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나라 귀신요괴전 2 - 중국 괴력난신의 보고, 자불어 완역 청나라 귀신요괴전 2
원매 지음, 조성환 옮김 / 글항아리 / 202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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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상하고 궁금한 이야기 청나라 귀신요괴전 2

 

 

 

 

 

 

 

청나라 귀신요괴전 2
원매 지음, 조성환 옮김, 글항아리 펴냄

 

 

 

가수 안치환은 '사람이 꽃보다 아름다워'라고 노래했다. 그런데 여기 "자불어(괴력난신)" 완역판 "청나라 귀신요괴전 2"에서는 사람이 귀신보다 무섭다. 개인적인 원한이 있다면 거리낌없이 복수한다. 치정, 사랑의 맹세를 헌신짝처럼 저버린 연인이나 배우자에 대한 원한은 죽어서 원귀가 되어서 갚고야 만다. 급기야 몇 차례의 환생을 거듭하고도 끝내 상대를 따라 다니며 복수하는 데선 그야말로 오싹하다. 죄 짓고 살면 안된다!

 

 


사람이 정상의 성정을 바꾸면
그것은 개, 호랑이와 다를 바 없다.

 

 

 

 

 

부유한 집안의 범 씨가 열아홉 살의 딸과 여섯 살 된 아들을 남긴 채 숨을 거두었다. 친족 중 범동이라는 악당이 어린 아이를 꾀어 그 누나에게 번번이 돈을 빌려주도록 했다. 그 요구가 무리해지자 그녀는 거절하였다. 범동은 패거리와 공모하여 그들의 재산을 집어삼키려고 그녀를 죽이고 한 젊은이와 묶어 함께 강물에 빠뜨렸다. 간통의 죄를 뒤집어씌운 것이다. 1년 후 태수가 부임하던 중 어느 무덤 속에서 나오는 짙은 향기를 맡고는 서리에게 그 사연을 물으니, 범 씨 딸의 일을 알고 있던 이가 억울한 사정을 고했다. 관리가 두 무덤을 파내 검시해보니 시체가 살아 있을 때와 같은 상태였고 손발과 목에서 줄로 묶인 상처가 발견된다. 이제 무슨 일이 벌어질지는 명약관화?

 

 

한편 은혜를 배신으로 갚는 이야기도 나온다. 자신의 사정을 봐준 이의 금품을 훔치는 사람이라니! 그런데 그자는 과연 무사했을까, 아니면 교묘한 대가를 치렀을까? 죄를 지은 상대에게 굳이 나서서 응징하지 않아도 어떻게든 그는 벌을 받는다. 사필귀정, 인지상정, 권선징악이랄까! '지독한 외로움에 쩔쩔매본 사람은 (중략) 사랑이야말로 짙푸른 숲이 되고 산이 되어 메아리로 남는다는 것을' 알게 된다는 <사람이 꽃보다 아름다워>의 가사처럼 우리가 순리를 잘 지키며 살아간다면 무엇이 두려울까.

 

 

끝내 복수만 하는 이야기라면 내 마음도 복수심에 전염되었으려나? 다행히도 어쩌다 하나라도 은혜 갚는 이야기가 나오니, 한결 마음이 놓인다. 이구가 곽산을 지나던 중 날이 저무니 어쩔 수 없이 사당을 빌려 하룻밤을 지내게 되었다. 이구가 깊은 잠에 빠졌을 때 꿈속에서 위태 신이 나타나 그에게 위험을 경고한다. 깜짝 놀라 잠에서 깬 이구가 급히 일어나는데 침상 뒤의 관 뚜껑이 열리더니 강시가 튀어나와 그에게 달려들었다. 이구가 엉겁결에 위태 신의  등 뒤로 숨자 강시는 위태 신을 물어뜯는데... 이구는 위태 신 덕분에 화를 면한 것을 고마워하며 위태 신의 몸에 금칠을 해준다. 이에 위태 신은 이구의 꿈에 나타나 위험에 처하면 다시 그를 구해주겠노라 하니, 친절이 친절을 낳음이다.

 

 

 

 

 


봉건 미신과 당대 사회의 어두움을 비판했다는 원매의 "청나라 귀신 요괴전"을 통해 중국의 민간 풍속, 지식인의 고뇌와 사회 현상들을 두루 만날 수 있다. 괴상하고 폭력적인 귀신 관련 이야기 모음집, "자불어" 완역판 "청나라 귀신요괴전". 무더운 여름, 단박에 등 뒤를 서늘하게 하는 오싹함은 아니지만 곱씹어 읽으며 서서히 깨달을수록 온몸이 추워지는 요괴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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