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안의 서 - 제3회 황산벌청년문학상 수상작
박영 지음 / 은행나무 / 2017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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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안의 서

 

 

 

 

 

 

 

 

 

 

 

 

죽음과 사랑이 동시에 찾아왔다.

 

 

 

 

 

 

 

 

 

 

 



국립고궁박물관 보존과학실에서 학예사로 근무하고 있는 정안.
그는 요즘 급격히 나빠지는 컨디션을 스스로 느끼고 있지만
절대 병원을 찾거나 자신의 상태를 남에게 발설하지 않는다.
서른 살이 되기 전의 엄마가 낙엽의 무늬를 들여다보며 그것들의 운명을 점치고
급기야 정안의 손바닥을 들여다보았을 때 그는 손끝이 짜릿해졌다.
하지만 엄마는 그의 운명에 대해서는 함구한다.
그저 어떤 선택을 내리는지에 따라 운명은 수시로 달라질 수 있는 거라고,
방향을 틀고 싶을 때는 주저 말고 원하는 운명의 길로 걸으라고만 할 뿐이었다.
그리고 정안은 엄마에게 물려받은 유전자 때문에 어린 시절 아빠에게 버림받았고
외할머니에게 외면 당했으며 곧 세상과 작별할 예정이다.

 

 

 



광화문대로에 위치한 한 사무실에서 오후가 되어서야 업무를 시작하는 그녀.
새벽 두 시에서 네 시까지가 제일 바쁘다.
새벽 다섯 시를 넘겨서야 하루 일과가 얼추 마무리되는 일,
그녀는 자살방지를 위한 상담사이다.
국가적 전염병인 자살, 그 바이러스에 감염된 사람들에게
더는 문제가 생기지 않게 은밀하게 공무를 수행하는 집단의 일원이다.
그 집단에서 오래 버티려면 인간적이고 감정적이어서는 안 된다.
그냥 매뉴얼을 읊는 기계 같은 목소리여야 한다.
그런데 그녀는 망자와 그 유족들에게 스멀스멀 피어나는 감정을 뿌리치지 못한다.


 

 

 

 

 


정인이 발굴 및 보존처리에 참여한 미라를 두고
상아와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교감을 나누는 두 사람.
미라의 손을 감쌌던 악수를 빨려들 듯 바라보는 여자에게
정인이 다가가 말을 거는 순간, 그가 지켜왔던 원칙들은 무너진다.
미라 특별전 브리핑에 나타난 여자는
미라가 입고 있던 저고리에 수놓아진 문양을 설명하며
죽음을 미화하는 정안에게 항의하려는 충동을 느낀다.
날마다 죽음의 현장을 마주해야 하는 그녀에게
죽음이란 전혀 아름다운 것이 아닐뿐더러 냉정하고 잔인한 파국일 뿐이기에.

 

 

 

 


 


출토된 유물을 복원하며 죽음에 사로잡힌 남자와
매일 죽음과 마주하는 삶에서 버둥대는 여자의 만남.

그가 그녀의 이름을 확인한 순간을 기점으로
그들은 서로를 통해 삶의 의미를 찾을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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