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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와 아들의 교향곡 - 음악에 살고 음악에 죽다
금수현.금난새 지음 / 다산책방 / 2019년 11월
평점 :
아버지와 아들의 교향곡, 음악에 살고 음악에 죽다
아버지와 함께 써내려간 삶과 음악 이야기!
수많은 지휘자 중에 내가 알고 친구가 알고 주변 많은 이가 알고 있는
최고의 한국인 지휘자로 꼽히는 금난새.
그가 자신의 아버지 금수현 탄생 100주년을 맞아 애틋한 사부곡을 지휘한다.
일제강점기를 살아야 했던 작곡가 금수현은 돈키호테 같은 면이 있는 분이었단다.
게다가 유머감각이 뛰어나 입을 열면 금난새 형제들은 웃기 바빴다고.
예를 들자면 이런 거다.
"아이고, 시저도 죽고 나폴레옹도 갔고... 나도 요새 몸이 안 좋다."
이런 발언으로 자신을 시저나 나폴레옹 급으로 격상시키는 아버지.
탁구부 주장이었으면서도 만날천날 수비만 하느라 우승을 못해봤다는 일화도 있다.
아참, 그런데 작곡가 금수현에 대해 나는 아는 바가 많지 않다.
아마 친구도 그럴 테고 주변 많은 이가 그러지 않을까 조심스레 짚어본다.
금수현은 가곡 <그네>를 작곡했는데 그 노랫말은 장모 김말봉 님의 시였다고 한다.
'세모시 옥색치마...'로 시작되는 가곡 말이다.
그러고 보면 금난새는 작곡가 아버지의 피도 이어받고 시인 외할머니의 피도 어머니를 통해 이어받았을 테니
그야말로 예술적 기질이 충만한 게 놀라운 일도 아니겠다.
게다가 금난새가 아버지를 위트가 뛰어났던 하이든에 비유했으니
아버지의 공명정대함과 유머러스한 면까지 이어받았다면 유후~
소개를 읽지 않고 제목만 본 채 선택했던 책이라 처음엔 당,당,당황스러웠다.
아버지가 연재한 칼럼을 모아 펴낸 책 "거리의 심리학"에 담겼던 100편의 글 중 75편과
금난새가 새롭게 쓴 25편의 글을 묶어 총 100편의 에세이를 내놓으니
"아버지와 아들의 교향곡: 음악에 살고 음악에 죽다"이다.
공통의 일을 가진다는 게 이렇게 보니 얼마나 멋진 일인가.
나도 하나뿐인 내 딸과 같은 일을 두고 도란도란 이야기 나누는 꿈 좀 꿔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