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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너져 내리다 : 피츠제럴드 단편선 ㅣ 인류 천재들의 지혜 시리즈 7
프랜시스 스콧 피츠제럴드 지음, 김보영 옮김 / 이소노미아 / 2020년 5월
평점 :
피츠제럴드, 무너져 내리다(인류 천재들의 지혜 시리즈 7)
그들은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것을 위해 죽었지.
"위대한 개츠비"를 통해 고개를 절레절레 젓게 만든 이 남자, 스콧 피츠제럴드. 제1차, 제2차 세계대전 사이의 시기 그중에서도 1920년대 화려하고도 향락적인 재즈 시대를 배경으로 무너져 가는 미국의 모습과 ‘로스트제너레이션’의 무절제와 환멸을 그린 작가다. 그런데 이 단편선들 왜 느낌이 이렇게 다른 건지! 내가 그에게서 느낀 서정적 감정이 사그라들기 전에 얼른 몇 자 적는다.
저들은 스웨덴 사람들처럼 되고 있어요.
입센 식으로 점점 더 슬프고 우울해지는 거죠.
이 길고 긴 겨울 때문에요.
우선 피츠제럴드의 에세이와 단편소설들을 엮은 책 "무너져내리다"인 만큼, 그가 <에스콰이어>에 'The Crack-Up'이라는 제목으로 세 번에 걸쳐 연재한 자전적 에세이 '무너져 내리다'가 먼저 등장한다. 어쩌면 여기서부터 "위대한 개츠비"의 느낌이 탄생했는지도 모르겠다는 느낌을 받았는데, 왠지 토탁토닥 다독여주고 싶은 기분이었달까.
당신이 꽤 괜찮은 사람이라면 인생은 얼마든지 당신 마음대로 주무를 수 있습니다, 라고 당차게 내뱉을 정도로 자아가 강했다는 피츠제럴드는 이내 꼬리를 내린다. 삶은 지성과 노력, 혹은 그 두 가지가 적당히 뒤섞인 것에 쉽사리 굴복하곤 했습니다. 성공한 작가가 되는 것은 낭만적인 일처럼 보였어요. 영화배우처럼 유명해지진 않겠지만 오래 주목받을 수 있을 테고. 정치적, 종교적 신념을 가진 사람처럼 강한 권력을 가질 수는 없겠지만 훨씬 더 독립적일 게 분명하니까요. 물론 작가라는 직업의 특성상 만족이란 영원히 불가능하겠지요. 그렇지만 나는 결코 다른 일을 선택하지는 않았을 겁니다. 흔히 말하는 '잘나가는 사람'이었던 그가 대학 시절 말라리아를 겪고 난 후 모든 자리에서 밀려나며 자아를 잃어버린 이야기, 자신이 겪었던 좌절을 '무너져 내리다', '이어붙이다', '취급주의'를 통해 고백하며 작가의 길로 들어섰음을 공식 선언한다.
에세이가 끝나자마자 훅 들어온 피츠제럴드의 단편소설 6편. 스콧 피츠제럴드의 첫 번째 단편집 "말괄량이와 철학자들"에 수록되었던 초기 단편들 '머리와 어깨', '얼음궁전', '버니스 단발로 자르다'는 발랄하고 상큼한 느낌에서 점점 무겁고 암울하게 변해간다. 명문대 출신이었던 자신을 투영한 것인지 남자 주인공은 명문대생 출신에 묵직한 모습으로 그려지는 반면, 여자 주인공은 다채로운 심리적 변화를 보이고 직접 행동한다.
이제 남은 단편은 '겨울 꿈', '다시 찾은 바빌론', '잃어버린 10년'의 자전적 단편 세 편. 결과가 다른 위대한 개츠비라는 인상을 준다는 '겨울 꿈'부터 들여다보기로 한다.
네이버독서카페 리딩투데이 리꿍동아리 도서로 선정된 이소나미아의 인류 천재들의 지혜 시리즈. 그중 스콧 피츠제럴드의 단편선 "무너져 내리다"를 몹시 예쁜 이소노미아의 초판 한정 측면 컬러링판으로 만나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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