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의사 헤리엇의 개 이야기 수의사 헤리엇의 이야기
제임스 헤리엇 지음, 김석희 옮김 / 도서출판 아시아 / 2017년 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수의사 헤리엇의 개 이야기

 

 

 

 

 

 

 

 

 

 

 

 

수의사 헤리엇의 개 이야기》는 작가의 삶과 체험을 담은 연작이다.

내가 만난 책은 다섯 번째 이야기.
제1권 :수의대 졸업 후 대러비로 이주해 수의사로 일하면서 만난 사람과 동물들,
꽃다운 처녀와의 연애와 결혼을 이야기한다.
제2권 : 한밤중에도 호출을 받고 소나 말의 출산을 도우러 나가야 하는
수의사의 고락과 시골 생활의 애환, 그리고 달콤한 신혼 이야기.
제3권 : 제2차 세계대전으로 공군에 입대하고 훈련을 받는 헤리엇이
대러비와 아내를 그리며 과거를 회상하는 이야기.
제4권 : 군 제대 후 대러비로 돌아와 자식을 낳고 지역 명사가 되는 이야기.
제5권 : 수의사로 활동하면서 만난 많은 개와 그 주인들에 관한 이야기. 

수의사 헤리엇의 개 이야기》는 4부작 시리즈에 실린 이야기들 가운데

개에 관한(또는 개와 인간의 관계에 관한) 글들만 따로 엮은 것으로,

원서에는 50편의 이야기가 실려 있는데,
이 책에는 31편의 이야기만 골라서 엮었다고 한다.
4부작 시리즈의 우리말 번역본에 실릴 것들은 중복을 피하기 위해서 뺐고,
또 재미나 감동이 떨어지는 것도 몇 편 뺐다고 하니,
재밌는 이야기가 아닐 수 없겠다.

 

 

 

 

 

 

 

 

 

 

 

 

 

털썩병에 걸린 데다 맴맴증을 보여 다이어트가 시급한 트리키,
그를 인격으로 대하는 주인 펌프리 부인과의 일화.
빈민가 노인의 반려견 보비가 암에 걸려 고통을 겪자
노인에게 이별의식을 치르게 하고
보비에게 마취제를 투여하여 안락하게 보내주었던 일.
반려견 밴의 급작스런 죽음 후 얼마 지나지 않아 역시 세상을 뜬 스티브 여사,
그녀의 남은 반려견들을 돌봐준 브로드위스 부인.
코끼리처럼 커다란 몸집에 위협적인 분위기를 풍겨
수의사 셋이서 제대로 된 진료를 포기했던 클랜시.
반려견 렉시를 교통사고로 잃은 후
다시는 개를 키우지 않겠다고 한 도노번 부인이
학대받던 로이를 훌륭하게 보살펴준 사연 등등.
모든 이야기 속에서 털북숭이 친구들에 대한 헤리엇의 애정과 관심이
따뜻하고 담백하게 전해진다.

 

 

 

 

 

 

 

 

 

 

헤리엇이 수의사가 되기로 결심한 동기도 소개된다.
이 부분을 읽으면서
요즘 고1 딸랑구의 꿈이 흐지부지되어가는 이유가
어쩌면 우리 부부, 즉 부모 때문은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었다.
알러지가 심해도 견뎌낼 수 있으니 강아지를 키우게 해달라던 딸랑구.
부모의 거듭된 거절에 좌절하고는
하루 한 시간씩 애완견센터 진열장 밖에서 안을 들여다보던 딸랑구.
1년 여 동안 아이가 센터 안을 들여다보자
센터 주인이 1주일에 한 번 한 시간씩 아이를 안으로 들여
애완견 아이들과 지내게 해줄 정도였다.
그 일을 떠올리자니 또 다시 미안한 감정이 솟구친다.
지금도 아이에게 최고의 책을 꼽으라 하면

어려서부터 몇 번을 읽은《고양이 학교》시리즈가 당첨된다.

다른 책은 몰라도 이 책은 아이가 직접 책장에 꽂아둔 책!

 

 

 

 

 

 

 

 

서울에도 수의학과는 두 군데밖에 없지만
지방에는 수의대가 제법 많다.
농사 짓는 가축이 많았던 지방에서 수의학적 지식이 많이 필요했기 때문이겠다.
요즘에는 서울이나 경기도에 동물병원이 많이 생겼지만
예전에는 오히려 지방에서 동물병원을 더 많이 볼 수 있었던 것도
같은 맥락이 아닐까 싶다.
헤리엇이 수의학을 공부할 당시도 마찬가지로
반려동물의 개념보다는 가축으로서의 동물이 대세였기에
개에 대한 정보가 많지 않았겠다고 추측해본다.

 

 

 

 

 

 

 

 

 

어느 날 선술집에서 혼자 술을 마시던 헤리엇은
개보다는 소나 말 등 가축 진료를 많이 다니는 자신을 헐뜯는

세스 필링의 말을 우연히 직접 듣는다.

세스 필링은 자신의 개가 이상하자 다른 수의사에게 진료와 처방을 받지만

개의 증세는 호전되지 않는다.
결국 필링 부인이 헤리엇을 찾아오고
헤리엇은 개의 병명을 정확히 진단하고 처방하여 회복시킨다.
세스 필링은 대체적으로 불쾌한 인물이 나오지 않는

헤리엇의 책에 보기 드물게 등장하는 불쾌한 인물~.
헤리엇은 그가 낭패를 겪자 한편 고소한 기분을 느끼는 인간적 면모를 드러낸다.

헤리엇의 개 이야기 시리즈.

전편들을 읽어보지 않았지만 이 다섯 번째 책만으로도
헤리엇이 수의사라기보단 털북숭이들의 친구로서 느껴진다.
이야기가 길지 않고 실화를 엮어놓은 것이라 쉽게 읽힌다.
혹시 수의사나 조련사 혹은 애니멀 커뮤니케이터가 꿈인 아이가 있다면
꼭 읽히라고 권하고 싶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