쇼팽 - 폴란드에서 온 건반 위의 시인 클래식 클라우드 28
김주영 지음 / arte(아르테)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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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래식 클라우드 쇼팽, 폴란드에서 온 건반 위의 시인

 

 

 

 

 

쇼팽의 음악은 다양한 모습이나 느낌 이상으로 다채롭고 오묘하며 셀 수 없이 많은 표정을 가지고 있다.
어디서, 어떤 기분으로, 누구와 듣느냐에 따라 재빨리 그 색채를 바꾼다.

 


2015년 제17회 쇼팽 국제피아노콩쿠르에서 한국인 조성진이 우승을 거머쥐었다. 어린 나이때부터 출전한 각 대회에서 여러 상을 받아왔던 그였지만 쇼팽 국제피아노콩쿠르 우승은 특별히 이슈가 되었다. 클래식 클라우드 "쇼팽"의 저자이자 피아니스트인 김주영은 조성진이 거둔 승리에 대해 '변화'와 '절충' 사이에 합리적인 위치를 찾아낸 이상적인 쇼팽 해석의 승리라고 평가했다. 음알못인 나도 왠지 흥분해 괜히 조성진 연주를 찾아 듣곤 했고 수줍고 약한 남자 쇼팽에 대해 새로운 관심의 날을 세우기도 했더랬다. 시니컬하고 우울한 분위기를 풍기는 쇼팽이라... 그의 일생을 좇는 저자의 여행에 동참해본다.

 

 

 

 

 

 

그 옛날 폴란드는 러시아 오스트리아 작센 프로이센 프랑스 에스파냐 등이 달려들어 각자의 이권을 차지하고자 찢고 분할했던 곳이었다. 다른 이유도 있었겠지만 전략적 요충지라는 이유로 끊임없이 외세 열강에 시달렸던 우리나라를 보는 기분이다. 이렇게 힘없고 부침 많았던 폴란드에 조국에 대한 애정 찐하게 불러일으킨 이가 있다. 쇼팽이다.

 

 

 

 


자신의 생을 바칠 곳이 오로지 건반 위라는 것을 알았던 천재 소년 프레드리크 프랑수아 쇼팽은 일곱 살 때 첫 작품을 발표한다. 폴로네즈였다. 당시 바르샤바 상류사회에서 인기를 끌면서 피아노 음악의 장르로 자리매김했던 춤곡이자 악곡의 한 형태였던 폴로네즈. 이는 쇼팽의 어린 시절 외세의 침략이 강해지면서 깨어난 민족의 결속력과 깊은 관계를 맺고 유행했던 장르였다. 그런데 일곱 살의 아이는 악보를 그릴 줄도 몰랐다고 하니 쇼팽의 즉흥 연주를 스승 지브니가 악보화하는 과정을 거쳐 탄생했다고 한다. 이후 쇼팽의 곡은 작곡 기법보다 연주 기교 면의 발전을 보여준다. 그리고 두 스승 지브니와 엘스너의 방임 같은 교육 덕분에 쇼팽은 자신만의 방식으로 연주하는 데 거침이 없었고 이것이 천재가 대가로 가는 흔하지 않은 방법이 되었음이다.

 

이제 열아홉 살이 된 변방의 천재 소년은 빈에서 성공적인 데뷔를 치른다. 센세이셔널하게 데뷔한 스물두 살의 베토벤, 국제적인 명성은 얻었지만 빈에 정착하기로 마음먹은 서른두 살의 요하네스 브람스 사이를 딱 가르고 들어선 시기였다. 바흐의 평균율을 성경처럼 신봉하고 모차르트와 하이든 등을 친근하게 여기는 고전적 음악가로 성장한 그는 폴란드 시골 사람들의 춤과 노랫가락에 깊이 빠졌고 이는 훗날 그의 작품에 많은 영향을 끼쳤다.

 

드디어 파리에 입성한 쇼팽. 남들은 뿌듯해할 일일지 몰라도 쇼팽으로서는 슬픈 일이었다. 러시아가 폴란드를 침공했기에 떠날 수밖에 없었음이다. 파리로 건너간 쇼팽은 낮에는 학생들을 가르치고 밤에는 사교계를 드나들며 당대의 예술가들과 교유한다. 여성적 성격이었던 그는 다행히 폰타나나 오귀스트 프랑숌 등의 보살핌 속에서 천재의 날개를 활짝 펼친다.
그리고 시작된 쇼팽의 연애. 그는 상드와 약 9년간 파리와 노앙을 오가며 사랑을 키웠고 이는 걸작을 탄생시키는 힘이 되었다. 하지만 그의 우울한 성격은 마침내 자신이 객지를 떠돌다 생을 마칠 것이라는 불안한 확신을 끝내 떨치지 못했다. 그는 자신의 육체적 허약함과 예민한 성격, 외모 치장, 심각한 낭비벽 등으로 뭉친 삶을 살다가 결국 세상을 떠난다. 그의 나이 겨우 서른아홉이었다.

 

 

 

 

 


세계 3대 콩쿠르 중 하나인 쇼팽국제피아노콩쿠르가 있을 정도로 쇼팽은 피아노에 있어서는 그야말로 찬사를 받을 만한 음악가겠다. 프렐류드, 에튀드, 녹턴, 왈츠, 폴로네즈, 즉흥곡, 발라드 등 일평생 거의 피아노를 위한 곡만을 쓰면서 이 악기가 가진 무궁무진한 잠재력을 깨우고 발전시킨 쇼팽이 아닌가! 특유의 섬세한 서정과 우수, 교묘한 화성 진행을 통한 격정의 표출 등으로 낭만적 피아니즘의 정수를 보여 준 그를 사람들은 ‘피아노의 시인’이라 불렀다.


라디오 방송 진행, 강연, 칼럼 집필 등의 활동을 펼치고 있는 피아니스트 김주영은 쇼팽이 태어난 폴란드 젤라조바볼라를 시작으로 조르주 상드와의 이야기를 간직한 발데모사와 노앙을 거쳐 음악가로서 주 무대로 활동하며 정점을 찍은 파리까지 쇼팽의 자취를 따라간다. 지브니, 엘스너, 슈만, 멘델스존, 베를리오즈, 리스트... 당대 유명 음악가들과 어울리면서 그들에게 최고라는 찬사를 들었던 쇼팽. 문필가 슈만이 "여러분, 모자를 벗으시오. 천재요!"라고 극찬한 쇼팽을 만나는 여행, 클래식 클라우드28번째 도서 김주영의 "쇼팽: 폴란드에서 온 건반 위의 시인"으로 함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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