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술사 1

기억술사 1 - 기억을 지우는 사람 ㅣ 아르테 미스터리 10
오리가미 교야 지음, 서혜영 옮김 / arte(아르테) / 2017년 4월

기억술사 1

 
 
혹시 지우고 싶은 기억이 있습니까?
그 기억으로 인해 인생을 포기하고 싶어질 정도라면
그 기억 이전으로 시간을 되돌리고 싶어지겠구나, 싶습니다.
그런데 여기! 정말 기억을 지우고 싶어 하는 사람 앞에 나타나
기억을 지워준다는 도시전설 속 기억술사가 등장합니다.
십수년 전에 그 존재가 알려졌지만 제대로 된 정보가 없기에

더 미스터리적 존재일 수밖에 없는 기억술사.

료이치는 짝사랑하는 대학 선배 교코의 트라우마를 알고 있습니다.
교쿄는 치한에 당한 기억 때문에 9시 이후로는 절대 집 밖을 돌아다니지 않지요.
그래서 그녀의 통금 시간은 오후 8시.
무슨 일이 있어도 일찍 집에 들어가려는 교쿄의 곁에서
료이치는 공포증을 함께 극복해보려 하지만 쉽지 않습니다.
결국 교쿄는 기억술사에 대한 정보를 모으겠다며 두문불출하더니
어느 날 나쁜 기억은 물론 료이치에 대한 기억까지 깡그리 잊은 채 나타납니다.
게다가 이웃집에 사는 소꿉동생 마키 역시
어렸을 때 특정한 기억을 잃은 사실을 꺼올린 료이치,
이 모든 것이 기억술사의 소행이라고 확신하고
그 정체를 확인하기 위해 온갖 노력을 기울입니다.

기억술사는 해 질 녘에 나타난다,
기억술사는 녹색 벤치에서 기다리면 나타난다,
기억술사의 정체는 그를 만난 기억조차 지워버리기 때문에 아미도 모른다,
등등의 괴담을 수집한 료이치는

어느 날 대학 강사이자 변호사인 다카하라의 전화를 받습니다.
하지만 료이치는 그와 교류했건 기억이 전혀 없었기에
자신 역시 기억술사에게 기억을 잃었음을 알고 경악하죠.

기억은 자기 혼자의 것일지 모른다.

하지만 기억 속에 있던 사람은,

그 기억을 만든 시간을 공유한 사람은……

그 사람의 기억 속에 있다가 지워져버린 쪽에서 보면,

그 사람 안에서 죽임을 당한 거나 마찬가지 아닌가요?

자칭 호러물이지만 미스터리적 소재와 그 추적을 담은 소설.
몇 개의 이야기가 교묘하게 연결되면서

마지막에야 밝혀지는 기억술사의 정체 또한 반전이라고 할 만한데요.
구성도 탄탄하고 각 에피소드마다 담긴 애틋한 감정이 제법 읽어볼 만한 소설입니다.
속편 계획이 없었는데 속편을 썼을 정도로 일본에서 화제가 된 작픔이네요.

기억술사 2, 기억술사 3.

어떤 내용으로 전개될지 궁금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