생방사와 그 후의 이야기를 담았다.

환송식을 거부한 채 인간이 자기 몸에 달아둔 GPS도 버리고 떠나버린 제돌이 이야기,

태산이와 복순이의 야생방사를 위한 적응 훈련 및 성공적인 방류,

삼팔이와 춘삼이의 출산 소식 등을 만날 수 있다.

 

 

 

 

    

 

 

 

 

특히 태산이와 복순이의 방류 직전,

마치 그들을 마중 나온 듯한 제돌이와 남방큰돌고래 30 마리가 출현했을 때는

기분이 참 묘해졌다.

물론 그 둘의 등지느러미에 달린 GPS 때문에

그 위치가 실시간 보고되므로

두 돌고래는 자유를 얻었으되, 일종의 전자발찌를 찬 셈이라는 대목에서도 울컥했다.

우여곡절을 거친 방류 3년 후 촬영된 삼팔이와 그 새끼,

춘삼이와 그 새끼 소식 등으로

제돌이 야생방사에서 이어진 드라마는 해피엔딩이라는 결론이 내려졌다.

 

"돌고래가 있어야 할 곳은 수족관이 아니라 바다다!"

인간이 함께 시대를 살아가는 다른 생명들과

어떻게 관계를 맺어야 하는지,

그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하도록 만드는 책

잘 있어, 생선은 고마웠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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