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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의 화살 - 작은 바이러스는 어떻게 우리의 모든 것을 바꿨는가
니컬러스 A. 크리스타키스 지음, 홍한결 옮김 / 윌북 / 2021년 7월
평점 :
신이 겨눈 전염병의 화살, 신의 화살
신의 화살
니컬러스 A. 크리스타키스 지음, 홍한결 옮김, 윌북 펴냄
코로나19가 발발했던 초기, 우리는 K방역이라는 찬사를 들을 정도로 초기 방역에 탁월한 성과를 보였다. 이때 미국 등 서양국가들은 국가의 대책을 과잉 대응이라며 국가의 시책을 따르지 않았다. 이는 그들 나라의 현실 인식 능력이 얼마나 부족한가를 드러내는 부분이라 할 수 있다. 나만 잘해서는 모자라다. 모두가 잘해야 한다. 그러나 마스크 대신 눈가리개를 쓴 듯한 안일한 대처 때문에 전세계적 코로나19 사태는 백신 접종에도 불구하고 가라앉을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2021년 6월 현재 전 세계 코로나19 사망자 수는 375만 명을 넘어섰다. 스페인 독감으로 강제적 인구 수 조절이 되었던 이후 가장 심각한 질병으로 낙인 찍힌 코로나19로 인해 허위 정보 유통이 판을 쳤으며 경제 붕괴를 가져왔다. 슬프게도 이제 위드 코로나 시대로 접어들고 있다.
작은 바이러스는 어떻게 우리의 모든 것을 바꿨는가?
세계 100대 지성으로 꼽히는 니컬러스 A. 크리스타키스는 신이 겨눈 전염병의 화살에 주목한다. 그는 2020년 우리에게 벌어진 사건은 인류가 처음 겪은 일이 아니었다고 말한다. 그저 '우리'가 처음 겪는 일이었을 뿐이라고 규정한다. 또한 아주 극미한 변경으로 인해 엄청나게 다른 결과가 빚어진 것이라고 말한다. 이를테면 나비효과처럼 말이다.
기원전 430년의 아테네 역병, 기원후 541년의 유스티니아누스 페스트, 1347년위 흑사병, 1918년의 스페인 독감, 그리고 2020년의 코로나19까지 도시에서 큰 집단을 이루어 살기 시작한 이래 인류는 늘 역병에 시달려왔다. 여기에 우리는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
약물적 개입 & 비약물적 개입
악동화 생바이러스, 불활성화 바이러스, RNA를 이용한 면역 치료법, 면역증강제 개발 & NPI
약물적 개입이라는 용어에서 짐작할 수 있는 방법이지만 이에 따른 감염병 감소 효과는 의외로 놀라울 만큼 미미하다. 이와 병행된 사회경제적 환경 개선, 공중보건 조치를 비롯한 여러 사회 제도적 장치 덕분에 그나마 성과를 거두었다고 평가된다.
예컨대 우리 몸에 어떤 침입이 발생하면 특수한 세포들이 바이러스를 에워싸 바이러스의 일부를 도움T세포에 보여줌으로써 B세포가 바이러스에 작용하는 항체를 생성하고, 동시 다발적으로 방어체계를 활성화한다. 이러한 기억 면역, 즉 자연적 방어체계를 만들어내기 위해 악독화 생바이러스를 주입해 왔다. 천연두를 물리치기 위해 에드워드 제너가 우두 물집에서 긁어낸 고름을 아들의 몸에 주입한 것처럼 말이다. 하지만 이러한 악독화 바이러스 생성법은 바이러스를 증식시켜 동물 또는 인간 세포를 감염시키는 과정을 병을 일으킬 가능성이 적은 변이가 나타날 때까지 반복해야 한다는 어려움이 있다.
현재 코로나바이러스 백신으로 접종 중인 모더나의 RNA 백신은 바이러스의 핵산, 즉 RNA를 사람 몸에 주입하고 세포에서 이를 흡수해 바이러스가 사람 몸 안에서 일으키는 과정을 덜 해로운 형태로 재현한 것이다. 일반적으로 변이를 일으킴으로써 약해지는 바이러스들에 익숙했던 우리가 오히려 강력해지는 변이 바이러스에 정신 못 차리는 사이 너무도 급히 만들어진 백신이라 그 안정성이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빠르면서도 신중하기란 얼마나 어려운 일인가. 인간의 이타적이고 협력적 경향이 그야말로 필요한 때이다.
