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정소설 1929년 은일당 사건기록: 사라진 페도라의 행방

1929년 은일당 사건 기록 - 사라진 페도라의 행방 ㅣ 부크크오리지널 3
무경 지음 / 부크크오리지널 / 2022년 3월

탐정소설 1929년 은일당 사건기록: 사라진 페도라의 행방

1929년 은일당 사건기록: 사라진 페도라의 행방

무경 지음, 부크크오리지널 펴냄

1929년 경성 한복판에서 전대미문의 도끼 살인사건이 일어났다. 이때 모던 보이 탐정이 나서니, 명탐정 뒤팽의 뒤를 잇는 에드가 오다. 에드가 오? 혹시 에드거 앨런 포 오마주? 본명은... 오덕문.

하지만 경성에는 뒤팽 같은 탐정이 없다.

있는 것은 순사뿐이다.

그렇다면, 내가 탐정이 될 수는 없는 걸까?

일본에서 유학 생활을 마치고 경성으로 돌아온 에드가 오. 그는 평소 모던을 몸소 재현하여 조선을 밝게 비추어 바른길로 인도하겠노라 다짐하며 살아왔었다. 포부가 크구나. 어쨌든 그는 자신이 꿈꾸던 모던에 걸맞는 하숙집 은일당에 우연 플러스 억지를 좀 보태 무사 입성한 후 주인의 딸에게 과외를 해주며 만족스런 나날들을 보낸다.

에드가 오는 어느 날 권삼호, 박동주 등 친구들과 술자리를 가진 다음 날 아침, 그가 아끼던 페도라가 사라졌음을 알게 된다. 분명 상자 속에 넣었는데... 그는 아무리 상황이 분급을 다투는 촉박한 경우라 해도 외출하려면 제대로 갖춰 입어야 하는 모던 뽀이였기에, 게다가 친구들 혹은 어느 친구가 술값을 치르려고 비싼 페도라를 전당 잡혔을지도 모른다는 조바심에 페도라를 찾아오기로 한다.

그는 모자를 가져갔을 법한 친구 권삼호를 찾아갔다가 엉겁결에 살인사건 현장을 목격하는데... 권삼호의 목에 박혀 있는 것은 도끼였다. 그런데 졸지에 범인으로 몰리는 에드가 알란 오! 그는 소지품을 모두 압수당한 뒤 유치장으로 끌려가고 취조를 당한다. 세상에 이런 일이! 고작 모자 하나를 찾겠다고 일부러 그리 갔다는 말인가? 은일당에서 죽은 자의 집까지는 한 시간은 족히 걸어야 하는 거리인데? (중략) 내가 원하는 진실은 자네의 주장과는 많이 달라. 순사는 그의 결백을 결코 믿지 않는다.

죄는 없으나 권력에 주눅 들었던 에드가 오는 뜻밖의 봉변과 굴욕에 울적해졌다. 그러다가 선교사에게 선물로 받은 에드가 알란 포의 작품 선집을 펼쳐든 그는 <도둑맞은 편지> 속 오귀스트 뒤팽의 활약에 흥분한다. 이거다. 바로 이거다! 경성에 있는 것은 무능한 언론과, 무고한 사람들에게 공포를 심어주기에만 바쁜 경찰, 그리고 범죄에 신음하면서도 아무에게도 구제받지 못하는 불쌍한 이들뿐이다. 그렇다면! 왠지 어딘가 허술한 에드가 오는 에드거 앨런 포의 소설에 처음 등장해 공식적으로 추리소설상 최초의 탐정이라 불리는 뒤팽을 따라 탐정 활동을 해보기로 하는데... 저기요? 뒤팽은 천재적인 두뇌를 가졌다는데요? 에드가 오는 천재적인 헛발질을 가졌...?

경성의 어둠을 조심하십시오.

모던은 존중이네. 모던은 상대를 존중하는 자세에서 시작되는 것이네. 모던은 발전이네.

모던에 대해 끊임없이 애찬하는 에드가 오. 그의 탐정 놀이에 조력자들이 등장한다. 하나같이 에드가 오보다 나아 보이는 건 나만의 착각이 아니니라! 일이 벌어지고 난 뒤에야 '과거에 다르게 행동했었다면 어떠했을까'라고 후회하는 것이 인간의 본성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에드가 오의 연속되는 헛발질은 조력자들에 의해 점차 정돈되고 더불어 도끼 살인사건 범인의 정체가 점점 드러나는데... 이건 반전이지!

세상에 올바름과 정의라는 게 있다면, 그렇게 행동하다는 것이 마땅하다는 생각이 들어서였습니다. 죄를 태연히 저지르고 오히려 그걸 자신의 이익을 위해 이용하는 사람은 마땅히 단죄 받아야 한다는 에드가 오의 말에 이를 실천해 옮긴 용기 있는 사람. 그 대담무쌍함 덕분에 경성 도끼 사건은 일단락되었으니 다행이랄까. 하지만 에드가 오는 이 일로 은일당에서 쫓겨날지도 모르겠다.

연쇄살인으로 보이는 두 건의 도끼 살인사건을 해결하려는 에드가 오의 탐정 체험 생활, 무경 저자의 "1929년 은일당 사건기록". 모던은 갖춤이네. '안락의자' 조력자들 덕분에 체면치레한 페도라 애정하는 모던 보이 탐정 만나러, 1929년의 경성으로 가보자!

출판사 지원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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