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에서 기다릴게 - 시간을 넘어, 서툴렀던 그때의 우리에게
가린(허윤정) 지음 / 21세기북스 / 2021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시간을 달리는 소녀처럼 미래에서 기다릴게

 

 

 

 

 

 

 

왜 에세이를 읽나, 생각하던 시절이 있었다. 치기 어린 시절이었다. 이만큼 나이를 먹고 보니 에세이 속 구절구절에서 문득 보물 같은 말들을 발견한다. 참 예쁘고 소중하고 가슴에 안겨든다.


 

 

현재의 행복을 미래에 발견하지 말고
모두 지금 느낄 수 있기를.


중학생들이 초등학생들을 보며 '좋을 때다'라고 한다지. 고등학생들도 중학생들을 보며 같은 말을 하고, 대학생들은 고등학생들에게 같은 기분을 느낀다. 그러고 보면 우리 인생에 좋은 날은 오늘이 아니라 어제인 건가? 과거를 살아가는 데 갇혀버린 걸까?

 

 

기억나지도 않지만, 어쩌다 떠오른다 해도 그날의 일은 지금 내게 별일이 아닐 것이다. 하지만 그날의 내겐 온 우주가 흔들리는 날이었겠지. 인간에게 불을 훔쳐다 주어 제우스의 노여움을 사 코카서스의 바위에 묶인 채 독수리에게 간을 쪼이는 고통을 받았던 프로메테우스처럼, 제우스를 속인 죄로 지옥에 떨어져 바위를 산 위로 밀어 올리는 벌을 받은 시시포스처럼, 천계를 어지럽혀 그 죄로 제우스에게 하늘을 두 어깨로 매는 벌을 받은 아틀라스처럼, 나만 가장 괴롭고 괴로운 상황은 끊임없이 반복되어 끝날 줄 모르고 세상 모든 시름을 다 내가 짊어진 느낌의 나날이 있었더랬다. 그렇게 시간을 멈추록 싶은 순간이 있었더랬다.

저자 가린 역시 멈추고 싶은 순간이 있었다고 말한다. 나랑은 다르게 마음의 긴장이 탁 풀릴 때, 균형을 맞출 수 있을 때, 하고 싶은 일의 실마리를 찾을 때, 온전히 나인 채로 있을때... 그리고 누군가가 자신의 곁에 있을 때!

 

 

 

우리 사는 모양은 늘 같은 것 같지만 하나하나 다르다는 걸 실감하는 순간이다. 그러거나 어쨌거나 우리는 다들 행복했으면 좋겠다는 공통된 마음을 가지고 있다. 가끔 멈춰서서 하늘을 바라보는 여유도 갖고, 맛난 음식을 먹으며 웃음 짓는 순간도 누리고...

 

 

소중한 관계를 오래도록 잘 유지하기 위해서는
서로를 지키기 위한 노력이 필요해.

 

 

서로에게 좋은 사람이기 위해 조심스럽게 다가가고 서로의 예민한 부분을 건드리지 않으며 타인을 생각하는 마음이 비슷하도록 노력하는 것, 그것이 관계의 시작이요 지속이며 끝이겠다. 따지고 보면 참 어려운 일 아닌가. 그래도 우리에게 저절로 마음이 그리되는 인연이 있으니, 참 다행이다 싶다^^

 

 

 

 


세상은 거짓투성이라는 생각에 빠져 절실하게 타임리프 하고 싶을 때도 있었다. 이건 혹시 가슴에 소원 하나, 폭탄 하나 간직하며 살아가는 나라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나고 나면 가끔 그리워지는 순간들, 되돌릴 수 없어서 참 소중한 일상이지, 싶지만 말이다.
"시간을 달리는 소녀"의 마코토가 타임리프를 한 지 얼마 되지 않았을 때 모든 일이 잘 흘러가는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 타임리프가 누군가에게는 이득이 되고 누군가에게는 해가 될 수 있음을 알게 되었으니 무작정 바랄 수만도 없겠다. 그렇다면 이 모순을 알아버렸으니 이제부터 우리의 좋은 날은 오늘인 걸로 외쳐볼까!

 

애니메이션 <시간을 달리는 소녀> 속 장면들에 덧입혀 사춘기와 우정과 사랑과 관계에 대한, 서툴렀지만 소중한 우리의 지난 기억을 소환하는 에세이 "미래에서 기다릴게". 가린 허윤정 작가의 감성과 함께 시간을 보내며 추억할 수 있어 좋았다.

 

출판사 지원도서를 직접 읽고 작성한 솔직한 후기입니다*

#미래에서기다릴게 #가린 #21세기북스 #에세이 #시간을달리는소녀 #감성에세이 #청춘에세이 #기억소환에세이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