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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서 와요, 공주님 ㅣ VivaVivo (비바비보) 33
장유위 지음, 조윤진 옮김 / 뜨인돌 / 2017년 3월
평점 :
절판
어서 와요, 공주님
갑작스런 첫경험, 그 대가를 톡톡히 치러야 하는 십대 소녀의 선택.
열다섯 살 여학생 황이팡은 타지에서 전학 온 남학생에게 러브콜을 받는다.
하지만 그 남학생은 황이팡의 친구가 좋아하는 상태.
그럼에도 불구하고!
남자는 여자의 호감을 얻기 위해
대범한 척, 그리고 뭐든 다 이해하는 척을 하곤 해.
책에서 외운 말들을 늘어놓으면 대단한 척을 하지.
그리고 나는 바보처럼 그걸 믿어 버렸고.
임신 테스터기에 선명하게 찍힌 두 줄을 확인한 순간,
열다섯 살 소녀 황이팡의 생활은 뒤죽박죽되고 만다.
소녀의 일상은 해결책 없는 수많은 물음표로 채워진다.
‘아이를 낳아야 하나?’
‘불법이지만 낙태를 해야 하나?’
‘부모님께 말씀드려야 하나?’
‘학교는 어떡하지?’
‘아이를 낳고 나면, 그 후엔 어떻게 하지?’
수많은 물음표를 헤치고 존재감을 드러내는 느낌표.
‘그래도 생명인데 차가운 금속 따위에 무참히 희생되게 할 순 없어!’
때마침 여자의 몸에 대한 성교육을 받은 황이팡.
자궁이라는 기관은 훗날 작고 정교한 호화 궁전이 되어
왕자나 공주를 맞이할 준비를 하고 있다는 것,
왕자가 공주가 찾아오지 않으면 아기 침대는 사라지고
새로운 아기 침대가 서서히 만들어진다는 것을 떠올린다.
그리고 자신의 자궁 속 호화 궁전에 한 생명이 찾아왔고
그 생명을 기꺼이 환영하기로 결심한다.
막상 아이를 낳고자 마음먹었지만 현실은 막막하기만 하다.
아이를 키우기엔 나이가 어리다는 것,
미성년자이기에 생활을 꾸려갈 만한 능력이 없다는 것,
아직 배워야 할 나이라는 것, 등등.
황이팡의 부모와 할머니는 아이를 지우자고 얘기하지만
아이를 낳기로 결심한 소녀는 용감해진다.
소녀는 외할머니 동네에 가서 아이를 낳기로 하고
거처를 옮긴 후 새로운 곳에서 적응해나간다.
아이의 아버지 때문에 말다툼을 벌인 후 사이가 멀어진 친한 친구에게
어느 날 문득 편지를 보내는 황이팡.
그 덕분에 황이팡의 궁전 속 공주는 엄청난 엄마아빠를 맞이하게 되는데...
사실, 딸아이를 키우는 입장에서 정말 조심스럽게 펼쳐든 책이다.
책 소개를 통해 먼저 접했기에 거부감이 먼저 들었지만
내 아이가 안전할 거라는 보장이 없는 사회이기에
이 책을 읽고 생각해보고자 하는 마음이 호기심을 자극했다.
열다섯 나이에 무슨 날벼락이람.
여학생이 학교에서, 공중화장실에서, 마트 화장실에서 몰래 출산을 하고
아기를 유기하거나 사망에 이르게 하는 사건사고가 제법 보도되는 요즘이다.
여자아이들에게는 몸가짐을 조심하라 훈육하고
남자아이들에게는 사후처리를 조심하라 가르치는 세상에서
딸 가진 부모들이나 아들 가진 부모들이나
아이들이 책임감 있는 선택을 하게 돕기 위해서라도
한 번씩 읽어보면 좋겠다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