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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아주 큰 침대 ㅣ I LOVE 그림책
분미 라디탄 지음, 톰 나이트 그림, 마술연필 옮김 / 보물창고 / 2019년 12월
평점 :
엄마는 누구 거야? 아주 아주 큰 침대
우린 둘인데 엄마는 하나뿐이니 힘든 결정을 해야 되잖아요!
아이는 언제부터 혼자 자는 건가요?
우리는 아이가 5세 6세가 되어도, 심지어 초등고학년이 되어서도
엄마아빠와 함께 자곤 했어요.
이건 가족이 많고 방은 많지 않은 데서 온 문화이기도 하고
아이를 따뜻하게 돌본다는 의미였다고도 생각해요.
제 아이는 그래서 독립이 좀 늦어졌는데요
중1때 독립했지만 지금도 가끔 안방 침대에 와서 뒹굴다가 자곤 합니다.
(고3 실화 ㅋㅋ)
태어나면서부터 부모와 떨어져 자는 습관을 들이는 서양인들이 보면 오마이갓,
우리 아이 어렸을 적 표현으로 하자면 "엄마가"^^
"아주 아주 큰 침대"의 주인공도 고민에 빠졌어요.
낮에는 어부바 장인이 되어 놀아주는 아빠가 최고지만
밤이면 혼자 자라고 하는 아빠가 밉습니다.
멋진 바다 물고기 조명이 지켜줄 거라고요?
아니에요, 아니에요.
조명들이 만들어내는 그림자 때문에 어둠이 더 무서운 걸요.
지금 있는 침대에서 같이 자기엔 두 명이 적당하다고 생각하기에
엄마 옆 자리를 차지하기 위해 미묘한 신경전을 벌이던 아이는 아빠를 설득하기로 해요.
사실 아이에게 엄마가 있는 것처럼 아빠에게도 엄마가 있잖아요.
할머니 말이에요.
그러니 아이는 '엄마는 내 거'라고 당당하게 주장할 수 있어요.
아이는 결국 세 사람 모두에게 만족스러울 해결책을 생각해냅니다.
바로 '아빠를 위한 특별한 간이침대 마련'이었어요.
아주 아주 큰 침대에서 밀려나 간이침대로 가야 할지로 모르는 아빠는
이제 울상이 되고 말았지요.
아이는 선심 쓰듯 말해요.
아침엔 아주 아주 큰 '우리' 침대로 다시 와도 된다고요.
하지만 아무도 깨지 않게 조용히 와야 한다고도 덧붙이죠.
이런이런, 정말 아빠는 간이침대에서 자야 하는 걸까요?
우리는 어른들이 말씀하시면 다소곳이 앉아 경청해야 한다고 배웠어요.
아이가 떼쓰고 투정부리면 안 된다고 말이지요.
하지만 "아주 아주 큰 침대"의 주인공의 설득 작전에
엄마도 아빠도 진지하게 귀 기울여줍니다.
아이의 논리가 옳고 그르고는 중요하지 않아요.
일단 아이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주는 거죠.
우리에겐 고민거리가 아닐지라도
아이에겐 자기 세상을 지키기 위한 문제일 수 있으니
공감하는 자세, 포용하는 자세로 아이의 고민을 함께하고
적극적으로 대화하며 함께 문제 해결을 위해 노력하는 것,
이 정도면 아이는 건강한 내면을 가지고 성장할 수 있겠지요^^
캐나다에서 육아 정보 및 상담을 제공하는 블로거 분미 라디탄의 글에
영국의 그래픽 디자이너이자 일러스트레이터 톰 나이트의 그림이 만난 유아창작동화
"아주 아주 큰 침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