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시리바의 집 히가 자매 시리즈
사와무라 이치 지음, 이선희 옮김 / arte(아르테)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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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사와무라 이치 고딕 호러, 시시리바의 집

 

 

 

 

 


하시구치의 집에 놀러 간 날, 들려서는 안 될 소리가 들렸다. 스윽스윽, 누군가 걷는 소리. 보여서는 안 될 것이 보였다. 불단 위에 놀인 검은 액자 속 죽은 아이가 문 너머로 놀고 있는 우리를 쳐다보고 있었다. 유령이다! 거기에 더해 히가는 내가 듣지 못했던 소리까지 들었다. 가, 같이... 놀고 싶어...
얼마 지나지 않아 히사구치네는 야반도주했다. 아무도 살지 않아 폐허가 되어버린 그 집에서는 유령이 나타난다는 소문이 돌았고 자자자 나는 자자자 머리가 이상해졌고 자자자아아아아아아 히가 역시 자자자아아아아아아아 머릿속에서...!


애초에 히사구치네에서 유령을 본 게 불행의 시작이었을까, 아니면 폐허가 된 그 집에 쫄지 않았다며 들어간 것이었을까? 둘 다일지도 모른다. 여튼 그날 폐허에 함께 둘어갔던 준은 그날 이후 학교에 나오지 않다가 끝내 이사를 갔다. 이사오는 사람들과 말하지 않게 되었다가 어느 밤 차에 치여 죽었다. 나는 다른 사람과 제대로 말할 수 없게.되었고 대학 입시도 취직도 실패했으며 계속 귓전을 맴도는 모래 소리 때문에 집에 처박혔다.
어렸던 그 시절, 어둡고 음침하며 친구가 한 명도 없던 히가 고토코와는 영감 체질이었다. 감수성이 뛰어나 영이나 오라가 보이고 영적 기운을 느끼는 사람 말이다. 그랬던 히가는... 그날 이후 음침한 기운이 사라지고 묘하게 냉정해지고 모든 일에 시큰둥한 반응을 보였다. 그녀는 폐허에서 시시리바와 이야기를 나누었다고 했다. 시시리바?

 

 

 

 

 

 


요시자기 가호, 아니 결혼해 사사쿠라 가호가 된 그녀는 도쿄에서 우연히 만난 고향의 초중학교 동창인 히라이와 도시아키의 집에 다니러 간다. 그는 개구쟁이처럼 굴지만 가호는 놀라고 만다. 집 안 마룻바닥이며 계단 구석구석에 쌓인 모래라니! 게다가 아기를 갖고 싶어 미리 마련해두었다는 아기 침대에도 이불에도 온통 갈색 모래가 수북했다. 그런데 이게 보이지 않는다고? 그는 듣지 못하는 소리를 그의 아내는 듣고 있었으며 함께 사는 시할머니는 시시리바와...! 그 집을 누군가가 지켜보고 있다. 누군가가... 나, 이라가시 데쓰야다. 내가 지켜보고 있는 집은 바로 예전의 하시구치의 집, 현재는 히라이와의 집이다. 그 집에서 또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다. 내 머릿속에도 모래 소리가 들린다. 그리고 13년 만에 나는 히가를 만났다. 히가는 내 머릿속에 있는 모래를 없애겠다고 말한다. 액막이를 할 거라고 했다. 히가는 이미 초등학교 5학년 때부터 액막이나 악령을 없애는 일을 하고 있었단다. 내가 그녀를 믿어도 될까?

 

 

 

 

 

 

 

(일종의 스포)


시시리바는 이른바 영적인 가정 보안시스템, 즉 수호신이라 할 수 있다. 그것도 혀를 내두를 만큼 강력한 수호신. 제2차 세계대전 말기의 폭탄 공습에 집을 지키던 시시리바는 폭탄을 막아내고 엄청난 손상을 입은 채 잠들었다가 그 집과 거기 살던 가족들이 모조리 사라지고 죽은 후에야 다시 깨어났다. 이때부터 시시리바의 착각이 시작되었다. 자신의 집이 사라진 것을 깨닫지 못한 수호신은 가족 중 한 사람이 죽으면 빠진 사람을 보충하라고 명령을 내린다. 사람이 부족하면 다음 사람을 끌여들여 조종하는 것, 즉 항상 처음과 똑같은 형태로 만드는 것이다. 안전한 집안, 원만한 가정, 번창하는 가족! 그런데 시시라바는 스스로의 맹점을 깨닫지 못한다. 시시리바가 지키기 위해, 시시리바가 관리하기 위해, 집을 지킨다는 목적을 실행하기 위해, 많은 것의 부조리를 무릅쓰고 그저 가족을 끌어모을 뿐이다. 어떻게 이루어졌냐에 아랑곳하지 않은 채 가족을 지키려는 시시리바와 시시리바의 조종을 받아 정상적이지 못한 삶을 살아가는 사람들을 구하려는 히가. 이제 그들의 피 터지는 대결이 시작된다. 사아아아, 사아아악.... 드디어 시시리바가 두려워하는 것이 드러났다! 그것이다. 그것! 그럼 내 머릿속 모래는 어떻게 되는 거지?

 

사와무라 이치의 히가 자매 시리즈. 아우 실체가 잡히지 않는 존재 때문에 어찌나 마음 졸였는지! 이거 정말 대단한 고딕호러일세! 시간대가 서서히 겹쳐지는 기법도 좋았다. 그리고 역시나! 히가 자매 시리즈가 결국 추구한 해답은, "보기왕이 온다", "즈우노메 인형"을 관통했던 가정이었다!

 

출판사 지원도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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