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밥바라기별 - 황석영 장편소설 문학동네 한국문학 전집 2
황석영 지음 / 문학동네 / 201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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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밥바라기별, 황석영, 문학동네 한국문학전집 002

 

 

 

 

 

 

 


살인청부업자 같은 느낌이랄까, 칼이면 칼, 총이면 총을 잘 다루면서도
비실비실 엑스트라처럼 보이는 등장인물, 바로 준이었다.

 

 

 

 

 

 

 

4.19혁명 당시 준의 친구는 길을 걷다가 총 맞아 죽는다.
아무 이해관계 없던 어린 사춘기 소년은 왜 총을 맞고 쓰러졌을까.
그러잖아도 태동하던 준의 사춘기는 지독한 방황으로 방향을 잡는다.

 


꼭 학교를 다니고 졸업을 해야만 하겠냐?
나중에 내키면 그때 가서 혼자 공부하면 안 될까?

 

 

준은 고등학교를 자퇴하고 무전여행을 통해 새로운 방식으로 세계를 읽어보고자 했다.
결국 '학교는 아이들의 개성을 사회적으로 거세하는 임무를 위하여 세상에 나타났다'는 내용의
자퇴 사유서를 제출한 준은 이 방황의 시기에 침잠,
'나의 집인 내 몸 저 깊은 곳으로 가라앉아가는 시간'을 통해 성장한다.
훗날 준은 대학에 진학해 시위를 하다 유치장 신세를 지고
거기서 만난 장씨와 지방으로 떠돌면서 오징어잡이며 공사판 등을 경험하고
대학생으로서가 아닌 다른 삶을 이해하기에 이른다.

 

 

 

 

 

 

 

 

이 짧은 밤의 여행은
군인이 되기 전 나의 온갖 외로움과 방황을 모아놓은 것과도 같았고,
언제나 취해 있거나 흐리거나 비 오는 날 같았던 육십년대의 축축한 습기가 배어 있는 듯했다.

 

 

 

아주 못생긴 광대가 줄이 끊어진 거문고를 내동댕이치고 노래로부터 놓여난 것처럼
준은 세상에 대한 허무주의에 빠져 자살을 시도한다.
그리고 깨어난 후 이제 베트남으로 파병을 떠나기로 결정을 내린다. 참전이다.

출국 전 오랜만에 집에 들른 준은 사춘기 때부터 인연을 맺어온 친구들
영길, 인호, 상진, 정수, 선이, 미아를 떠올린다.

 

 

 

세월이 무슨 재물 같은 거냐?
뒷전에 쌓아두고 허비하는 게 아니라구.
오히려 아무것도 없는 지평선에 꽃밭을 가꾸는 거다.

 

 


황석영, 그 이름 석자만으로도 묵직한 느낌이 전해온다. 왜지?
황석영의 "개밥바라기별"은 여섯 친구의 시점과 준의 시점이 13개 장으로 교차하고 있다.
이 소설 속에서 작가는 자신의 청춘시절의 방황과 성숙의 과정을 고스란히 드러낸다.
준과 다른 친구들의 사정을 통해 문득 다시는 소년으로 돌아갈 수 없는 처지에 이른다.
그래서 "개밥바라기별"을 자전적 성장 소설이라고 한다지.

 

 

 

아버지 세대는 살아남기 위해 동시대의 자기 또래들을 서로 해코지했으니까.

 

 

 

아버지 세대뿐이랴, 준의 친구도, 모르는 누군가도
길을 걷다가 총 맞아 죽고 억울한 일을 당해 죽고 복수하고 그로써 또 죽음을 일으킨다.
서로의 이익을 추구하느라 서로를 해코지해댄 셈이다. 전쟁이나 다를 바 없었다.
일찌감치 길이 갈린 어린 신사들과도 차이는 극명했다.
저들은 '드러내지 않기'로 노골적으로 사회 상층을 향해 나아갔고
사각 링에 딱 갇혀 무지하게 외로운 상태를 즐기느라 권투를 좋아했던 준은
그렇게 자신의 삶을 살아낸다.

 

 

사는 게 다 길이 다르지요.
나야 뭐 높은 사람이 되거나 그럴 생각 없으니까.

 

 


어디에서나 기억은 거기 있는 사람과 함께 남는다,고 황석영의 "개밥바라기별"은 말한다.
준과 여섯 친구의 청춘 시절의 방황을 가득 담아
당시 사회의 모순과 하나하나 소중한 사람들의 가치를 더듬어가는 이야기.
#네이버독서카페 #리딩투데이 #함께읽는시리즈도서 #함시도 에서 만난
문학동네 한국문학전집 002 황석영의 "개밥바라기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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