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춤추는 고복희와 원더랜드
문은강 지음 / 다산책방 / 2019년 10월
평점 :
춤추는 고복희와 원더랜드
부당함을 알고 있으면서도
참을 수밖에 없는 그런 삶도 있다는 것을.
무엇이든 원칙대로 하며 절대 타협하지 않는 여자 고복희.
중학교 영어 교사로 일할 때 학생들이 붙여준 별명은 ‘로보트’였다.
연애하는 내내 매주 토요일 밤 디스코텍에 가서도
단 한 번도 춤추지 않고 테이블만 지키고 있는 이상한 여자였다.
그런데 이상하다는 기준은 과연 누구의 것일까?
많은 사람이 따르는 것에는 누구든 무조건 따라야 히는 걸까?
개성이 중시되고 자신의 가치관을 확고히 세우라고 하는 이 시대에
우리는 너무 보편적인 것을 따르라고 강요당하는 것은 아닐까!
상상력 없는 인간은 죽은 거나 마찬가지예요.
우리는 그러지 마요.
복희, 매일 새로운 꿈을 꿔야 해요.
그래야만 해요...
낯간지러운 소리를 잘도 하던 남편,
어디에서나 환영받고 잘 어울리던 그는 병으로 세상을 떠났다.
퇴직하면 남쪽 나라에서 살겠냐고 물었던 남편의 말을 지키겠다는 마음으로
고복희는 연금을 포기하고 캄보디아 프놈펜으로 떠난다.
그런데 프놈펜에서도 그녀는 보펀적 시선을 가진 사람들에게
보편적 이타주의를 강요당하고 보편적이지 못한 성격을 저격당한다.
그런게 결국 따지고 보면 남의 희생을 얻어 자신의 이득을 얻겠다는 것이니,
그들의 보편성에 고복희는 콧방귀도 뀌지 않는다.
하루하루 여전하지만, 움직이고 있다. 미세하게.
교민회 회장은 호텔 원더랜드 부지를 탐내며 고복희를 못살게 군다.
이런 위기 상황에 앙코르와트에 가겠다며 찾아든 원더랜드의 유일한 투숙객 박지우는
직원의 연애사며 교민 사회 모임이며 고복희의 굳어버린 마음속까지 들쑤시고 다닌다.
계속되는 교민회 회장과 주민들의 협박 아닌 협박 속에서
춤추는 혹은 춤추지 않는 고복희는 과연 원더랜드를 지킬 수 있을까?
뭔가 이루고 싶으면 죽도록 하라고 하는데.
제가 봤을 때 죽도록 하는 사람은 진짜 죽어요.
살기 위해 죽도록 하라니. 대체 그게 무슨 말이에요.
타협하지 않는 무뚝뚝한 그녀, 그러나 자신만의 굳은 신념을 가진 고복희라는 개인을 내세워
사회 시스템의 잘못으로 야기된 불평등과 고통받는 사람들에 관한 이야기를 풀어가는 소설
"춤추는 고복희와 원더랜드"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