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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드 하트
더글라스 케네디 지음, 조동섭 옮김 / 밝은세상 / 2017년 5월
평점 :
품절
데드 하트

죽은 심장을 되살리고 싶었던 한 남자의 위험한 도전.

하버드광장 주변의 헌책방 중 한 곳에서 맞닥뜨린 지도에 흠뻑 빠져버린 닉 호손.
하지만 그가 일련의 과정을 겪고 난 후 얻은 교훈은
'지도와 사랑에 빠지면 인생을 조지게 된다'였다.
새 직장에 출근하는 대신 선택한 여행이
그의 인생을 얼마나 조져버렸는지 짐작하게 해주는 말이다.

밤운전을 하다 캥거루를 친 닉은 다친 몸이 회복될 때까지,
그리고 혼자 있기 싫은 마음에 쿠누누라에 열흘을 머문다.
다시 여행을 계속하려고 차를 점검하는 중에
주유소에서 군용 배낭을 지닌 20대 초반의 여인 앤지를 만난다.
엉겁결에 앤지와 동행하게 된 닉.
그런데 앤지가 무지무지 수상하다.
21년 동안 울라누프에서 한 번도 떠난 적이 없다는 그녀.
스물한 살이 되면 마을을 떠나 여행을 하는 게 울라누프의 전통이라나.
게다가 그녀는 밤일에 엄청 집착을 보인다.
닉은 브룸에 도착하자마자 그녀와 헤어질 마음을 먹지만
인생이 그렇게 마음먹은 대로만 된다면야 무슨 걱정이 있을까.
앤지가 내 손과 발을 밧줄로 묶고,
작은 병에 든 주사약을 주사기에 채우고,
내 팔에 주사를 놓았다.

데드 하트, 오스트레일리아의 오지를 뜻하는 말인 동시에
'죽은 마음' 혹은 '죽은 심장'을 가리킨다.
소설에서 이 데드 하트는 이중삼중의 의미를 지닌다.
신문사 기자로 일하던 닉이
성공이나 승진에는 전혀 관심이 없고, 무기력한 생활을 하는 상태,
즉 닉이 오스트레일리아에서 여행을 시작하기 전
그의 삶을 나타낸다고 할 수 있다.
그리고 그가 여행을 하던 중 겪게 되는 상황에도 해당한다.
황무지의 중심부를 달리며 권태로 점철된 일상에서 벗어나
‘죽은 심장’에 새로운 에너지를 불어넣고 싶었던 닉.
그는 새 직장을 포기하고 문명의 손길이 미치지 않는 곳으로 향하지만
강렬한 태양과 붉은 흙만이 존재하는 오지의 길을 달리는 순간
그의 삶은 끔찍한 구렁텅이로 굴러떨어진 셈이다.
일상을 벗어나고자 선택한 순간의 결정이
얼마나 끔찍한 결과를 불러왔는지를 지켜보자니
구관이 명관이다, 하는 심정으로 살아야 하는 건가 싶은 생각이 들었다.
스스로 막다른 길로 걸어들어간 닉,
그는 과연 앤지 족속의 손아귀에서 벗어나 무사히 미국으로 귀환할 수 있을까!

책을 잡은 즉시 몽땅 다 읽어버릴 정도로 뒷 내용이 궁금했고,
문장도 매끄러웠다.
재미있게 읽었으니 예전에 사두고 미처 읽지 못했던
더글라스 케네디의 작품 <빅 픽쳐>를 얼른 읽어야겠다는 생각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