착해지는 기분이 들어 - 영화와 요리가 만드는 연결의 순간들
이은선 지음 / arte(아르테)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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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은선 에세이 착해지는 기분이 들어

 

 

 

 

 

정이 든다는 건 무서운 일이다.

시간을 함께하며 추억을 쌓은 사람들은

순식간에 소중한 존재가 되어버린다.


일상을 갑자기 정리하고 어디론가 떠날 기회가 생겼다면, 아니 그걸 실행해 옮겼다면 나는 지금 어떤 모습으로 어디에 있을까? 늘 아침이 다 지나도록 뒹굴거리는 걸 꿈꾸는 내게 요리는 그다지 중요하지 않았다. 그저 입에 들어가 허기만 면해주면 되는 것, 때로는 배가 부르도록 채워지기만 하면 되는 것, 그것이 내겐 요리요 음식이다. 하지만 다른 누군가에게 요리란, 추억이고 행복이고 삶의 목표이고 어느 순간과 순간의 연결일 수 있겠다.

 

영화전문지 취재 기자를 거쳐 지금은 프리랜서 영화 전문기자로 활동하고 있는 이은선 저자는 자신을, 영화와 대중을, 영화인과 관객을, 때론 영화와 세상을 연결하는 과정에서 질문하고 기록하며 전달하는 사람이라고 인식하고 있단다. 특히 그녀는 수많은 영화 속에 등장하는 다양한 요리에 관심을 기울여 에세이 "착해지는 기분이 들어"에서 영화와 요리가 만나는 연결의 순간들을 그려낸다. 영화 자체가 그 시간을 함께했던 이들과의 추억일 수도 있고, 영화 속 요리가 두고두고 이야기 나눌 소재요 주제가 되기도 한다.
함께 영화를 보고 같은 추억을 공유하는 것만큼이나 소중하게도, 요리를 함께 하든 혹은 함께 먹든 그 시간을 함께하고 추억을 쌓으니, 이렇게 저렇게 함께했던 사람들은 모두 소중한 의미가 된다. 그런데 코로나19, 이 예상 못했던 변수로 언택트라는 단어가 활개를 치면서 아끼는 사람들과 모여 즐거움을 공유하고 따뜻한 식사를 함께하고 좋아하는 것들에 대해 즐겁게 이야기 나눌 수 있는 시간이 사라져버렸다. 긍정은 멀리 달아났고, 냉소는 가까이에 있었다. 하지만 이 와중에도 저자는 영화 속 음식을 떠올린다. 한 해 동안 잔뜩 위축되어 냉소를 택했던 저자는 이 영화 속 음식으로 조금이나마 녹아내린다. 물리적인 제약이 인간에게 반드시 절망만 뜻하지 않음을 깨닫는다.

 

 

 


누군가가 나를 멈춰 세울 때까지

마음을 다해 지속하고 싶은 것이 있다.

 

인생이 단맛이 필요한 순간들, 더럽고 치사하고 아니꼬운 순간들을 맞이했거나 피로가 몸과 마음을 지배하려 할 때 '단 음식'이라는 즉각적인 처방전을 내려 기분을 환기시켜주는 요리들, <먹고 기도하고 사랑하라>의 리즈가 편하게 살겠다고 선언하며 먹는 피자, 우리나라 대표 길거리음식이자 어쩌면 만만한 소울 푸드인 떡볶이, <시애틀의 잠 못 이루는 밤>에 등장하는 섹슈얼한 역사를 가진 티라미수, <가장 따뜻한 색, 블루> 속에서 사랑의 홍역을 앓기 전과 앓고 난 뒤의 파스타 볼로네제, 그리고 '라면 먹고 갈래요?'라는 대 유행을 불러일으킨 <봄날은 간다> 속 요리 등을 지나 언젠가 저자가 차리고 싶은 식탁에 이르기까지 끊임없이 등장하는 요리들과 그 요리들이 가지는 의미를 읽는 재미가 쏠쏠하다!

 

하나의 식탁 앞에 모여 앉든 혼자 앉든 요리를 두고 체온을 나누기도 하고 그리워하기도 하는 이야기를 풀어낸 이은선의 에세이 "착해지는 기분이 들어". 책 속 정성껏 차려낸 음식과 영화의 멋진 조합을 통해 지난 추억도 떠올려보고 앞으로의 추억도 만들어보는 시간 되길^^

 

출판사 지원도서를 직접 읽고 남기는 솔직한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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