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이트블러드
임태운 지음 / 시공사 / 202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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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이트 블러드, 스페이스 오페라와 좀비 아포칼립스의 컬래버레이션

 

 

 

 

한 번도 죽기를 바랐던 적은 없다. 그러니까 가까이 왔을 때 물러서기만 하면 돼.

 

 

 

이건 영화다. 두말하면 잔소리지. 긴박감 최고로 상승시켜 마구 몰고 가다가 AI로 속도를 조절한다. 왜, 인간이 아닌 AI인가? AI가 오류 혹은 스스로 진화할 수 있는 무서운 세상의 예고일지 모른다. 작가의 의도가 무엇인지에 상관없이 나는 그것을 보았다.
좀비 바이러스, 특수 광견병 Z19가 창궐한 21세기 말, 모든 대륙에서 동시 다발적으로 창궐한 역병에 전 지구적 방역은 실패하고 만다. 대비책을 만드는 속도가 전염되는 속도를 도무지 앞지를 수 없었던 것이다. 코로나19 사태를 보는 듯해 두려운 마음에 더욱 몰인했을까.


살아남은 인류는 결국 지구의 환경과 가장 유사한 카난 행성으로 가기로 결정하고는 방주를 만들기로 한다. 그곳에서 만들어진 첫 번째 방주 우주선 게르솜에는 뛰어난 뒤뇌, 강한 면역력과 신체 조건을 타고난 자들만이 탑승할 수 있었다. 게르솜이 떠나고 40년 후 남아 있던 이들은 엘리에셀을 만들었고 대방벽이 무너진 날 발진했다.


그런데 먼저 도착해 카난 행성을 일구고 있을 줄 알았던 게르솜은 우주에서 발견된다. 엘리에셀의 통합 AI 마리는 게르솜의 AI 아론에게 메시지를 보냈으나 응답이 없자 일항사에게 제안해 백혈인간들을 깨운다. 개척 행성에서 일어날 수 있는 모든 폭력 사태에 대응할 수 있도록 신체 능력을 증강시킨 전투 병기 '이도'를 깨웠다. 최고의 총잡이 카디야, 인간 사냥꾼 출신의 보테로와 함께 게르솜으로 건너간 그들 앞에 펼쳐진 건 폭발 흔적과 낮은 산소 농도, 그리고 중앙관제실로 향하는 두꺼운 철문 사이로 쏟아지는 피비린내였다.


하지만 좀비 바이러스를 피해 죽을 힘을 다해 엘리에셀에 오를 자격을 얻었던 백혈인간들은 본격적인 죽음의 냄새에도 불구하고 돌아갈 수가 없다. 그들 몸에 흐르는 나노봇들이 AI의 명령 한 번으로 즉사 프로그램을 작동할 수도 있기 때문이었다. 결국 안으로 발을 딛는 세 백혈인간,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죽음의 근처만을 맴도는 거야. 그러면 절대 죽지 않을 수 있어.

 

 

 

한 가지 목적만을 위해 숱한 고난을 견뎌온, 한없이 사선과 가깝지만 절대 그 선을 넘지 않을 수 있는 감각을 지닌 사내 이도. 어떤 상황에도 낮은 심박수 덕분에 평정을 잃지 않는 총잡이 카디야. 아름다운 소년의 얼굴을 했지만 깐죽대는 사이코패스, 인간 사냥꾼 출신의 킬러 보테로. 묘하게 어울리는 조합의 세 백혈인간이 펼치는 우주공간에서의 활극이 너무 재미나서 엄청난 속도로 읽어내린 "화이트 블러드."


음, 연분홍색 피가 꿀렁꿀렁하고 흐를 것 같은 임태운 작가의 "화이트 블러드"를 읽으면서 우리나라 SF가 얼마나 영상화에 잘 맞게 발달했는지를 느꼈다! 눈앞에서 모든 상황이 머릿속에 그려지는 느낌에 책장을 마구 넘기는 손을 주체할 수 없었다.
선택받은 인류라는 꼬리표를 달고 게르솜에 탑승했던 이들의 선택과 순혈인간들에게 차별받고 무시당하는 쓰레기 인생 출신들의 백혈인간이 격돌하는 우주 피난선 게르솜으로, 지금 떠나보자.

 

리딩투데이 미스터피맛골 지원도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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