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랑이를 덫에 가두면 - 2021 뉴베리상 대상 수상작 꿈꾸는돌 28
태 켈러 지음, 강나은 옮김 / 돌베개 / 202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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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베리상 대상 수상작, 호랑이를 덫에 가두면

 

 

 

 

 

 

자기가 어떤 사람인지는 그렇게 알아내는 것 같아. 내가 안 하던 일, 용감한 일을 하면서. 그다지 '나 같지 않은' 상황에서 '나'를 발견하는 거지. 말 돼?

 

릴리는 병든 할머니를 돌보려는 엄마의 뜻에 의해 언니와 함께 할머니가 사시는 워싱턴주로 이사한다. 늘 밝고 상냥하고, 옛날이야기를 재미있게 들려주던 할머니 집에 거의 도착할 무렵 릴리는 호랑이를 목격한다. 오직 릴리에게만 보이는 이 호랑이는 할머니가 옛날에 훔쳐간 이야기를 돌려주면 할머니를 낫게 해주겠다고 제안한다. 호랑이가 우리 할머니를 잡으러 오고 있다면, 나는 우릴 지킬 방법을 찾아낼 것이다. 그런데 자신을 투명인간이라고 정의하는 릴리는 조아여, 조용한 아시아 여자애가 되지 않기 위해 노력하는 사춘기 언니에게 이 사실을 털어놓지 못한다. 비밀을 갖지 않았던 자매 사이에 비밀이 생긴 것이다. 게다가 엄마에게도 이 사실을 털어놓지 못한 릴리는 결국 혼자서 아니 호랑이 사냥꾼의 후예인 친구와 함께 호랑이를 덫에 가두기 위한 비밀스런 작업을 진행한다. 하지만 할머니의 옛날 이야기 "해님 달님"에서 튀어나온 것 같은 마법 호랑이가 사람의 소원을 순순히 들어줄까?

 

 

 

엄마는 할머니가 엄마라서 부끄러웠던 적 있어?
당연히 있었지. 누구든 가족 때문에 부끄럽다고 느낄 때가 있을 거야. 그런데, 그 부끄러움에 비교가 안 될 만큼 자랑스러움도 많이 느꼈지.

 

 

 


마법 호랑이가 제안한 수상한 거래를 받아들인 릴리는 결국 자신이 반인 반호랑이의 피를 물려받은 초능력 호랑이 소녀임을 깨닫는다. 릴리는 할머니가 그 옛날 호랑이에게서 훔친 마법의 별을 담은 단지들을 돌려주자고 말하지만 할머니는 "마법은 어디에나 있어"라며 강인한 모습을 보인다.
할머니를 구하겠다며 모두가 잠든 시각 혼자서 호랑이와 맞대면하는 용기를 낸 릴리 덕분일까. 할머니는 결국 자신 안에 있던 불안의 정체를 드러내며 편안해지는 순간을 맞는다. 동시에 릴리와 언니 샘 역시 자신의 껍질을 깨고 자유롭고 해방된 존재로 거듭나고 분노와 욕망을 표출할 줄 아는 존재로 성장하는데...
내가 알았음 하는데, 언제건 우리가 도망갈 데가 없을 땐, 네가 제자리에서 상황에 맞설 수밖에 없을 땐... 내가 있어. 내가 너랑 같이 서 있을 거야.

 

 

 

태 켈러, 한국인 할머니가 들려준 이야기로 뉴베리상 대상을 수상하다!


날마다 덩치를 키우며 나타나 릴리의 불안감을 자극하던 호랑이는 적인 줄 알았으나 결국 소설 속 여자들이 자신의 껍질을 깨고 불안의 정체를 밝혀주는 조력자임이 드러난다. 자신의 이야기, 자신의 가족 이야기, 한국 사람들의 이야기를 하자면 슬프다는 할머니의 말에서 힘없던 시절의 대한민국이 겪었을 고통과 그로 인해 위축된 심리와 어쩔 수 없이 이민자로서 살아야 했던 고달픈 삶이 고스란히 드러난다. 가깝게는 우리가 마음속에 가둬둔 고통과 슬픔, 말하기 힘든 비밀에서부터 멀리는 직접 겪지 않아 우리는 모르는 세상, 어쩌면 감추고자 하며 알고자 하지 않는 역사에 이르기까지 깨부수지 않는 한 영원히 상처로 남을 뿐인 '이야기'에 대한 '이야기'. 옛날 옛날 호랑이 담배 피던 시절, 아니 옛날 옛날 호랑이 별 마시던 시절을 지나며 자신이 누구인지 잊고 살아가는 우리에게 할머니 애자의 엄마는 말한다. "네 역사를 통해서 네가 어디서 왔고 누구인지 이해한 다음에, 너 스스로의 이야기를 찾아봐. 네가 어떻게 될 것인지 직접 지어 봐."
묵직하게 보자면 가족 간 화해와 민족 간 화합을 성장동화로 풀어낸 역사의식 고취 소설. 2021 뉴베리상 대상 수상작, 태 켈러의 "호랑이를 덫에 가두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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