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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받고 있어!
린샤오베이 지음, 조은 옮김 / 문학동네 / 2017년 3월
평점 :
절판
사랑받고 있어!
그 시절의 나, 지금의 나 모두를 위한 따뜻한 포옹
아홉 살 꼬마 예술가 페이페이는 온종일 기발하고 재미난 아이디어가 넘쳐요.
그림 그리기를 좋아해서 자신만의 빨간 노트에 이것저것 그리지요.
페이페이의 옆자리를 항상 지키는 강아지의 이름은 노트.
노트엔 노트가 많이 그려져 있어요.
페이페이의 엄살꾸러기 여동생 마오롱롱은
언니가 하는 건 뭐든 멋있고 좋아 보여서 곧잘 언니를 따라 합니다.
벽지에 낙서하기, 종이접기, 엄마 몰래 과자 먹기 등등
언니랑 함께하는 일이면 무엇이든 즐겁지요.
택배 상자든 가전제품이 담겨 온 커다란 박스든
박스만 보면 기어들어가던 딸랑구가 생각납니다.
그때는 손재주 없는 탓에 박스로 뭔가 만들어줄 생각도 모샇고
그냥 우두커니 세워만 두어도 딸랑구는 완전 신나서 들락날락했답니다.
페이페이가 종이 상자로 카페를 만들어주자
마오롱롱의 친구들이 몰려옵니다.
그 때문에 카페가 망가지지만 걱정 없어요.
친구들이 종이 상자를 들고 몰려오거든요.
어느날, 페이페이는 큰 공원에 가자며 마오롱롱을 유혹해요.
마오롱롱은 언니랑 똑같이 그림을 그리겠다는 열정으로
이것저것 한 보따리 챙겨들지만
결국 언니에게 설득 당해 작은 가방을 메고 길을 나서요.
음~ 정말 멋진 공원이네요.
다람쥐, 청개구리, 연못을 떠다니는 오리들, 토끼모양 나무...
마침 친구들도 만나요.
페이페이는 언젠가 이 멋진 공원을 꼭 그려낼 거라고 열의를 불태우죠.
집 앞 놀이터든 공원이든, 어디를 가든 개미만 쫓아다니는 먹철이.
개미연구가가 되려나요!
아, 우리 딸랑구가 어릴 적 실외수영장에 갔던 추억을
스케치북에 그렸던 기억이 떠오르네요.
고슴도치라 그런지 제 눈에 어찌나 잘 그렸던지요.
마침 초 1 여름방학 숙제로 제출했는데 상을 받을 정도였어요~
고슴도치 보는 눈 제법이죠^^
그 재주를 살려줬어야 했나 싶은 생각 드는 요즘입니다.
우리 어렸을 적 몇 번쯤 해봤던 생각이 이 책에도 나오네요.
달님이 슬퍼 보이면 슬퍼 보여서
달님이 즐거워 보이면 즐거워 보여서
무슨 일 있냐고 묻고 싶었던 어린 시절.
달님이랑 텔레파시가 통하지 않으니
죽죽 늘어나는 사다리 하나로 달님에게 가는 상상을 한 적 있는데요
사다리 타고 올라가 달님의 이야기를 듣고는
줄을 타고 내려옵니다.
아이디어 기발하네요. 이런 게 예술의 신비로운 힘이죠^^
딸랑구가 인어공주한테 꼭 물어볼 게 있으니
바다에 가야겠다고 했던 기억이 나요.
뭘 물어볼 거냐고 하니, 돌고래를 어디서 만날 수 있는지
돌고래랑 친구가 되려면 어찌해야 하는지를 묻고 싶다고 했답니다.
고1이 된 지금도 돌고래라고 하면 완전 환장(!ㅋㅋㅋ)을 해요.
수의사는 공부를 많이 해야 하니 힘들 것 같고
돌고래 조련사가 되고 싶다고 할 정도랍니다.
작가 린샤오베이가 실제 조카들의 모습에서 영감을 얻어 그렸다는
사랑받고 있어!
그래서 제 추억 여행이 제법 생생했나 봅니다.
그림으로 되어 있어 금방 읽고 지나갔는데
다시 한 번 읽으니 그 맛이 또 다르게 느껴지네요.
"내가 너를 꼬옥 안아줘야겠어!"
듬뿍 사랑받고 싶은 '어른이'를 위한 공감 에세이,
멋진 카피를 품은 책 ≪사랑받고 있어!≫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