좡좡 로맨스 판타지, 소녀 화불기

[세트] 소녀 화불기 1~2 - 전2권
좡좡 지음, 문현선 옮김 / 북로드 / 2020년 10월

좡좡 로맨스 판타지, 소녀 화불기

나는 그 말을 하지 말았어야 했어요. 당신을 좋아한다고.
그랬다면 당신이 이렇게 날 전염병 피하듯 떠나가지는 않았을 텐데.

절벽에서 떨어졌는데 고대 중국에서 다시 태어났다? 화불기가 그랬다. 현대 중국에서 꽃 파는 소녀에 소매치기였던 고아 화불기는 사기 결혼 건으로 도망치다 절벽에서 굴러떨어진다. 어쩌면 사고였고 어쩌면 고단한 삶을 끝내고자 일부러 놓은 손, 그런데 이게 웬일인가. 타임슬립으로 고대 중국에서 거지 화구가 주워온 아이로 다시 태어난다. 따뜻한 집이 없다는 건 전생과 다를 바 없지만 지금은 자신을 목숨처럼 아껴주는 화구 아저씨와 함께라 다행이다. 화불기는 이번 생에서는 자신만의 완전한 삶을 살겠노라 결심한다.
갑작스레 화구 아저씨가 얼어죽고 졸지에 혼자가 된 불기의 소중한 개어미를 죽인 운랑, 칠왕야의 핏줄을 찾아 불기 앞에 나타난 막부세가의 막약비, 칠왕야의 아들인 세자 진욱, 그리고 위기에 처한 불기를 구해주는 연의객까지. 연이어 여러 인연이 등장하면서 불기의 삶에 거센 바람이 휘몰아친다. 이 와중에 타임슬립으로 이 시대에 다시 태어난 건 자신만이 아님을 깨닫는 화불기. 전생에 그녀를 철저히 이용해왔던 산 오빠가 부귀한 명문세가의 후계자 막약비로 다시 태어난 것이다. 막약비는 불기를 만난 순간 왠지 낯설지 않은 감정을 느끼지만 불기는 다시 얻은 자신의 삶에 그가 개입하지 못하게 하기 위해 전생의 인연이었음을 티나지 않게 조심한다.
여전히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삶이지만 불기는 자신의 전생에 산전수전을 다 겪은 경험을 살려 꿋꿋이 살아가려 한다. 그런데 열혈 미소년 운랑은 불기에게 향하는 마음을 감추지 않고, 진욱은 자신의 어머니 대신 아버지의 사랑을 차지한 여인 설비가 낳은 불기를 못마땅해하고, 막약비는 왠지 애틋한 마음이 들어 불기에게 최대한 잘해주고 싶어 하며, 연의객은 자신의 몸을 아까지 않고 불기를 구하기 위해 애쓴다. 불기는 자꾸만 목숨을 위협받는 와중에 연의객에게 사랑을 느끼지만 연의객은 자꾸 그녀를 멀리하기만 한다. 한편 신분의 비밀이 벗겨진 불기를 차지하려는 또 하나의 인물 비열한 동방석이 등장하니 그야말로 남자복이 터졌다고 해야 할까, 아니면 지지리도 운이 없다고 해야 할까! 불기는 이제 어떤 삶을 살아가게 될 것인가?

'세상 모두가 널 버린다 해도 나는 널 버리지 않는다'라는 의미의 이름 '불기'는 입에 착 달라붙지도 않고 애틋한 판타지로맨스 여주인공 이름으로는 딱히 어울리지도 않아 보이지만, 피곤한 인생살이에도 끝내 자신의 삶을 추스리는 여주인공의 이름으로서는 그야말로 합격이다. 불기는 자신의 이름을 스스로를 포기하지 않는다는 의미로 받아들이고 스스로를 사랑하기로 마음먹는다. 버려도 버려지지 않는 꽃, 소녀 화불기. 중국드라마원작소설인 좡좡의 타임슬립 로맨스 판타지, 마지막까지 사건이 이어져 정말 고단한 인생이었지만 강단을 보여준 소녀 화불기에게 토닥토닥을 건네고 싶다.

리딩투데이 지원도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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