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 이아리: 누구나 겪지만 아무도 말할 수 없던 데이트 폭력의 기록

다 이아리 - 누구나 겪지만 아무도 말할 수 없던 데이트 폭력의 기록
이아리 지음 / 시드앤피드 / 2019년 9월

다 이아리: 누구나 겪지만 아무도 말할 수 없던 데이트 폭력의 기록

많은 가해자들이
자신이 사랑하는 사람한테 하는 행위를
사랑으로 믿고 싶어해요.

지독한 집착, 통제, 스토킹, 반복되는 폭언과 폭행...
실제 데이트 폭력 피해자의 경험과 목소리를 담은 웹툰 '다 이아리'가
책으로 나왔다.
웹툰을 보지 않았지만, 이 이야기가 얼마나 반향을 일으켰을지는 짐작 가능하다.
누구나 다 데이트 폭력의 피해자 '이아리'가 될 수 있다는 메시지를 전하고자 하는 작가.

지금의 내가 과거의 나를 버고 있다면,
무슨 말을 해주고 싶나요?

과거의 네가 잘 버텨줘서,
지금의 내가 존재할 수 있었어.
고마워.
정말 고생 많았어.




작가는 매일 세상의 수많은 아리들과 마주한다.
그들의 손을 꼭 잡고 "그건 네 잘못이 아니었다"고
"그동안 고생 많았고 견뎌줘서, 살아줘서 고맙다"고
"더는 아프지 말자"고 말해주고 싶어한다.
쓰레기 같은 상처만 남긴 그 사람 때문에
남은 인생을 아파하기엔 "당신 자신이 너무 소중하다" 말한다.

데이트 폭력에 노출된 사람들은 자신도 모르게
폭력의 심각성을 축소하고, 나아질 거라는 헛된 기대를 하고,
폭력에서 벗어날 기회를 스스로 차버린다.
'연인'이라는 관계 하에 너무나 많은 것이 무분별하게 허용되는 사회.
그러나 어떠한 폭력도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정당화되어서는 안 된다.

작가가 풀어놓은 이야기에 공감한 이들의 사연도 소개되는 방식으로 되어 있어
얼마나 많은 이아리가 세상에 있는지가 적나라하게 드러난다.
아직도 피해자는 움츠러들어야 하고 막말을 들어야 하는 사회 풍조.
가해자의 목소리에 귀 기울여주며 교화시키면 된다고 생각하는 세상.
이렇게 잘못된 것을 바로잡기 위해서라도
이아리들은 "싫다"고 "그만하라"고 당당한 목소리를 내야 한다는 것.
가해자에게 변화의 의지가 보인다는 이유로 감형되는 경우가 비일비재한 지금 이 시대에
이아리들, 이아리를 비껴간 이들 모두 용기를 내야 하겠다.

작가나 웹툰 독자들의 데이트 폭력 사례들,
데이트 폭력의 전향성에 대한 설명,
자신이 데이트 폭력에 노출되어 있는지를 진단하는 질문지가 함께 들어 있는
"다 이아리: 누구나 겪지만 말할 수 없던 데이트 폭력의 기록"이다.