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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가짐 - 세상에 나로 서는 말하기의 힘
채자영 지음 / 블랙피쉬 / 2022년 6월
평점 :
채자영의 말하기 태도, 말가짐
말가짐
채자영 지음, 블랙피쉬 펴냄
말 한마디에 천 냥 빚도 갚는다고 했다. 반면, 구시화문이라고도 했다. 입이 화를 불러들이는 문이라는 뜻으로, 언제 어디서든 말조심을 해야 함을 이른다. 요즘 구시화문의 끝을 달리는 정치인들이 몇몇 있다. 별 경험이 없음에도 시대를 잘 타고나 회자되는 위치에 올랐으나 자신들이 잘나서 그런다고 착각하며 사는 이들. 말꼬리 잡고 휘두르고 말씨름하듯 이 말 저 말 내뱉는 그 입을 그냥 찰싹... 아, 폭력은 안 돼! 말가짐 좀 가지면 참 좋겠다.
말을 잘한다는 것은 도대체 무엇일까.
말의 역할은 무엇일까.
몸, 맘, 말. 이것을 마치 하나의 몸에서 탄생한 것처럼 보는 게 수사학의 기본 개념? 수사학이라 하면 떠오르는 인물이, 아리스토텔레스밖에 없다. 아, 수사학을 배척한 인물이 플라톤이라는 것도 아는구나. 그러니까 수사학은 고대 그리스 때도 있었고 현재에도 실현되고 있다는 게 팩트. '다른 사람을 설득하고 그에게 영향을 끼치기 위한 언어기법을 연구하는 학문'이라는 정의가 '사상이나 감정 따위를 효과적이고 미적으로 표현할 수 있도록 문장과 언어의 사용법을 연구하는 학문'이라는 감성적 설명보다 더 마음에 와닿는다. 몸가짐, 마음가짐이라는 말이 있다. 여기에 말가짐이 가세하니 이 단어, 혹시 등록되려나?
채자영 저자는, 말은 마음을 전하는 도구이기도 하지만 함부로 사용해서는 안 된다고 말한다. 말로 인해 자신의 생각과 행동이 결정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지인들과의 속 깊은 대화를 나눌 때도, 모르는 이들과 스치듯 이야기를 주고받을 때도 그 매개는 '말'이다. 어떤 상황에서든 말은 날카로운 가시가 될 수도 있고 따뜻한 포옹이 될 수도 있다. 이는 내가 어떤 생각을 품고 어떤 자세로 상대에게 임하냐에 달렸음이다. 그야말로 말가짐이다. 청중 앞에서 강연을 하는 이로서는 더더욱 그러하겠다. 거기에 더해 그들은 말하는 내용에 어울리는 표정까지 갖춰야 제대로 된 목소리를 낼 수 있을 터. 끊임없는 연습을 통해 자신만의 리듬감을 얻어야 비로소 현장에서의 압박감을 극복하고 긴장감과 불안감을 이겨낼 수 있겠다. 말이란 생각을 몸으로 내뱉는 일, 몸이 하는 일이기 때문이다.
때때로 대화 중 침묵이 흐르기도 한다. 저자는 이러한 침묵도 하나의 '말'로 본다. 침묵은 또한 우리의 언어를 조금 더 매끄럽게 만들어 주는 윤활유라고 보았다. 말의 밑바탕이고 없어서는 안 될 여백 같은 침묵은 말에 쫄깃한 긴장감과 극적인 안도감을 준다고 여긴 것이다. 아, 대화 중 흐르는 침묵을 어색하고 견디기 힘들어하는 1인으로서 저자가 보이는 발상의 전환은 참 귀한 깨달음이다.
말에도 자존감이 있다.
뭔가 손에 잡힐 듯 잡힐 듯하면서도 잘 잡히지 않고 구체화되지 않았던 경험이 있다. 채자영 저자 역시 그러했던가 보다. 그녀는 머릿속에 두둥실 떠다니던 흐릿한 생각도 언어로 포착하면 명료해지니, 언어란 참 신기하다고 말한다. 그래서 사랑은 연필로 쓰라 한 걸까. 아무리 가슴앓이해도 드러나지 않고 불분명하니 구체화하고 명료하게 만들어 확신을 가지라는 의미인가, 하고 혼자 북치고 장구쳐본다. 물론 일방적이어서는 안 되겠다. 이 역시 소통의 한 형태로 볼 수 있을 테니, 나의 마음을 명확히 전달하고 상대의 마음을 제대로 이해하기 위해 경청이 따라야 함은 필수리라.
그런데 가만히 듣고 있자니 가마니로 본다고 대화에서 무례한 태도를 보이는 이도 있다. 상대는 자신의 행동과 말을 솔직이니 진솔이니 하며 포장하고 있지만 받아들이는 입장에서 불쾌하면 그것은 무례다. 어이쿠, 글꽃송이의 반성 시간이다. 나도 무언가 궁금할 때면 상대에게 거침없이 묻곤 했는데, 혹시 그들이 엄청 불편해하진 않았을까. 상대가 나에게 같은 질문을 던졌을 때 나는 어떤 생각이 들었을까, 얼마나 솔직하게 대답했을까. 언제까지 그런 질문을 참아낼 수 있었을까... 복도에 나가 손 들고 서 있을 노릇이다. 말가짐 좀 갖춰야겠다.
나다운 삶, 올바른 말하기에서 시작된다.
내 말하기는 아름다운 말하기에서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말하기, 내 안의 의미를 찾고 정확하게 표현하는 말하기로 확장해 왔다.
저자는 오랜 시간을 들여 결과물을 내놓는 글쓰기에 비해 말하기는 오랜 습관을 튱해 굳어진 채 입밖으로 내뱉어지는 영역이라고 말한다. 맛의 껍데기가 아닌 말의 탐구하던 저자는 삶에서 가장 중요한 가치로 생각하는 '이야기'와 가장 잘할 수 있는 일이라 할 '프리젠터'를 엮어 스토리젠터라는 이름으로 활동하고 있다. 누구나 좋은 말을 할 수 있다고 믿으며, 누구나 좋은 말을 하는 세상을 꿈꾸는 저자 채자영. 본질에 대해 나답게 말하기의 시작, 평생을 '말'과 함께해온 스토리젠터 채자영의 "말가짐"으로 방향을 설정하자.
출판사 지원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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