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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라지지 않는 노래 ㅣ 에프 영 어덜트 컬렉션
배봉기 지음 / F(에프) / 2019년 10월
평점 :
사라지지 않는 노래 우리의 가슴에서 가슴으로 흐르기를
남태평양의 이스터섬에서 펼쳐지는 슬픈 이야기
우리는 말 안하고 살 수가 없나 날으는 솔개처럼 권태속에 내뱉어진 소음으로 주위는 가득차고
푸른 하늘 높이 구름속에 살아와 수많은 질문과 대답속에 지쳐버린 나의 부리여
스치고 지나가던 사람들이 어느덧 내게 다가와 종잡을 수 없는 얘기속에 나도 우리가 됐소
바로 그때 나를 비웃고 날아가 버린 나의 솔개여 수많은 관계와 관계속에 잃어버린 나의 얼굴아
문득 떠오른 노래 <솔개>
누구나 싸우고 사는 세상이다. 그런가?
우리 인간은 원래 살생을 즐기는 족속인가? 맞나?
평화롭게 살아가는 사람들과 시절 속에 오물처럼 떨어진 이방인들은
자유와 행복을 끊어내고 위협하여 공포와 절망을 심어준다.
회색 늑대족이었다.
전쟁에 패하고 폭퐁우에 떠밀려온 자신들을 받아들인 이스터섬의 원주민들을,
지배와 피지배의 관계도 없이 평등하고 자연에 순응하며 살아가는 그들을
회색 늑대족은 특유의 호전성을 발휘해 비극으로 몰아넣는다.
이로써 장이족과 단이족이 나뉘고 지배와 피지배, 거기에 노예계급이 생긴다.
슬픔은 그 출발이 되지.
오랜 시간 속에서 장이족과 단이족의 지배와 피지배 관계가 뒤바뀌는 동안
장이족과 단이족의 혼혈로 형성된 노예계급은 여전히 노예에서 벗어나지 못한다.
지배계급은 섬 해안을 따라 세울 모아이 석상들을 만드는 데
피지배계급과 노예계급의 노동력을 착취함으로써 반란의 싹을 자르려 한다.
결국 지배계급의 전복이 이어지니 모두가 이 노동에 시달리는 셈이다.
그러던 중 노예계급에서 회색 늑대족이 등장하기 이전의 이스터섬에 대한 노래를 전해듣는 이,
'큰 열매'였다가 '괴상한 소리'였다가 '생각에 잠긴 자'였다가 '큰 노래'가 된 '그'가
계급을 막론하고 사람들의 심금을 울리니 그들 세상에 실로 오랜만에 평화가 찾아온다.
하지만 그들의 평화는 또 다시 배를 타고 찾아온 이방인들에 의해 깨지고 마는데...
이 이야기는 오랜 친구에게서 '기록'을 전해 받은 작가에 의해 펼쳐진다.
소수 부족의 언어를 연구했다는 한 언어학자의 기록은
이스터섬의 거대한 모아이 석상이 어떤 의미인지를 섬의 역사를 통해 전해주니,
액자 형식으로 진행되는 몇 가지 이야기가 여기서 시작된다.
읽는 내내 마음이 차분해졌다가 분노로 물들었다가 체념에 빠졌다가...
우리 인류의 치부가 고스란히 드러난 소설이 아닐 수 없다.
인간의 과도한 욕망이 만들어낸 파괴와 통제와 비극의 상징인 모아이 석상들.
"사라지지 않는 노래"가 청소년들이 꼭 읽어야 할 추천도서로 선정되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