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산부 로봇이 낳아드립니다 - 교유서가 소설 2022 경기예술지원 문학창작지원 선정작
정은영 지음 / 교유서가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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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은영 공상과학소설 임산부 로봇이 낳아드립니다









임산부 로봇이 낳아드립니다​

정은영 지음, 교유서가 펴냄​





아이가 생기지 않아 하루하루가 고통인 사람들이 있다. 아, 내가 그랬다. 임신에 실패한 걸 안 날이면 우리 부부는 입을 꾹 다물고 침울해했다. 애써 밝은 척하는 것도 한두 번이지. 부부는 그렇게 지쳐간다. 아이... 낳아줄 대리모도 알아보고 싶었다. 그런데 지금 임산부 로봇이 등장했다. 여기까진 미처 생각 못했는데...





그런데 장애는 모두 당신처럼 바꾸고 개조해야 합니까?

장애라는 것은 공존할 수 없는 겁니까?





머지 않은 미래, 약 2050년의 세계는 아이의 감성은 중요시하는 사회. 처음부터 급을 정해 기계 안에서 '인간들'을 탄생시키는 올더스 헉슬리의 "멋진 신세계"와는 결이 다르달까. 과학기술이 포화하다시피 발달한 이 시기에 인구관리국은 혐오 없는 도시 만들기의 일환으로 '장애아 출산율 0%'를 목표로 하는 출산 프로그램을 가동한다. 인공 자궁에 아이를 품은 헐스를 비롯한 임산부 로봇들은 '행복한 설렘'이라는 명령어가 삽입된 채 출산 때까지 배 속 아이를 어르고 달랜다. 유산을 하는 경우, 임산부 로봇의 프로그램은 초기화되어 유산에 대한 기억이 삭제된다. 임산부 로봇들은 동료의 기억을 공유하기에 자칫하면 자신들의 기억 역시 삭제될 것임을 경계한다. 이 정도 로봇들이라니, 나는 갑자기 무서워진다.








그런데 이토록 고도화된 과학기술의 결정체인 로봇들에게도 간혹 버그가 발생한다. 컴퓨터의 버그는 리부트나 삭제 등으로 제거 가능한 것이지만 임산부 로봇들의 버그는 이따끔 심각한 오류를 일으켜 삭제되지 못한 채 혼란을 부른다. 그리고 인구관리국의 오점이 될 수 있는 제거되어야 할 '행복이'를 가진 헐스는 소환당한다. 헐스는 자신이 왜 소환되었는지를 이미 알고 있지만 행복이를 지키고 싶어 한다. 하아, 이 모성은 대체 어떻게 프로그래밍된 거지?








사랑과 행복은 당신에게





인구관리국의 수장 파파는 자신이 설계하고 고물상이 관리하는 '장애아 출산율 0%'를 위협하는 행복이를 제거하기 위해 헐스를 태아보호센터로 이동시킨다. 여기서 헐스의 반항이 시작된다. 헐스는 자신이 겪어야 할 일을 이미 겪은 임산부 로봇들에 대한 기억을 떠올리며 마스크를 쓴 고물상에 반항한다. 안면장애를 가진 행복이는, 인구관리국에서 제거된 마지막 장애아였으나 어떻게 살아남아 안명장애를 마스크에 감춘 채 낙태를 시행하고 임산부 기억을 제거하는 고물상 앞에 놓였다. 이 위기의 순간, 고철 덩어리인 주제에 헐스는 질문을 던진다. 장애라는 것은 (중략) 공존할 수 없는 겁니까? 고물상은 분노한다. 없어. 없다구. 공존할 수 없으니까, 이 어둠 속에 보내졌겠지. 사람들은 자신과 다르는 건 견딜 수 없어하니까. 하지만 헐스는 마지막 반항을 하듯 임신유지프로그램을 멈춤으로써 인구관리국에 한 방 먹이는데...








​동전의 양면처럼 어떤 정책은 유토피아를 표방했으나 누군가에게는 디스토피아의 서막일 수 있다. 경기문화재단 선정작 정은영의 "임산부 로봇이 낳아드립니다"는 두 편의 단편 소설 <임산부 로봇이 낳아드립니다>와 <소년과 소년>을 통해 고도의 과학기술 사회에서 버그로 취급되는 장애가 의지와 상관없이 강제로 제거되고 삭제당하고 이식되는 과정을 통해 인간의 행위에 문제를 제기한다. 꿈의 과학은 장밋빛 환상일까, 끔찍한 미래일까. 인간성마저 제거될지 모를 과학기술의 미래는 사양이다. 우리 인류는 이 과제를 잘 풀어나갈 수 있을까? 과학기술의 미래에 대한 진지한 질문, 정은영의 미래소설 공상과학소설 "임산부 로봇이 낳아드립니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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