늑대의 왕
니클라스 나트 오크 다그 지음, 송섬별 옮김 / 세종(세종서적) / 2019년 12월
평점 :
절판


늑대의 왕, 벨만 누아르 삼부작 첫 번째 이야기

 

 

 

 

 

아, 이런!

이건 처음부터 영화 원작이라는 타이틀을 노렸음이다.

시대적 배경이 무려 1793년, 프랑스에서 혁명의 바람이 불고

스웨덴의 전제군주 구스타프 3세가 총격당해 죽은 지 1년 후다.

갑작스레 왕위에 오른 어린 왕은 무능력하고

그를 조종하는 섭정과 귀족들은 사리사욕에 눈이 멀어 있는 시기,

러시아와의 오랜 전쟁은 서민들의 경제를 파탄에 이르게 했고

그들의 발 아래 쌓인 분뇨는 다시 그들 자신의 발에 달라붙어 삶을 끔찍하게 만들었다.

술에 취하지 않은 자가 누구랴, 트라우마에 시달리지 않는 자 누구랴.

모두 다 알코올의존증에 살아남기 위해 몸부림치는 일상의 환자들이었다.

 

 

 

 

 

이 와중에 파트부렌 호수에 떠오른 시체.

그걸 건지러 스톡홀름의 오물이 모이는 더러운 호숫물에 뛰어든 방범관 미켈 카르델은

팔다리가 몽땅 절단되고 눈도 없고 이도 없고 혀도 잘린 금빛 머리키락의 시체에 묘한 감정을 느낀다.

명석한 두뇌를 지녔지만 요령을 부리지 않아 외톨이로 지내는 법관 세실 빙에가

치안총감의 요청으로 이 사건을 비밀리에 수사하면서 카르델과 협력하기에 이른다.

마치 불과 얼음 같은 성정의 두 사람, 싸움꾼 카르델과 이성주의자 빙에는

사선을 넘나들며 우정 비슷한 것이 생기지만

빙에는 이미 폐결핵을 선고받아 죽을 날이 얼마 남지 않은 신세.

게다가 치안총감은 상부의 미움을 사 자리에서 쫓겨나기 직전이다.

그런데 정말 이 공들인 사지절단 시체는 누가, 왜 저지른 짓일까?

사건에 한 발 다가간 카르델은 죽기 직전까지 얻어터지고 겨우 도망친다.

빙에 역시 사건의 배후를 짐작했지만 그에게도 위협이 다가오는데...

 

 

 

 

 

 

 

 

 

술수와 계략이 난무하는 도시의 늑대들은 속내를 감춘 채 물어뜯을 기회를 노리고

토끼들은 나락으로 떨어지지 않으려고 발버둥치다가 더 깊은 지옥으로 끌려들어간다.

그 깊은 지옥의 정점에 웅크리고 있는 늑대 중의 늑대.

모든 것이 그의 조정인 걸까?

 

오랜만에 새로운 느낌의 추리 미스터리 스릴러를 만나니,

빽빽하게 채워진 엄청난 분량의 글을 금세 읽고 말았다.

미켈 카르델이 등장하는 '벨만 누아루' 삼부작 중 첫 번째 소설 "늑대의 왕".

니클라스 나트 오크 다그의 데뷔작이라니, 이 작가 좀 눈여겨볼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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