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녀 이야기 그래픽 노블
마거릿 애트우드 지음, 르네 놀트 그림, 진서희 옮김 / 황금가지 / 201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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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는 자궁에 불과하다! 시녀 이야기 그래픽노블

 

 

 

 

 

 

 

여자만이 불임일 수 있다.
여자만이 고집스럽게 막혀 있고, 하자 있고, 결함 있는 존재다.

 

 

 

 

 

 

대재앙을 틈타 가부장제와 성경을 근본으로 한 전체주의 국가 '길리어드'가 생겨났다.

길리어드는 국민들을 폭력으로 억압하고, 자유롭게 살고자 한 사람들을 격리하고 제거한다. 

특히 M자로 시작하지 않는 사람들, 즉 F로 시작되는 여성들을

여러 계급으로 나눠 통제하고 각자의 계급에 맞는 일거리를 주어 착취한다.

그중에 '시녀'가 있었다.

한때 자유로웠던 여자들 중 '시녀'로 분리된 이들은 오직 자궁을 가진 출산 도구일 뿐이다.

레드 센터에서 출산 도구로 전락하는 교육을 받는 동안 그들은 서로를 감시한다.

혹시라도 옛날 우정을 나누었던 사이라 해도 그런 우정 따위, 그곳에서는 믿으면 안 된다.

 

 

 

 

 

 

 

 

2년 동안 한 집에서 출산의 의무를 다한 뒤 다시 다른 집으로 옮겨가는 시녀.

사령관의 아내가 보는 앞에서 그녀의 남편인 사령관과 쾌락 없는 정사를 나누어야 하고

출산 불가능한 아내의 비위를 건드리지 않기 위해 바짝 엎드려야 하며

혹시라도 임신에 성공해 아이를 낳게 되면 아내와 함께 출산 과정을 공유한다.

하지만 총 세 번의 기회를 통해 아기를 갖지 못하면 폐기되고 마는 운명.

'오브프레드' 또한 시녀였다. 어느 날 갑자기 이름과 가족을 빼앗긴 채

그녀는 사령관의 시녀가 되었고, 삼엄한 감시 속에서 그의 아이를 수태하기 위한 의식을 치른다.

여자들을 철저히 통제하는 사회적 장치를 만들어버린 남자들은 하자가 있어도 완벽한 존재.
그래서 아내와 시녀는 공모해 다른 남자와의 성관계를 통해 아이를 가지게도 한다.

 

 

 

 

 

서로가 알고 있지만 모른 척하는 비밀스런 일을 진행하는 시대,
남자들은 길리어드 이전의 세상에 대한 향수에 젖어 눈치껏 일탈한다.

정해진 시간에만 만날 수 있는 '시녀'를 아내의 눈을 피해 은밀히 호출하고

금기품이 된 옛날 잡지를 선심 쓰듯 보여주고, 옛날 오락을 즐기며,

온몸이 다 드러나는 창녀복 차림으로 허락받은 이들만 출입할 수 있는 클럽으로 스며든다.

 

 

 

 

 

 

 

 

 

 

끔찍한 상상력이다.

성과 가부장적 권력의 어두운 관계를 파헤친 미래 세상 예언서 "시녀 이야기 그래픽노블".

남과 여가 살아가는 세상에서 상대적으로 힘이 약한 여성은 결국 저런 운명을 맞을 수밖에 없단 말인가.

언뜻 보면 아름답고 화려하게 느껴지는 시녀들의 저 빨간 옷은 피를 상징하는 장치였다.

아내의 분노로 언제 어떻게 죽을지 모르는, 혹은 아이를 낳다 죽을 수도 있는,

때론 금지된 일을 벌였다가 처벌당하는 등 아슬아슬한 목숨에 대한 상징인 것이다. 

 

발표 당시 큰 충격을 불러일으켰다는 명성에 맞게, 25년이 지난 지금 읽어도 충격적이다.

본 소설을 바탕으로 동명의 영화, 오페라, 드라마 등이 제작되었을 정도로

끔찍한 내용을 담은 디스토피아 소설 "시녀 이야기",

소위 사이다 구간 한 번 없이 묵직하다는 평이 많으니 조금 쉽게 고전을 접하고 싶다면

"시녀 이야기 그래픽노블"을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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