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스트 러브 소설Q
조우리 지음 / 창비 / 201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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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Q 라스트 러브, 그 시절 우리가 사랑했던 우리

 

 

 

 

 

 

 

정말 전속력으로, 온 힘을 다해서 달려오고 있었으니까.
화살이 날아오는 것처럼.
과녁이 된 기분이었는데, 그게 왠지 좋았다.
이 세상 어딘가에서
한 사람만은 반드시 자신을 향해 달려고 있다는 믿음.

 

 

 

 

데뷔 5년차 아이들그룹 '제로캐럿'.

이제 처음이자 마지막 콘서트 '라스트 러브'를 앞두고 있다.

원래 5인조였던 제로캐럿은 3년 만에 지유와 재키카 탈퇴해

마린을 새 멤버로 맞아들였다.

4인조 그룹이 된 제로캐럿은 그로부터 2년 후, 단독콘서트를 끝으로 해체한다.

가장 인기 많은 다인과 가장 늦게 합류한 마린은 회사에 남고,

나머지 두 멤버는 계약을 연장하지 않는다.

 

 

 

 

 

 

 

 

다인이 친구 준을 위해 추었던 춤은

동영상에 담겼다가 다인과 준을 제로캐럿이 되게 했다.

아이돌은 만능이어야 한다는 사장의 말에

다인은 연기를, 준은 작곡수업을 받았고

모든 멤버가 중국어와 영어를 배웠으며 성대모사와 시사상식을 익혔다.

다인은 늘 집중 조명을 받았고 준은 늘 그 뒤에서 그녀를 바라보며 살았다.

그런데 준은 모든 걸 잘했다. 노래, 춤, 작곡, 무대 퍼포먼스 구성,

뮤직비디오 아이디어를 내고 앨범 재킷 사진도 찍었다.

'라스트 러브'도 준이 작곡한 것이었다.

이 정도면 진짜 만능인데 사실은 열심히 한 거였을 뿐 잘한 건 아니었다는 평가가 남았다.

마린이 합류한 뒤에야 준은 그것을 깨달았다.

서서히 멤버 간에 불화가 나타나는 걸까?

사실은 준의 마음이 다인에게서 마린에게로 움직인 걸까?

 

아이돌 그룹의 이야기로만 그치나 싶지만 여기 팬들이 등장한다.

그들을 지켜보는 무수히 많은 팬, 그중에 파인캐럿과 온리마린이 있다.

파인캐럿은 제로캐럿 멤버들을 주인공으로 내세운 팬픽을 쓰고

온리마린은 왠지 마린을 밀어내는 듯한 준을 향해 적개심을 불태운다.

 

그리고 지금, 제로캐럿의 처음이자 마지막 콘서트 시작 1분 전.

네 명의 제로캐럿을 태운 리프트가 서서히 무대를 향해 올라간다.

 

 

 

 

 

 

 

 

 

 

 

문학과 예술을 편견 없이 봐야 한다는 의무감에도 불구하고

BL이든 GL이든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 편이라

레즈비언 서사로 진행되는 일곱 편의 팬픽에 좀 불편했다.

본편에서는 쇼 비즈니스라는 냉혹한 현실을 조명했다고 하나

팬픽과 교차 진행되는 본편 역시 교묘히 레즈비언 서사를 풍긴다.

 

아이돌로 다듬어지는 과정과 아이돌로 인정받지 못하는 아픔이

팬픽의 강렬함에 묻혀 약간 서글픈 책,

조우리 작가의 f(x)에 대한 팬심과 덕질을 보여주는

동성애 품은 액자소설 "라스트 러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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