걱정을 잘라드립니다 - 하버드 교수가 사랑한 이발사의 행복학개론
탈 벤 샤하르 지음, 서유라 옮김 / 청림출판 / 201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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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 벤 샤하르가 걱정을 잘라드립니다






걱정은 자르고, 인생은 다듬고, 불행은 펴고, 우울은 씻겨드립니다



 

 



살면서 행복하다고 느끼는 날은 얼마나 될까?
우리 딸은 행복하다는 말을 유난히 자주 하는 아이였다.
내 친구들은 도대체 애한테 무엇을 주입시켜서 저러는 거냐고 장난치듯 묻곤 했을 정도.
잘 자서, 음식이 맛나서, 영화가 재미나서, 음악이 좋아서, 같이 있어서,
심지어 시험을 잘 봤든 못 봤든 끝났으니까....
뭐든 갖다 붙였던 아이였는데
작년 실기를 보러 다니면서부턴
아이의 입에서 행복하다는 말이 별로 나오지 않았다.
아이의 행복을, 그 중얼거림을 앗아간 건 뭘까?
뻔히 알면서도 나는 대답을 하지 않는다.
대답하노라면 그 책임을 몽땅 내가 감당해야 할 것만 같다.




"그럼 당신을 채워주는 건 뭔가요?"
"바로 여기에 있는 작은 것들이요.
저 위도 아니고, 저 바깥도 아니고,

바로 여기 있는 것들이요."



세계 3대 명강의 중 하나로 꼽히는
하버드대학교 행복학 강의를 진행하는 탈 벤 샤하르.
그도 몰입했던 일이 끝나면 허탈함에 방전된 자신을 느낀다고 한다.
아마 지금 내 아이도 그런 기분이겠지
탈 벤 샤하르는 자신의 피로를 풀고 불안함을 달래고 행복을 충전하는 장소로
대화와 웃음이 끊이지 않는, 집 근처 아비의 이발소를 꼽았다.
손님의 머리카락을 자르고 다듬고 풀고 씻겨주는 이발사 아비.
이야기꽃을 피우는 손님들에게 편안한 휴식과
따뜻한 위로와 뜻밖의 깨달음을 제공하는 그에게서
탈 벤 샤하르 역시 행복학개론을 듣는 셈이다.

 

 

 




 

 


빨리 움직이는 것도 중요하지만,
울타리에 기대어 기다리는 것도 중요하지요.
기다린다는 건 쉬운 일이 아니고,
때로 적지 않은 비용이 들죠.
하지만 반드시 필요한 일이에요.




성공한 이들이 만든 법칙에 따르는 게 당연하다고 생각했던 탈 벤 샤하르에게
아비는 실패하고 좌절을 겪을 수도 있지만 자신이 생각한 대로 움직이는 게 좋겠다며
도움을 거절한다.
여기서도 새로운 깨달음을 얻는 탈 벤 샤하르
깨달음을 주는 사람이나 받는 사람이나 참 대단하다 싶다.




사람 사이에 손길을 주고받는 일이 날로 줄어들면서,
우리는 말 그대로 '손끝으로 행복을 전할 수 있는' 기회를
점점 잃어가고 있다.
상대방을 만지는 행위의 장점은
그것이 언제나 양방향 커뮤니케이션이라는 점이다.
만진다는 것은 내 손끝에 있는 상대와 닿는다는 것이다.
우리는 주는 만큼 돌려받는다.




 



바다에 떠다니는 배에 방향을 알려주는 등대처럼
늘 돌아갈 곳이 있다는 것을 알려주고 빛을 비추어주는 존재로서의 아비의 이발소에서
사람들은 성장, 너그러움, 침묵, 치유에 대한 실용적 지혜를 배운다.



사랑의 허들을 조금 낮춘다고 해서
사랑의 가치나 존재 의미가 떨어지는 것은 아니다.




인간은 누구나 인생의 등대가 필요하다고 말하는 아비와
그의 말에 격하게 공감하는 탈 벤 샤하르의 실용적 지혜를 담은 이발소 대화록
"걱정을 잘라드립니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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