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산토월 - 이문구 대표중단편선 문학동네 한국문학 전집 4
이문구 지음 / 문학동네 / 201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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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산토월, 이문구, 문학동네 한국문학전집 004

 

 

 

 


성년이 된 작가가 유년기를 보낸 고향의 모습과 전쟁의 혼란에 떠밀려진 순박한 농민들의 인생유전을 실화를 토대로 담담하게 펼쳐 보인 회상 중심의 연작 이야기 "관촌수필" 1(일락서산), 3(행운유수), 4(녹수청산), 5(공산토월)를 위시한 이문구 작가의 대표 중단편이 담긴 문학동네 한국문학전집 003 "공산토월"을 만났다.
충청도 사투리와 1인칭 독백체, 처음엔 한 페이지 넘기기가 버거웠는데 계속 읽자니 참 재미지다. 특히 연작소설 "관촌수필" 중 관촌마을의 생활사에 대한 기록이 주를 이룬 수록작들에서 작가의 추억담과 함께 집요한 서사와 묘사가 어찌나 끈질긴지, '수필'이라 제목 붙인 이 소설은 기록만으로도 보존 가치가 있다고 생각했을 정도이다.

 

 

 

 

 

 


세상은 눈이 그 속도를 쫓느라 돌아갈 듯 휙휙 변하고 있다.이런 디지털 세상에서 웬 아날로그적 감성이냐, 라는 생각이 들 틈이 없이 이문구 작가의 "공산토월" 속 묘사와 서사를 좇느라 반갑고 기쁘다.
오랜만에 성묘를 하려고 고향을 찾은 주인공은 고향 곳곳을 둘러보며 회상에 젖는다. 묘 앞에서 환상으로 만날 정도로 강렬한 조부는 '나'의 인격형성에 얼마나 큰 영향을 끼쳤는지를 보여주는 장치일 터. 게다가 좌익사상으로 '나'의 조부와 대립하던 지하조직 총책 아버지까지 모두 3대에 걸친 가족사가 '나'의 어린 시절 고향풍경에 스며들어 펼쳐진다.

 

 


하지만 모두가 꿈이었다. 나는 해거름녘에 들른 길손처럼, 땅거미가 깃들이는 추녀 밑에 하염없이 서 있을 뿐이었다.

 

 

 

 


빗낱(낱낱의 빗방울), 밑뜸(아래뜸, 아래쪽에 위치한 마을), 구렁찰(늦게 익는 찰벼), 알겨먹다(남의 재물 따위를 좀스러운 말과 행위로 꾀어 빼앗아 가지다), 바심하다(곡식의 이삭을 떨어서 낱알을 거두다), 애잇(애벌), 새양(생강), 말쉬바위(곡마단)...
다 주워섬기기도 어려울 만큼 모르는 단어가 우수수 쏟아지는 이 책 속에서 반가운 노랫가락 하나 발견하니, 울아빠 즐겨부르시던 나그네설움이다.

 

 


오늘도 걷는다마는 정처 없는 이 발길
지나온 자죽마다 눈물 고였다!
선창가 고동소리 옛님이 그리워도
나그네 흐를 길은 한이 없어라

 

 


한국적 농민소설의 전범으로 평가되는 "관촌수필", 이만큼을 읽은 것만으로도 뿌듯하다. 그 유명한 "관촌수필"이라는 타이틀을 중단편작품선의 표제로 삼지 않고 "공산토월"을 제목으로 지은 연유는 연작 가운데 가장 감동이 큰 작품으로 평가되기 때문이겠으나, 나는 앞편들에 더 정감을 느낀다.
문학동네 한국문학전집 003 이문구 작가의 "공산토월", #네이버독서카페 #리딩투데이 #함시도 로 만나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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