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국보다 낯선 오늘의 젊은 작가 4
이장욱 지음 / 민음사 / 201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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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음사 오늘의 젊은 작가 04 천국보다 낯선, 이장욱












시체라니, 엊그제까지 살아 움직이던, 살과 피를 가진,
우리의 기억 속에서는 여전히 고요한 공기 같은 그녀가 아닌가.




A & & & & .
같은 대학 영화 동아리에서 만나 한 시절을 함께한 한때의 '패밀리'.
함께 수업을 듣고, 함께 밥과 술을 먹고, 함께 공부를 했던 사이.
그런데 서른세 살 무렵을 지나던 중 한 사람이 사라졌다.
빨간색 마티즈 또는 푸른색 아토즈를 탔던 A였다.

 

 

 

 

 


애널리스트 김과 동화를 쓰는 정은 부부가 되었다.
오퍼상을 한다는 염과 대학에서 사회학을 가르치는 최.
각자 근사한 겉모습을 하고 있는 그들 모두가 사랑했던 A
늦은 겨울 어느 날, 교통사고로 죽었다.

A의 소식을 들은 나머지 패밀리들은 장례식장으로 가기로 한다.
함께 조문하기로 했던 염은 장례식장이 있는 곳 터미널에서 기다리겠다고 하고
정과 김과 최는 한 차에 올라 조문길에 동행한다.
그런데 이 조문길, 왠지 수상하다.
방금 전 라디오 뉴스로 보도된 고속도로 교통사고가
죽은 친구를 찾아 달려가던 그들 앞에서 지금 막 벌어진다.
뭐지? 사고가 나기 전에 뉴스가 먼저 나오다니?

계속 진눈깨비가 내린다.
그제야 김은 우회하기 위해 인터체인지도 접어들어 국도를 달린다.
차가 거의 다니지 않는 밤의 국도, 내비게이션이 신호를 잡지 못하고
길이 아니라고 표시된 곳으로 차가 달린다.
그리고 죽은 A로부터 그들 모두에게 각각 다른 문자메시지가 도착하는데...
휴대전화가 신호를 잡지 못하는 곳에서도 문자메시지가 올 수 있는가!



길고, 어둡고, 정지할 수 없는 터널이었다.
터널이란 참으로 알맞은 인생의 비유가 아닌가, 나는 생각했다.
입구가 있고, 출구가 있다.
입구와 출구의 사이는 일직선이다.
샛길이나 갓길 같은 것은 없다.
말하자면 출생이 있고, 죽음이 있을 뿐이다.
샛길이나 갓길 같은 것은 없다.
인생은... 터널이다.





자신이 쓰는 등장인물들의 시선을 느낀다고 고상한 고백을 했던 정은
실제로는 A가 쓴 문장들을 그대로 따라 쓰는 소설가였다.
A의 것이었던 남자마저 남편으로 삼았다.
애널리스트라는 전문직에 종사하는 김은
불법 주가조작, 사설도박장, 경마장, 보험사기에 연루되어 있었고
대학에 남아 학생들을 가르치는 최는 시스템 바깥에서 이상을 쫓기를 포기하고
집권당 현직 국회의원의 비서직이 되기 위해 줄을 잡은 참이다.




세계는 일종의 연극 무대다.
자신이 자신을 연기하는 무대.
누구에게나 자신의 배역이 있고, 자신의 장르가 있다.




두 남자와 한 여자의 여행을 통해 아메리칸드림의 허상을 꼬집은
동명의 영화 "천국보다 낯선"이 있다.
영화 속에 나온다는 흑백 화면과 롱테이크, 잦은 암전 등의 기법을
이장욱 작가는 김과 최 두 남자와 정이라는 한 여자를 등장시킨
"천국보다 낯선"이라는 제목의 소설 속에 고스란히 사용한다.
권태롭다가 섬뜩하고 자조적이며 초현실적인 느낌이 다 들어 있다.
죽기 얼마 전 A"천국보다 낯선" 영화를 만들어
자신의 장례식에 올 멤버들에게 보여주기까지 한다.
, 그녀가 죽었던가?
혹시 그랬던가?
이게 모두 연극이었던가?

A가 짜놓은 극본 속이었던가?




전형적인 추리소설이 다 그렇듯이
범인은 의외의 곳에 있었다.




마지막에야 등장하는 염은 독백이 아니라 더 섬뜩하다.
이 소설에 숨어 있는 진실을 알려주는 것일까?
로드 무비의 형식을 빌린 공포 소설, 소설 속에 동명의 영화를 품은 메타 소설

#네이버독서카페 #리딩투데이 #함께읽는책
오늘의 젊은 작가 04 이장욱 작가의 "천국보다 낯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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