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Y : 세 편의 에세이와 일곱 편의 단편소설 인류 천재들의 지혜 시리즈 1
버지니아 울프 지음, 정미현 옮김 / 이소노미아 / 2018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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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지니아 울프, WHY(인류 천재들의 지혜 시리즈 1)

 

 


버지니아 울프의 작품은 난해하다고들 한다. 그래서 겁을 집어먹은 채 그녀의 에세이 세 편과 단편소설 7편이 담긴 이소노미아의 인문교양총서, 인류 천재들의 지혜 시리즈 중 "WHY"를 펼쳤더랬다. 글을 읽어가면서 나는 과연 어떤 느낌을 받았을까? 쉬운데? 역시 어렵군? 처음엔 후자였다. 그녀가 휘갈긴 대로 그녀의 의식을 따라 가자니 내 상상력의 한계를 느꼈달까. 역시 인류 천재라 할 만하군, 싶었다. 그리고 몇 편 읽어갈수록 그녀에 대한 일말의 동정이 일었다. 조금 그녀가 읽히기 시작했다.

 

 

 

 

그녀가 보이는 의식들은 어디서 비롯되었을지 궁금해 짧게나마 버지니아 울프의 일생을 보자니, 어머니가 사망한 후 13세에 정신질환 증세를 보였다고 한다. 이 정신질환 증세는 아버지의 사망 후 더욱 악화되었다고 하니 그녀를 직접 접해보지 않아 모르겠다만 현실생활이 순탄치 않았겠다.
그런데 이 외에 발견되는 바가 없다. 비평가들과의 모임을 가지고 유명잡지에 문예비평을 쓰고 정치평론가인 L.S. 울프와 결혼을 하고... 아무렇지도 않아 보이는 삶을 영위해 나가지만 그녀는 아무렇지 않은 게 아니었나 보다.

 

단편소설 <유산>에서 그녀는 남편에게 일기장을 유산으로 남긴다. 주위 사람 한 명 한 명에게 꼼꼼하고 세심한 유산을 남긴 것에 비해 남편에게 남긴 일기장은 무척 소박해 보이지만 그건 일기장을 읽기 전의 감상일 뿐, 정말 폭탄이었다. 일기장을 통해 아내의 비밀을 알게 된 남편, 그 심정은 얼마나 참담했을까.
게다가 그녀는 자신을 들여다보는 일도 서슴지 않는다. <거울 속의 여인>에서 그녀는 '그녀와 친분이 오래되었는데 정작 그녀에 대해 아는 게 별로 없다'고 고백한다. '오랜 세월 이사벨라를 알고 지냈는데 그녀에 관한 진실이 뭔지 말할 수 없다는 자체가 이상했다'고 말한다. 하지만 그녀는 아는 사람도 많았고 친구도 많았으며 수많은 만남과 약속을 가져왔다. 그런데 정원을 가꾸고 식사 약속을 위해 이동하면서도 그녀는 가면을 쓴 듯한 무심한 얼굴이었다. 이것이 그녀의 진실일지 가면 속 모습이 진실일지는 그녀도 몰랐음 직하다. 그녀는 방 안에 거울을 달아 두면 안 되는 법이라고 자조한다. <초상> 속 많은 초상만큼이나 <거울 속의 여인>은 다양한 면모를 보인다.
그녀는 남들 눈에 하잘것없어 보이는 것들을 귀히 다루고(<견고한 것>) 우리 생각이란 게 얼마나 쉽게 새로운 대상으로 우르르 몰려가는지를 개미 떼가 지푸라기 하나를 세상없이 열정적으로 옮기다가 금세 놓고 가 버리는 것에 비유하고(<벽에 난 자국>), 긴 세월 동안 서로를 찾아 헤매는 꿈을 꾼다(<유령의 집>).

 

세 편의 에세이가 먼저 실려 있는데 나는 왜 소설부터 언급했을까! 소설이 훨씬 쉬워서다. 그래서 버지니아 울프의 작품모음집 "WHY"를 읽는 나름의 팁을 주자면, 뒤쪽의 소설부터 읽어라 정도! 그러다 보면 우리가 어느 중고 서점을 슥 훑어보다가 이름 없이 사라져 간 누군가와 변화무쌍한 깜짝 우정을 나누는(<런던 모험, 거리 유랑하기>) 기분을 버지니아 울프와 함께 누릴 수 있을 수도 있다^^
이소노미아의 인류 천재들의 지혜 시리즈, 그중 1권 끊임없이 '왜?'라는 물음이 나오지 않고는 못 배기는(<왜>) 삶을 살아간 버지니아 울프의 작품 모음집 "WHY"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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