비약물적 개입(NPI)에는 개인적 NPI 와 집단적 NPI가 있다. 손 씻기 마스크 쓰기 악수하지 않기 자가격리하기 등이 전자의 방법이다. 후자는 각국 정부가 조율하고 지시한다. 예컨대 신체적 거리두기, 즉 대규모 집합 금지, 휴교, 격리, 국경 봉쇄 등이다.
우리나라의 경우 대부분의 집단 감염은 종교 단체와 요양보호 관련 기관에서 발생했다. 이는 국가의 시책을 위반한 결과라고 할 수 있다. 요양보호 관련 기관 발생 역시 종교 단체와 무관하지 않았음이다. 이는 논쟁의 거리가 될 만한 것이기에 할많하않으로 멈추기로 한다.
신은 아직 화살을 거두지 않았다!
전염병의 유행은 병원체, 숙주, 환경의 복잡한 상호 작용에 따라 그 양상이 바뀐다. 전염병은 그리 치명적이지 않았다는 이유로, 전염성이 높지 않이 발병자가 적었다는 이유로, 너무 빨리 소멸됐다는 이유로, 특정집단 내에서만 발발했다는 이유로, 백신으로 정복되었다는 이유로, 치료가 가능하다거나 박멸됐다는 이유로 인류는 계속해서 전염병에 시달리면서도 과거 범유행의 교훈을 잊고 만다. 코로나19는 결국 풍토병으로 자리잡아 꾸준히 인간 사회를 돌아다닐 것이지만, 안이해져서는 안 된다. 백신은 백신일 뿐 전염병을 완전히 사멸시킬 수 있는 조치는 아니다.
전대미문의 코로나19 사태는 의료기관의 진료 행위 형태 및 경제 전반과 교육 모델, 정치, 정부의 역할 등 사회 전반에 그 영향력을 유감없이 드러내고 있다. 병원체와 인간이 서로 대응해 진화해가는 역사 속에서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라는 명제가 무색하게 대면사회에서 비대면사회로 전환한 지금, 사회적 거리두기의 강도는 점점 높아지고 있다. 물론 코로나19로 인한 사회적 멈춤으로 공기가 맑아졌고 탄소 배출량이 감소했다. 기후변화 대응에 한 걸음 성과가 보였다. 어쨌거나 사회적 동물에 대한 새로운 개념이 생겨날 판이지만 인류의 무사 생존이 이루어진다면야! 생물학적 종식과 사회적 종식이 부디 빠른 시일 내 이루어지길 바랄 뿐이다.
<요한 묵시록>에 등장하는 네 기사가 역병, 전쟁, 기근, 죽음이라고 해석될 정도의 시국이다. 그 옛날 일부 아메리칸 인디언 부족이 유럽인의 식민화 이후 거의 절멸해 부족의 단 5%만이 살아남았던 역사를 떠올리자. '살아남은 자가 워낙 적어 죽은 자를 묻을 수도 없었다'라는 옛말이 재현되지 않기를! 빌 게이츠가 '다음 발병 사태? 우리는 준비되지 않았다'고 했던 TED 강연의 제목이 왜 이렇게 슬프고 암담한지... 호흡기질환 범유행은 계속된다는 명제는 당분간 굳건할 듯하다. 그러나 절망하고 있지만은 말자. 역병은 끝날 것이다. 우리는 일상을 되찾을 것이다. 역병도 계속될 것이지만 희망 역시 인간과 함께할 것이다.
코로나19 사태를 맞아 돌아본 호흡기의학, 사회학, 역학, 데이터역학, 유전학을 넘나드는 코로나바이러스의 모든 역사. 신의 화살이 인류에게 던지는 가장 중요한 질문들을 니컬러스 A. 크리스타키스의 "신의 화살"에서 만나보자.
출판사 지원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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