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물검역소
강지영 지음 / 네오픽션 / 2017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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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문물검역소

 

 

 

 

 

 

 

신문물 검역소역사책에는 절대 나오지 않는

기발한 신문물 작명법.

 

 

 

    

 

 

 

 

어머니의 난산을 딛고 태어난 함복배.

그러나 세상에 태어난 신고식을 건너뛰려는지 울음을 터뜨리지 않아

결국 그의 어머니마저 실어증에 걸리고야 만다.

하지만 말 못하는 것 빼면 뭐하나 뒤지지 않는다.

네 살에 천자문 필사, 열 살 무렵 사서삼경 독파.

영특한 소년의 집에 아버지의 벗 이상도가 딸 연지를 데리고 온 날,

마침내 함복배의 입이 열린다.

옹알이도 못한 배냇벙어리라는 멍에를 지고 있던 함복배는

사실 태어나자마지 울고 싶지 않았기에 울지 않았고,

말을 하고 싶지 않아 하지 않았을 뿐이었다.

아들의 입에서 말이 쏟아진 순간 어머니의 실어증도 씻은 듯 사라진다.

하지만 연지는 냉담한 모습으로 함복배를 외면하는데...

 

 

 

 

 

 

 

식년시를 치를 당시 소피를 참지 못해

기껏 잡은 자리를 엉뚱한 사내에게 내어준 함복배는

겨우 과거에 급제하여 도성 입성에 실패,

제주의 신문물검역소 소장으로 부임한다.

왜국 사신이 임금께 진상한 신문물의 용처를 파악하여

보고문을 작성하는 임시기관 신문물검역소에서

함복배가 처음 만난 것은 바로바로 불아자(不峩者).

두 개의 불룩하고 둥근 천을 이어붙인 두건으로,

서양 벼슬아치가 쓰는 관모로 추정한 함복배는

정성껏 불아자를 머리에 동여매고 다니는 시트콤을 연출한다.

 

 

 

 

  

 

 

제주에 난파된 배에서 노란 머리 사내가 나타나자

함복배는 그에게 호울란드, 즉 화란 출신 박연이라는 이름을 지어주고

신문물의 용도 파악을 돕게 한다.

망원경이 만양경이 되는 우여곡절,

치질 치료에 쓰는 것으로 추정하여

하인 영보가 쓰윽 사용한 치설이 박연의 입 안으로 들어가

치아를 닦아내는 것을 보고 난 후의 당혹스러움 등등을 겪는 사이

제주에서는 처녀연쇄살인사건이 벌어진다.

때마침 용의자인 듯 용의자 아닌 듯 용의자 같은

수상한 남자 송일영이 등장하는데...

이 와중에 연지는 송일영과 자꾸 눈을 마주치고

둘만 아는 신호를 보내는 듯하니,

진정 그에게 연심을 품은 것인가!

함복배는 제주 처녀연쇄살인의 위기에 몰린 연지를 구할 수 있을 것인가!

과연 연쇄살인범은 누구일까!

 

 

 

 

 

 

 

신물물 작명에 신기 들린 작가님.

한문을 많이 알아야 좀 더 재밌고 기발한 글을 쓸 수 있음을 방증하는 산증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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