깊은 밤을 건너온 너에게 - 여백을 담는 일상의 빛깔
방수진 지음 / 이다북스 / 202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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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수진 수채화 에세이, 깊은 밤을 건너온 너에게

 

 

 

 

 

 

 

 

깊은 밤을 건너온 너에게
방수진 글, 그림 | 이다북스 펴냄

 





부럽다, 부러워. 요리 잘하는 분, 뜨개질 잘하는 분, 노래 잘하는 분... 다 부럽지만 그림 재주 있는 분들 특히 부럽다. 자타공인 똥손 글꽃송이는 또 고등학교 때 미술선생님과의 일화를 떠올리지 않을 수가 없다. 열심히 나무를 그리고 잎을 칠하고 나무 기둥을 칠했는데 쌤이 말씀하셨다. "글꽃송이야, 넌 피카소가 아니야!" ㅋㅋㅋㅋㅋㅋㅋ 그래도 뭐 좌절했고 기분이 나빴고 선생님이 싫었고... 요런 건 아니다. 수업을 참 재밌게 하시던 선생님. 그러고 보니 졸업 후 10년 후 타임캡슐 파게 오라 하셨는데 못 찾아뵈었네!




여백을 담는 일상의 빛깔, 여러 빛깔 수채화



 

 


봄이 온 줄도 모른 채 지내다가 친구들이 꽃 사진을 보내주어 봄인 줄 알았다. 봄인 줄 알고도 꽃구경 갈 시간을 못 냈는데 며칠 지나지도 않아 여름 날씨가 되어 버리니, 내 봄 누가 가져간 거람? 아이 기숙사 데려다주는 길에 마침 안양천을 지나니 흐드러진 벚꽃을 역광으로나마 길이길이 감상했다. 훌쩍 지나는 봄이 아쉬워, 방수진 저자처럼 그림 그리는 재주라도 있어야 꽃향기 캔버스에 담아볼까 히련만. 색으로 세상을 본다는 그녀의 캔버스에 봄이 그려지는 순간을 상상하며 아쉬움을 달랜다.

 

 

 

 

 


지금 딱 발 담그고 싶은 기분이 드는 그림이다. 그런데 왠지 쓸쓸하기도 하다. 아마 이 그림을 걸어두고 부모와 자식 사이에 대한 상념을 풀어놓아서 그런가 보다. 부모와 자식 간 서로에 대한 존중, 이해하려는 노력, 지켜야 하는 예의 등은 가족이기에 뭉개지는 경우가 참 많다. 나는 내 엄마에게, 나는 내 딸에게 그런 사람으로 기억되고 싶지 않다. 행여 내가 그렇게 하고 있다면, 엄마 미안해. 딸아 미안해. 모든 것에는 명암이 있고 장단점이 존재했다.

 

 

 

 

 



가을 풍경 수채화겠다 싶지만 난 그냥 봄이라고 생각하고 들여다본다. 오늘 마침 비가 내렸는데 이 비가 그치고 나면 봄꽃들이 많이 지겠다 싶다. 그렇게 시간이 지나면 여름이 오고 여름이 가고 가을이 오고 가을이 가고 겨울이 오고... 다시 봄이 오겠지. 방수진 저자는 "깊은 밤을 건너온 너에게"에서 삶이 수채화 같다고 말한다. 그녀의 그림들 속 사계절 중 봄에는 새로운 것에 도전하고 싶은 열정과 생각이 가득하고, 여름에는 가벼운 몸과 마음으로 할 수 있는 즐거운 것을 찾고, 가을에는 감정이 예민해져 불안감과 답답함을 느끼고, 겨울에는 고독을 즐기되 우울해지지 않으려 노력하는 모습이 담겨 있다고. 찬찬히 보고 있자니 하룻 새 계절을 몇 번 건너는 기분이다.

 

 

 

 

 

 



시인이자 수필가요 화가인 방수진 저자는 그림으로 먹고살려면 세 가지 전제 조건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자신의 조건과 환경에 맞는 재료 선택하기, 성실하고 꾸준하게 그리는 습관, 완성도를 한 단계 올리기 위해 그림 연구하기. 이 세 조건을 충족한 후 가장 중요한 것은 성실함과 꾸준함이란다. 그래야 먹고살고, 먹고살 때를 기다릴 수 있다고!



나를 찾기 위한 과정과 적당한 농도를 찾는 과정이 닮았다고 말하는 방수진 저자. 수많은 시행착오를 거쳐 자신만의 농도 조절 방법을 터득하면 삶도 편안해지지 않을까. 명료하지 않은 듯 보이는 수채화에 존재하는 강약처럼 인생의 힘써야 할 곳에서는 집중하고, 내려놓고 나눠야 하는 시점에는 시원하게 비우는 여백의 삶을 살 수 있다면 참 좋겠다.



출판사 지원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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