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 동그라미
일이 지음 / 봄름 / 201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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햇살처럼 빛나는 이야기를 찾아 안녕, 동그라미






네모난 침대에서 일어나 눈을 떠 보면 네모난 창문으로 보이는 똑같은 풍경
네모난 문을 열고 네모난 테이블에 앉아 네모난 조간신문 본 뒤
네모난 책가방에 네모난 책들을 넣고 네모난 버스를 타고 네모난 건물 지나
네모난 학교에 들어서면 또 네모난 교실 네모난 칠판과 책상들
네모난 오디오 네모난 컴퓨터 TV 네모난 달력에 그려진 똑같은 하루
네모난 아버지의 지갑엔 네모난 지폐네모난 팜플렛에 그려진 네모난 학원
네모난 마루에 걸려 있는 네모난 액자와 네모난 명함의 이름들
네모난 스피커 위에 놓인 네모난 테잎 네모난 책장에 꽂혀 있는 네모난 사전
네모난 서랍 속에 쌓여 있는 네모난 편지 이젠 네모 같은 추억들
지구본을 보면 우리 사는 지군 둥근데
부속품들은 왜 다 온통 네모난 건지 몰라
어쩌면 그건 네모의 꿈일지 몰라
가수 화이트 '네모의 꿈'에 나오는 네모난 것들 모아본다.
일러스트레이터 일이는 동그라미를 집합시켰다.
아, 순서가 틀렸네.
일이 작가의 에세이 "안녕, 동그라미"를 읽다 보니

'네모의 꿈이 떠오른 건데^^




 



동그라미들을 나열할 때 제일 먼저 '아내의 눈동자'를 적은 건
아내에 대한 애정이 깊어서일까, 아니면 아내의 눈치를 보는 걸까^^
좀 이따 '아내의 콧구멍'도 등장하고 책 중간중간 아내 자랑 살짝 드러내니
이건 애정이라고 인정할 줄 알았겠지만 눈치 보는 게 맞음이다ㅋㅋㅋ



 



카메라.렌즈, 풍선, 달걀 노른자, 참치 캔, 생활 계획표, 단추, 혈액형 O...
무수히 등장하는 동그라미들 속에서
작가는 추억과 소망과 사랑을 찾아내고
나는 덩달아 추억을 소환한다.
그러다 문득 작가에게 '칭찬'은 어떤 모양일지 궁금해진다.
칭찬받고 싶어 더 노력했던 마음은 또 무슨 모양이었을까.



그런데 어쩐지 내 넉살은
한 살 한 살 먹어갈수록 점점 더 편협해지는 것 같다.



아까 아내 눈치 보는 거라고 했던 말, 취... 취소해야 할까!
너무 일상적이어서 무심코 지나쳤던 많은 것들에서 동그라미를 발견해내고
거기서 추억도 찾고 다정함도 찾고 결국 삶의 모양까지 찾아낸 그림에세이
"안녕, 동그라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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